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로 로봇 조종한다!...'나방'의 숨은 능력

'냄새'로 로봇 조종한다!...'나방'의 숨은 능력

2017.02.05. 오전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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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으로는 마약 탐지견들이 나방 때문에 일자리를 뺏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 연구팀이 나방이 특정 냄새에 반응해 로봇을 직접 조종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마약이나 유독가스를 탐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허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원을 켜자 좌우로 움직이는 자동차 로봇,

조종석에 앉아있는 건, 놀랍게도 작은 수컷 나방 한 마립니다.

나방이 암컷의 체취가 나는 곳을 향해 발길질하면, 운전대 역할을 하는 하얀 공이 구르면서 로봇이 움직이는 겁니다.

[안도 노리야스 / 일본 도쿄대 교수 : 나방은 단순합니다. 수컷은 암컷의 페로몬 향에만 반응하고, 시각 정보에는 절대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나방 7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모두 암컷의 페로몬 향을 따라가며 로봇을 능숙하게 조종했습니다.

나방이 냄새를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건, 후각에 예민한 더듬이 덕분입니다.

연구팀은 더듬이를 담당하는 뇌 부위를 조작한다면 후각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방이 다른 냄새에도 반응하도록 해, 마약이나 약물, 또는 유독가스를 탐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동안 곤충을 모방한 상당수 로봇은 작은 크기에 담을 수 있는 부품이 한정적이다 보니 기능을 충분히 구현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로봇은 모터와 센서, 배터리 역할을 전부 살아있는 나방이 하고 있어,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는 데 큰 부담이 없습니다.

[김승원 / 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박사 : 곤충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발달하는 생장 속도가 빠르다 보니까, 곤충을 키워서 그 본체를 이용하는 것은 로봇을 직접 만들어서 하는 것보다 가격이 훨씬 싸요.]

연구팀은 나방의 뇌를 제어할 방법을 찾는다면, 나방보다 작은 모기와 같은 곤충을 이용한 로봇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허찬[chan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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