'언어가 아닌 시감각으로 소통하라'

'언어가 아닌 시감각으로 소통하라'

2009.11.24. 오전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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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화가 김홍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아주 가는 붓으로 그린 화사하고 커다란 꽃그림인데요.

그러나 40여 년 그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봤더니 의외로 실험적이고 변화무쌍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창문틀 사이로 창밖 풍경이 펼쳐지고, 습기찬 거울과 주전자에 비친 이미지들.

화사한 꽃그림으로 친숙한 김홍주 화백이 1970년대 오브제를 활용해 완성한 작품들입니다.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80년대 초중반 작가의 드로잉 작품들에서는 소재나 방법면에서 작가의 후기 작품의 단초가 엿보입니다.

전시장 한층을 올라가면 90년 이후의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서체 사이에 길을 내고, 논두렁 밭두렁 사이길 아래 사람의 얼굴을 집어 넣고, 그림을 가만 놔두질 않는 김홍주 화백.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는 그림의 의미는 뭔지, 왜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지, 따져묻는 기자의 질문이 어느 순간 무의미 하게 느껴집니다.

[인터뷰:김홍주, 작가]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시감각으로
소통하자는 거죠. 그거 소통 가능하지 않아요? 곱다 거칠다 그런 이야기예여. 어려운 얘기 하나도 아니예요 .우리는 그게 아니라 읽을라 그래요 자꾸 그림을..."

2000년대를 넘어서며 작가의 작품은 동양화적 색채가 강해졌습니다.

마치 염색한 듯 물감이 잘 스면든 온화한 화폭.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면 작은 분자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 붓터치가 세밀합니다.

관객들이 편안히 감상 할만큼, 딱 그 만큼의 여백을 그림에 남겨두고, 온전한 작품의 감상을 위해선 액자의 틀도 배제합니다.

전시장 안의 공간 배치도 눈에 띕니다.

[인터뷰:김형미, 아르코 미술관 큐레이터]
"일종의 본 것을 걸어가는 듯한 풍경에 흠뻑 빠지는 경험을 하실 겁니다.작은 네모난 공간안에 선생님의 작품이 잔뜩 걸려있구요 관객들을 그 안에서 걸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거예요."

김홍주 화백의 40년 화업을 돌아보다보니 앞으로는 또 어떤 변화된 작품을 들고 나올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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