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해체 1,000조 원 시장...기술 확보 시급

원전 해체 1,000조 원 시장...기술 확보 시급

2013.03.13. 오전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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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수명이 다한 상용 원전 한 기를 해체하는데는 무려 2조 원이 넘는 돈이 듭니다.

전 세계 440여 개의 원전을 고려하면 무려 1,000 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시장입니다.

우리 원전의 안전한 해체 뿐 아니라 새로운 블루 오션 선점을 위해 핵심기술 확보가 시급합니다.

심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일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방사능 제거 로봇입니다.

사람을 대신해 원전 내부에 들어가 방사능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전선과 강판을 자르는 로봇도 있습니다.

수명이 다한 원자로를 해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비들입니다.

독일은 20년 안에 지금 가동 중인 17기의 원전을 모두 해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기술과 법적 절차, 인력 수급, 폐쇄될 원전 근무자에 대한 심리 연구까지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얀 브레머, 독일 칼스루에공대]
"(원전을 해체할 때) 방사성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도구와 방법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독일이 추정하고 있는 원전 해체 비용은 약 2조 7천억 원.

우리나라는 1조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지만 고준위 방사성 물질 폐기 비용을 고려하면 독일 측의 계산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 비용을 고려하면 전 세계 440여 개의 원전 처리 비용은 약 1,000조 원.

원전 건설에 비교되는 엄청난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겁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원전 해체 기술은 아직 완벽하지 않습니다.

해체를 위해 필요한 38개 기술 중 17개만 확보한 상황.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70% 수준입니다.

[인터뷰: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지금 상용 원자로의 100분의 1 정도 되는 것 두 번, 8년 전에 해체한 경험밖에 없거든요. 이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안전한 원전 해체는 우리에게도 이미 발등의 불입니다.

이미 수명 연장을 한 고리 1호기 뿐 아니라 수명 연장을 고려 중인 월성 1호기까지, 언제 원전 해체를 시작할 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인터뷰:김용수,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오래된 원전을 수명을 연장해가면서 쓰는 것 보다는 이런 것들이 조금이라도 조심스러우면 해체하는 것이 우리가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방안이 아니겠느냐..."

새로운 원자력 블루오션의 선점과 우리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원전 해체 기술의 자립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사이언스 심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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