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위협하는 로봇, 현황과 전망은?

일자리 위협하는 로봇, 현황과 전망은?

2015.08.31. 오후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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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두원, KISTEP 연구위원

[앵커]
인간과 로봇의 일자리 경쟁,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로봇의 발달이 인류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전문가와 함께 자세한 내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 전화로 연결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로봇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산업이 점차 자동화 되는 것, 막을 수 없는 변화인 것 같은데요. 미래에 로봇이 대체할 가능성이 큰 직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먼저 로봇은 일반적으로 크게 하드웨어 로봇과 SW 로봇으로 나눌 수 있고, 사실 인간의 육체와 두뇌를 대신하는 모든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미 생산현장에는 하드웨어 로봇들의 투입이 적지 않게 되어 관련된 물류, 용접, 조립 등 이미 로봇들이 생산직 노동자들을 대신해 많이 담당하고 있고요.

소프트웨어 발전에 따라 아무래도 단순 사무직과 행정지원, 비서, 서비스 직종 등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그동안은 인간이 수행하는 단순 반복적인 직종을 중심으로 점점 로봇이 인간의 기능을 대치해 오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세계 최대의 인구 데이터베이스인 IPUMS를 보면 1850년에서 현재까지 미국의 전체 노동인구 중 위에서 말씀드린 직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감소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단순반복적인 인간의 작업들의 로봇 대치는 점점 가속화되고 인간보다 로봇이 정확도와 정밀도가 더 높은 증권, 외환 트레이딩 등 전문 금융 업종들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등을 이용한 운송분야, 인간의 위험성을 대신할 군인, 경찰 등의 직업이 로봇으로 대치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도 많은 관련 로봇들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반대로 로봇이 대신하기 어려운 직종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한동안 로봇과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당연히 인간이 담당해야 할 거 같고요. 교육자, 의사와 간호사 등 사람과 사람의 감성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분야와 표준화하기 어려운 인간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는 디자이너, 예술가, 요리사, 상담치료사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직업들은 적지 않은 교육이 필요하고 현재도 높은 연봉을 받는 직업군들로 로봇이 발전할수록 직업군에 따른 수입격차, 즉 양극화가 심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요. 이를 로보틱스 디바이드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앵커]
이번에는 국내 상황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 산업 체제이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클 것 같은데요. 로봇의 발달이 국내 노동 시장 변화에 미칠 영향, 얼마나 크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빠른 공업화를 통한 수출주도 경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생산성’이고요. 산업화의 오랜 역사를 가진 국가들보다 ‘기계화와 자동화’, 그리고 ‘로봇화’에 선두를 달려왔습니다.

이미 웬만한 대기업 공장에 가보시면, 예를 들면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 공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공정 가운데 하나인 용접뿐만 아니라, 용접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는 품질검사도 모두 로봇이 하고 있습니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이 올해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로봇과 생산성의 발전을 언급했는데요. 10년 후인 2025년 첨단산업 로봇을 활용한 노동비 절감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우리나라였습니다. 세계 평균은 16%, 2위인 일본의 25%와도 무려 8% 격차가 나는 굉장한 수치입니다.

우리나라 통계를 보면 고용인구 대비 기능직, 단순노무, 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가 아직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데요. 사실 최근 3D업종 기피현상이 심해지면서 생산업종에서도 일하는 사람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단순반복 작업은 로봇화가 가속되고, 전문직들도 앞으로는 그리 자유롭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이 향후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인공지능 로봇'이 보편화 된다면 인간의 일자리는 더 줄어들지 않을까요?

[인터뷰]
우리가 흔히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이야기는 주로 블루칼라를 중심으로 논의됐는데요. 인공지능은 나름 로봇이 일자리를 대치할 확률이 적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감소시킬 SW 로봇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직 보편화하지 않았지만, 신문을 쓰는 로봇 등에 의한 로봇 저널리즘, 최적 의학적 치료방법 제시를 했던 '왓슨' 등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이들에 대한 전문직의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는 있습니다만, 이들이 얼마나 보편화 될지는 좀 더 기술발전과 그 효과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HW와 인공지능과 결합한 자율주행차, 드론 같은 것은 것들이 잠재적인 일자리 파괴자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가 개인의 차량으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모든 택시나 택배 차량으로 자율주행차로 교체된다면, 그 여파가 얼마나 클지는 쉽게 생각되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 많은 영화가 인간과 매우 유사한 ‘인공지능 로봇’을 주제로 삼으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만, 영화처럼 인간과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살아가는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은 아마도 불가능하거나 아직은 먼 미래인 것 같습니다.

[앵커]
로봇의 발달로 줄어드는 일자리도 많겠지만, 로봇과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미래 로봇 발전과 더불어 주목받을 직업,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로봇과 소프트웨어 등의 개발자, 과학자, 기술자, 관련 분야 엔지니어들과 함께 이러한 새로운 기술들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디자이너나, 아무래도 이들이 인터넷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으니 데이터 분석가나, 최근 자율주행차 해킹 사례 등에서 보듯 보안담당자들이 더욱 유망한 직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앞으로 점차 진보하는 기술에 대비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개인이 해야 할 노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2013년 옥스퍼드 대학 교수인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은 미국의 702가지 직업들이 컴퓨터 발전에 사라질 확률을 분석한 결과 47%의 일자리를 향후 10~20년 이내에 컴퓨터가 대체할 확률이 70%가 넘는다는 결과가 나오면서부터 로봇과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로봇도 인류 과학사 발전 가운데 하나의 산물이고, 사실 기술발전에 의한 일자리 위협은 산업혁명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이슈입니다. 단 최근에는 그 어느 때보다 정보 흐름이 빨라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은 것 같은데요. 기술의 발전이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지는 상황에서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기 때문에 평생 여러 가지 직업을 거쳐야 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한 차별화된 경쟁력이 개인에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생애보다 빠른 상황에서 저널이나 언론에서 발표되는 미래 유망직업이 평생 유망직업도 아니고, 사실 직업 선택에 있어 개인의 적성은 매우 중요하기에 아무래도 자신의 적성을 어렸을 때부터 찾아 발전시키고 직업과 연결하려는 과정, 그리고 무엇보다 빠른 기술발전에 뒤처지는 테크놀로지 혹은 디지털 루저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자신의 확고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기술과 시대 변화에 따라 적절히 직업을 바꿀 수 있는 변환 능력과 평생 학습능력이 가장 중요한데요. 그러나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너무 바빠서인지 최근 OECD가 발표한 성인 학습 의지 지표를 보면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23개국 가운데 꼴찌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앵커]
결국 인간과 로봇이 현명하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이 숙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사회적으로 적절한 정책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대안을 마련해야 할까요?

[인터뷰]
이미 말씀드린 데로 로봇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라지는 직종은 임금이 낮고 단순한 직종이지만, 살아남는 직종들은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많은 교육이 필요한 직종입니다.

결국, 로봇의 활용이나 소유 여부에 따라 국가, 사회, 개인의 소득이나 삶의 질이 결정되는 ‘로보틱스 디바이드' 가 본격화될 것 같은데요. 이러한 영향은 개인의 양극화가 더욱더 확대되어 결국 중산층의 붕괴가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말씀드린 데로 개인의 평생학습과 변환능력이 중요한데요. 무엇보다 기술과 시대에 적합한 교육시스템 혁신과 직업 간 이동이 더욱 유연한 사회, 고용형태 변화에 따른 유연한 노동정책 등도 깊이 미리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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