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만든 10kg 짜리 '큐브위성' 우주 간다

대학생이 만든 10kg 짜리 '큐브위성' 우주 간다

2017.05.04. 오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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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필 /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대학원생, 연세대 큐브위성 임무 'CANYVAL-X' 팀장,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앵커]
일반적으로 인공위성 하면, 우주에 쏘아 올릴 정도로 거대한 형태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무게가 10kg 이하인 나노 위성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모양이 정육면체인 위성을 큐브 위성이라고 부른다는데요.

오늘 '탐구 人'에서는 젊은 큐브위성 개발자 박재필 연세대학교 대학원생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이게 큐브위성인가요? 큐브위성이란 어떤 걸 말하는 건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큐브위성은 1kg~15kg 정도의 나노 위성 중 하나인데요. 이게 육면체 모양을 되어 있어서 큐브위성이고요.

크기는 약 10cm~30cm 사이의 위성인데 이게 처음에는 교육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가 직접 기술이 발달하면서 단독으로도 조그만 위성이지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앵커]
처음에는 교육용으로 쓰이다가 이제는 단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하셨잖아요.

그럼 기존에 있었던 위성과의 차이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우선 크기가 획기적으로 축소되었기 때문에 기존에 가장 비용이 많이 들었던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고요.

그래서 새로운 우주기술을 빨리 우주에서 직접 실험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 기술이 높아지면서 이런 작은 위성들을 수십 개~수백 개를 띄워서 준 형태로 운영하게 되면 정밀도는 조금 낮을 수 있겠지만, 전 세계에서 재난이나 재해 감시에는 조금 더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다르죠.

[앵커]
비용이 아무래도 많이 부담되는 데 발사비용과 개발비용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군요.

[인터뷰]
네.

[앵커]
실제로 큐브위성을 개발하셨잖아요. 직접 개발한 큐브위성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개해주세요.

[인터뷰]
우리 연세대학교에서 개발한 큐브위성은 미 항공우주국 NASA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분리형 우주망원경의 핵심 기술을 우주에서 미리 검증하는 임무입니다.

차세대 우주 망원경은 두 개의 위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 두 개의 위성을 하나의 관측 대상에 대해 우주 공간상에서 정렬시켜야 해요.

그래서 저희는 큐브 위성 2개로 가상의 관측 대상에서 정렬 기술을 테스트하는 임무가 있고요.

그래서 저희는 다른 위성과는 다르게 2개가 하나의 위성체로 올라가서 우주 공간상에서 분리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우주 망원경이 2개의 위성으로 정렬시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 테스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군요.

[인터뷰]
네, 그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보통은 드론만 직접 만들어도 '우와 대단하다'라고 하는데 어떻게 위성을 직접 만드셨는지 대단하거든요.

앞에 있는 게 진짜 위성은 아니고 모형이죠?

[인터뷰]
네, 모형입니다.

[앵커]
어떤 건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네, 저희가 개발했던 CANYVAl-X에서 개발했던 TOM이라고 하는 위성인데요.

우선 안에는 컴퓨터, 배터리, 카메라가 들어가 있고, 자세 변경을 위한 반작용 휠이 있고요. 외부에는 태양전지판, GPS 안테나, 태양 센서가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작은 기계가 위성이라니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위성이 좀 있으면 발사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언제죠?

[인터뷰]
지금 발사체가 변경되면서 원래 일정보다 좀 연기됐습니다. 8월 말 ~ 9월 초에 인도의 PSLV 발사체로 발사할 예정입니다.

[앵커]
아직 몇 달 남긴 했지만, 발사를 앞두고 있는데 약간 늦춰지면서 기분이 좀 복잡할 것 같거든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인터뷰]
시험을 이미 치르고 점수 받아보기만을 기다리는 학생의 심정이랑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에 여기에 참여했던 연구원들과 지도교수님, 항공우주연구원에서 담당했던 연구원들도 엄청 많은 고생 하셨어요. 다 말론 할 수 없지만요.

그래서 우주 개발에 있어서 실패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한 가지 과정인데, 그래도 성공을 꼭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앵커]
이게 인도에서 발사되는 거죠?

[인터뷰]
네.

[앵커]
발사되면 어느 정도의 기간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총 임무 목표 기간은 3달이고요. 처음에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2개의 위성으로 묶여서 발사해서 운용 테스트 한 달 하고요.

두 위성이 분리해서 서로의 통신이라든가 궤도를 결정하는 것이 한 달이고, 마지막으로는 우주 공간상에서 정렬하는 것이 또 한 달이 되겠습니다.

[앵커]
임무를 수행하는 3달 동안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도에 가서 성공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보통은 어릴 때부터 '나는 위성을 만들 거야' 이런 꿈을 꾸진 않잖아요. 어쩌다가 큐브위성을 만들게 되신 건가요?

[인터뷰]
원래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대학교에 와서 직접 뭔가 만들어서 우주에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찾다 보니 초소형 위성이 있는 것도 알게 되고 한국에서 이러한 발사 기회가 있는 것도 알게 되고, 마침 지도 교수님께서 NASA에 계셔서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어렸을 때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었고 우주에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 우주 관련해서 인터넷 방송도 하고 있다면서요?

[인터뷰]
아, 네. 저희가 Space Idiots라고 해서 팟캐스트와 Facebook에서 방송하고 있거든요. 제가 NASA나 이런 외국 우주 기관들을 보면서 부러웠던 게 우주에 관련한 것들을 재밌고 일반 사람들이 알기 쉽게 설명을 잘 해주시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되었고요.

여기는 같이 CANYVAL-X 임무를 했던 친구들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큐브위성도 직접 개발하고 관련한 개인 방송도 하고 계시는데 Space Idiots이라고 하기에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아직 학생이신데, 연구도 하고 이런 것들도 만들고 우주와 관련한 창업도 하신다고 들었어요. 어떤 것들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저희가 항공우주연구원 큐브위성 경연대회를 통해 큐브위성을 개발하게 되었는데요.

각 학교에서 큐브위성을 더 상업적으로 개발하고 싶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창업하게 되었고요.

지금 현재는 큐브위성에 관련한 지상 지원 테스트라든가 큐브위성 시스템이라든가 아니면 임무 지원 등을 하고 있는데 추후에는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러한 큐브위성을 백 개나 백 개 이상 띄워서 위성 군 서비스라든가 위성 군을 이용한 위성 빅데이터 서비스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큐브위성, 얼마나 중요해질지 궁금한데요. 개인이 쉽게 큐브위성을 만들어 띄울 날들도 올까요?

[인터뷰]
일단 제가 생각했을 때는 기업이나 기관들은 곧 독자적인 위성망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올 것 같고요.

처음에는 퍼스널 컴퓨터나 자동차를 한 사람이 여러 개를 가지고 있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 못 했잖아요. 그래서 위성 같은 것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또, 큐브위성 같은 경우가 어떻게 보면 스페이스 X라든가 블루 오리진이 이끄는 New Space 시장에서 거기에 걸맞은 하나의 형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단 8월 말에서 9월 초에 인도에서 큐브위성이 발사할 예정인데 좋은 소식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재필 연세대학교 대학원생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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