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업체와 짬짜미...장비마다 비리

떨어진 업체와 짬짜미...장비마다 비리

2013.11.02. 오전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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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상청이 입찰에서 떨어진 업체와 계속 유착관계를 맺으며 장비 도입을 거부해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예보에 전념해야 할 기상청이 장비 도입 때마다 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비리청이란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김지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포공항 활주로에 설치된 라이다.

레이저로 고도별 풍향과 풍속을 감지하는 장비입니다.

활주로의 갑작스런 돌풍을 잡아내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장비는 전혀 가동되지 않고 먼지만 쌓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말 감리단의 검수까지 마쳤지만 항공 기상청에서 시험운영도 하지 않고 인수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수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자체점검을 했는데 문제가 많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항공기상청이 자체 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거짓말을 한 겁니다.

[인터뷰]
"나는 항공기상청에 전문가 없다고 봐요, 내가 물어봐도 답변 하나도 못해요. 라이다에 무엇을 얼마 썼냐고 거기 가서 물어보면 아무도 모르고, 나는 도플러 레이더만 18년 한 사람이에요."

어이없게도 과거 라이다 입찰에서 떨어진 업체와 계속 유착해온 사실도 새로 밝혀졌습니다.

미국 라이다 제조업체와 이메일로 조언을 받으며 기존 장비를 인수하지 않으려고 한 것입니다.

[인터뷰: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업체가 항공 기상청에 보내고 항공기상청이 W 사에서 요청한 그대로 산업진흥원에 보내고 이렇게 하라 하는 게 맞습니까? 이거 유착된 거죠. 명백한 유착의 증거입니다."

라이다 외에도 지진관측장비와 기상 항공기, 레이더 등 장비를 도입할 때마다 비리와 관련된 투서와 의혹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종훈, 새누리당 의원]
"학연으로 유착되면서 속된말로 해먹으니까 반대파에서 투서 넣고 흔드는 거여요. 무슨 조직이 이렇습니까?"

[인터뷰:전 기상산업진흥원 관계자]
"라이다는 그중의 하나 총체적으로 나타난 실제 모델이고 지진은 또 지진대로의 그런 게 있어요. 또 무슨 해양 장비라든가 그들만의 카르텔이 형성돼 있어서 서로 이들끼리는 알고 있는 거 같아요."

장비 도입 의혹으로 조석준 전 청장은 현직 청장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후임 이일수 청장은 6개월도 채우지 못한 최단명 청장이 됐습니다.

'비리청'이란 오명을 뒤집어 쓴 기상청의 고강도 자정 노력이 시급합니다.

YTN 김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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