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적 행동" vs "비핵화 먼저"...북·미 '친서 외교' 속 여전한 평행선

"동시적 행동" vs "비핵화 먼저"...북·미 '친서 외교' 속 여전한 평행선

2018.08.05. 오전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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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앵커]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 ARF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세 번째 친서에 대한 답장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해법을 놓고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또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싱가포르에서 지금 또 나름 중요한 회의가 열리고 있죠. 1년에 한 번 아세안 지역 외교장관들이 만나서 회의를 하는데 어제 시작이 됐는데 지금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단체로 사진을 찍고 그다음의 장면에서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전달되는 그 모습이 포착된 거거든요. 물론 미군 유해 송환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친서를 보냈고 그거에 대한 답신일 텐데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인터뷰]
우선은 이번 친서가 전달되는 것을 거의 공개적으로 했습니다. 그것은 북미 간에 실무적으로는 여러 가지 갑론을박이 있지만 그러나 최고지도자 차원에서는 상당히 신뢰를 갖고 있다. 그리고 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또 신뢰는 형성돼 있다, 이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측면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약간 층위가 다른데 최고 수뇌부,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는 상당히 신뢰가 형성돼 있는 그런 움직임이 있고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둘러싸고 상호 간에 샅바싸움이 벌어지는 이런 두 가지 모습입니다. 그러니까 이 모습은 링 밖으로 나가서 싸우기보다는 링 안에서 상호 간에 자신의 주도권, 자신의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더 키우는 그런 전술적인 측면에서의 행보를 지금 펼치고 있다, 이렇게 우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북미 최고 수뇌부 정상 간에는 신뢰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아래 실무급에서는 여전히 주도권 싸움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얘기를 해 주셨어요.

북미 양측이 이번에 세 번째 친서에 대한 답변을 서로 주고받았는데 그런데 어떻게 보면 북미관계가 지지부진한, 답보상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이뤄진 친서 교환을 통한 어떻게, 답보 상태에 빠진 북미관계가 진전될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보여주는 거다 이렇게 해석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그런 해석을 위해서 일단 내용이 알려져야 되는데 지난 8월 1일 공개된, 백악관 측에서 이야기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나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형식 차원에서 양측 정상 간에는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친서를 교환하고 있다. 그러니까 서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이 정도는 저희가 평가를 할 수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비핵화나 관계개선이 진전을 가시적으로 이뤄야지 뭔가 보이는 것이 있는데 그 부분이 지연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로서는 양측이 어떻게 보면 협상의 원칙과 관련해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같은 경우에는 자기들의 핵능력 하나하나를 따로 협상하는, 그리고 따로 보상받는 살라미 전술의 이러한 비핵화 협상을 주장하는 것이고요.

미국과 같은 경우는 보다 포괄적으로 신고, 검증, 폐기의 원칙을 북한이 받아라. 그런데 북한이 그것은 아직 거부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이것의 접점을 만들어줘야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쨌든 친서를 주고받았지만 리용호 외무상이 어떻게 보면 작정하고 발언을 한 것 같아요, 미국을 향해서. 상당히 강경한 내용을 담은 그런 연설을 했습니다. 일단 내용을 저희가 그래픽을 통해서 한번 보면서 얘기를 나누도록 할게요.

조미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을 담보하는 근본 열쇠는 역시 신뢰 조성이다. 그러면서 공동성명 모든 조항은 균형적이고 동시적이고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 연설, 대놓고 어떻게 보면 불만을 표시한 거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인터뷰]
지금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북한의 외교 수장이 국제무대에서 공식적으로 연설을 하는 최초의 장소가 싱가포르 ARF였다 이렇게 우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결국 북한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 김정은 위원장이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렇게 판단한 것 같고요.

그 과정에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 또 북한이 가지고 있는 생각, 이것을 최대한 드러내고 싶어하는 그런 차원에서의 표현들이 나왔다. 그래서 신뢰 조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했고 그다음에 동시적인 조치, 행동 대 행동에 따른 비핵화 논의, 실제 진행 과정, 이것에 대해서 북한은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결국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북한은 할 만큼 했는데 미국이 지금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런 이야기거든요. 그러니까 동창리 ICBM 미사일 시험장 폐쇄도 했고 또 유해도 55구 송환을 했고 전체적으로 북한은 행동을 하고 있는데 미국은 그동안 했던 게 한미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영구 중단도 아니고 우선 비핵화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에 중단하겠다는 이런 정도만 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입장에서는 미국이 보다 더 근본적이고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조치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종전선언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면서 거기에 북한은 미국이 움직여야 된다.

그다음에 종전선언을 받아들이면 북한은 그다음 단계에서 비핵화 조치를 취하겠다, 이런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한 게 이번 싱가포르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이었다고 봐야 됩니다.

[앵커]
어쨌든 북미 정상 간 친서 외교는 하면서도 관계 개선을, 그러니까 친서를 주고받으면서 관계개선을 위한 끈 이런 것들은 유지를 하면서도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 놓고는 여전히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인터뷰]
그래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그런 게임의 법칙과 관련해서 서로 이견이 있는 건데 북한은 자기들이 자기들 기준의 비핵화 조치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하고 동창리도 부분적으로 폐쇄하고 다음에는 완전히 폐쇄할 수도 있고 그다음에는 원자로도 가동을 중단할 수 있고 이렇게 나누어서 자신들의 핵 능력을 하나하나씩 협상을 하다 보면 거기에 따라서 우리는 종전선언을 하게 되고 그다음에는 외교관계 수립이라든가 제재 해제라든가 이렇게 하는데 미국은 이러한 협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데 지금 현재도 북한에 핵무기가 도대체 얼마나 있는 건지, 핵물질은 얼마나 갖고 있는 건지 핵시설은 얼마나 되는 건지 이러한 것들을 알지 못하면서 협상에 임하니까 신고부터 해라, 이런 이야기를 미국이 하고 있는 건데요.

