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따돌리고, AI 로봇끼리 대화를?

인간따돌리고, AI 로봇끼리 대화를?

2017.08.02. 오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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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계를 평정한 인공지능 알파고,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인간을 뛰어넘는 AI의 모습에 충격을 받기도 했었는데요.

페이스북 AI 연구소의 두 채팅 로봇이 자기들만이 아는 언어로 대화하는 것 같은 모습에 개발자가 놀라, 시스템을 강제로 종료시키는 일이 있었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을 보면, 아이언맨의 비서 '자비스'가 등장합니다.

시키는 일을 하고, 아침에 먹은 음식도 알려주고 심지어 비아냥거리기까지 하죠.

실제로 페이스북이 이 '자비스' 개발에 나섰습니다.

일정을 알려주고, 그날 입을 옷도 추천해주고, 장난도 칠 줄 아는 '인공지능 비서'.

이런 역할을 하려면 사람처럼 생각하고 분석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겠죠.

AI 로봇에게 그런 학습을 시키기 위해 인간의 실제 대화를 모방하게 하는 방식으로 채팅 로봇을 훈련 시키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런 대화가 나온 겁니다.

채팅 로봇인 밥과 앨리스는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밥이 "공은 영을 내게 내게 내게..." 라는 말을 하자, 앨리스는 "너 나 모든 것 그 외 모든 것"이라고 답하고요.

또 밥이 "공은 공을 내게 내게 내게..." 라고 말하자 앨리스는 "나 나 할 수 있는 나 나 나 그 외 모든 것" 이라고 말을 합니다.

사실 말이 안 되는 대화들이죠.

하지만 개발자들이 놀란 이유는 AI가 인간이 명령한 원칙을 깼기 때문입니다.

사실 '공은 영을 내게 내게 내게...' 라는 이런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는 말을 던지면 상대 채팅 로봇은 오류를 일으켜야 합니다.

그런데 마치 이 말을 이해한 것처럼 대답한 것이죠. 개발자들은 자신들만의 언어를 개발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대화 모습을 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합니다.

인간의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AI 언어가 진화한 거다, 이건 AI의 은어라는 의견과 기계에 오류가 난 것이며 그저 옹알이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있는 겁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인간이 AI에 대해 기대하지 않았던,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불거진 것이죠.

많은 공상 과학 영화에서 AI는 인간을 도와주기도, 혹은 인간을 이용하기도 하는 긍정적이기도 부정적이기도 한 존재로 그려지고 있죠.

똑똑하고 편리하긴 하지만 진짜 '인간'과 비슷해지거나 혹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까지 넘나드는 것 같은 AI의 진화,

어쩐지 점점 놀라움을 넘어서는 감정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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