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1시간 잠수 비밀 찾았다"...유전체 첫 해독

"고래 1시간 잠수 비밀 찾았다"...유전체 첫 해독

2013.11.25.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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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유류인 고래는 아가미가 아닌 폐호흡을 하는데도 최대 1시간 가량 잠수를 할 수 있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이같은 고래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게놈지도를 세계 최초로 해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취재에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전 세계에 70만 마리가 살고 있는 밍크고래.

포유류 중 가장 큰 바다 동물로 아가미 없이 폐호흡을 합니다.

하지만 1시간 이상 잠수해 헤엄칠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고래의 게놈지도를 완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동해에서 잡힌 밍크고래의 근육조직에서 DNA를 추출해 2만 605개의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고래는 산소가 부족할 때 체내에 생기는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단백질이 돌연변이 형태로 바뀌어 장시간 잠수가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고래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육상 동물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래가 육지에서 바다로 들어갔을 때 염분과 산소 차이 등에 빠르게 적응해 진화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임형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
"염도가 높은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다양한 스트레스가 있을 텐데 그런 스트레스와 관련돼 조절해줄 수 있는 유전자들이 많이 발달된, 개수가 많다든지 진화된 형태로 나타났고요."

긴수염고래와 병코돌고래, 상쾡이의 유전체를 비교한 결과, 수염고래류에 속하는 밍크고래는 이빨고래류인 돌고래와 달리 치아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망가져 발현되지 않았다는 것도 밝혀냈습니다.

[인터뷰:박종화, 테라젠이텍스바이오연구소장]
"다양한 고래들을 한꺼번에 초고속 대형 해독기를 통해 빅데이터화시켜 슈퍼컴퓨터로 분석해 서로 비교하고 진화의 관점에서 어떻게 고래가 수중에서 적응했는지를 밝혀낸 것에 큰 의미가 있고요."

연구진은 완성된 고래 게놈가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 저산소증과 관련된 인간 질병 연구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 지네틱스'에 게재됐습니다.

YTN SCIENCE 양훼영[hw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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