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로 고성능 정수 필터 개발

바이러스로 고성능 정수 필터 개발

2014.04.13. 오전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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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연구진이 바이러스를 이용해 고성능의 필터를 만들었습니다.

기존에 나온 섬유필터보다 훨씬 더 작은 이물질을 빠른 속도로 거를 수 있어 활용 분애도 많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장균에 기생하는 머리카락처럼 가늘고 긴 모양의 바이러스 'M13'입니다.

이 바이러스를 유전자 조작 기술로 꼬리를 변형시켰습니다.

바이러스 꼬리가 물체에 달라 붙도록 만들어 고정시킨 뒤, 물이나 공기를 흘려보내 일직선으로 정렬시켰습니다.

이어 바이러스 층을 쌓아올리자 그물처럼 생긴 미세 필터가 만들어집니다.

바이러스로 만든 필터는 기존 섬유로 만든 필터보다 훨씬 촘촘하고 두께가 얇습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크기가 같은 나노 입자가 들어있는 용액입니다.

이런 입자를 얼마나 잘 걸러낼 수 있는지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용액에는 금 나노 입자들이 들어있어 붉은 색을 띱니다.

이 용액을 바이러스 필터에 흘려보내자 3분만에 금 나노 입자들이 깨끗하게 걸러져 무색의 투명한 액체만 나옵니다.

반면 기존 고분자 섬유로 된 필터는 같은 양의 액체를 걸러내는데 7배 정도 많은 22분이 걸립니다.

[인터뷰:이용만, 성대 나노과학기술원 박사과정]
"구멍 크기를 한결같이 고르게 만들고 두께를 10~30nm로 매우 얇게 만들어 여과 속도가 수배 빠릅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180도로 가열 처리해 인체에 해가 될 위험성을 아예 없앴습니다.

[인터뷰:유필진, 성대 나노과학기술원 교수]
"바이러스는 구조물만 제시해줄 뿐이고, 자기증식을 할 수 있는 생체특성을 다 잃어버리기 때문에 위험 요소를 완벽하게 없앴습니다."

바이러스 필터는 정수기뿐 아니라 이온전지 분리막이나 태양광 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실렸습니다.

YTN SCIENCE 심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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