결국에는 이 접점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약간 비난의 강도를 높이는 거죠.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행동에 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거고 미국은 지금 무엇을 강조합니까?

제재를 강조하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이 약간 처음에 자신들과 대화했을 때보다는 마음이 변한 것 같다. 그 변화의 원인이 지금 제재가 제대로 이행이 되지 않고 있구나. 그렇기 때문에 제재를 강조하고 있는 현재의 입장인데요.

중요한 것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7월 7일 북한에 다녀오면서 이야기했던 워킹그룹, 그러니까 실무협상이 재개가 돼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서로 논의를 더 해야 된다는 건데 지금은 그러한 구체적인 논의가 안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 우려되는 점입니다.

사실 이번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이 만나서 그런 부분의 논의를 진전시켰으면 사실 우리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건 한 9월 정도에 종전선언을 했으면 어떻겠느냐, 이런 것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그것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됐을 텐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점이 좀 아쉽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북미 외교 수장이 그냥 만나서 가볍게 빠르게 악수하고 표정은 좋았어요. 그런데 회담은 이뤄지지 못했거든요. 그 부분이 굉장히 아쉬운 점이다, 이런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또 하나 이번 ARF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또 기대를 모았던 것 중의 하나가 남북 간 외교장관 회담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였습니다. 이루어질 수 있다는 그런 기대 섞인 전망이 나왔는데 성사되지 않았거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저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마는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을 보면 회담에 응할 그런 입장은 아니다. 상당히 애매한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한국과 미국이 함께 보조를 맞춰가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그것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다, 이것을 표현한, 그것이 아직은 응할 입장이 아니라고 하는 그런 표현으로 나왔다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리용호 외무상과 강경화 장관이 그 화면에서 봤습니다마는 단체사진 찍을 때도 바로 앞뒤에 섰고 또 분위기도 꽤 좋았습니다. 좋았지만 리용호 외무상 입장에서는 본국의 훈령이 있기 때문에 이번까지는 보면 미국에 대해서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도 하지 않았지만 한국과도 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왕이 부장하고는 또 회담을 했거든요.

일본하고도 회담을 하고. 이런 것들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나 북한 쪽 입장은 실무적 차원에서는 여전히 한미가 북한에 대해서 압박을 가하는 이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긋겠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북미 간 문제 또는 남북 간 문제를 배제하거나 이렇게 가지는 않는다. 그러면서도 실질적으로 오히려 한국과 미국, 특히 미국에 종전선언에 대해서 적극적 의지를 표명하기를 기대하는 그런 것들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강경화 장관의 경우 엄격한 제재의 이행은 불가피하다 이런 얘기를 몇 차례 강조하면서 아마 북한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불편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대통령 친서를 보낸 미국이 동시에 어떻게 보면 새로운 대북제재안을 내놨거든요. 강온 양면전략을 다 쓰고 있어요.

[인터뷰]
말씀하신 것처럼 강온 양면전략을 전개하고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친서를 보내고 김정은 위원장과의 신뢰를 강조하는 반면에 밑의 실무진에서는 지금 이 협상을 미국이 보다 유리한 구도, 그러니까 신고, 검증, 폐기 구도를 북한에게 강요하기 위해서 제재를 다시 강화하는 거죠.

북한의 입장이 변한 것은 아무래도 제재가 완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발표된 내용을 보면 북한, 중국, 러시아 기업 하나씩 하고 북한 개인을 제재했는데 중점은 러시아 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러시아의 아그로소유즈 은행을 직접 제재를 했고요. 개인 제재, 북한 개인도 결국 러시아에서 근무하던 조선무역은행 직원입니다. 그러니까 러시아 쪽에 방점이 있었다. 이런 부분은 최근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를 비자를 갱신했다는, 그럼으로써 제재를 위반했다는 그런 보도도 있고 하니까 러시아를 조금 더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무튼 미국의 입장에서는 제재가 살아있어야지 자신들이 보다 유리한 비핵화 협상을 할 수 있다, 이런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제재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랬어요. 비핵화 협상 진행되는 동안에는 기존 대북제재는 유지할 거다. 하지만 추가 대북제재는 하지 않을 거다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6월 이후에 추가 대북제재가 나오니까 아무래도 회의에서 이 추가 대북제재가 나온 것도 리용호 외무상이 강경발언을 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좀 해 봅니다. 폼페이오 미국 장관이 비핵화에 대해서 낙관은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했거든요. 직접 들어보시죠.

[마이크 폼페이오 / 미 국무장관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 비핵화 약속이 시간표 내에 이뤄질 것으로 낙관합니다. 러시아가 북한 회사와 합작사업을 허용하고 북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신규 허가를 내줬다는 보고를 접해왔습니다. 이 보고가 정확한 것으로입 증된다면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 2375호를 위반한 것입니다.]

[앵커]
폼페이오 장관,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앞서 얘기 나온 거랑도 같은 맥락에서도 볼 수 있는데 친서 교환이라는 유화적인 제스처와 동시에 북한에 대한 제재는 더욱 압박은 가하는 그런 미국의 의도를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역시 북미 간에 샅바싸움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미국의 입장에서는 당근과 채찍, 이것을 여전히 북한에 가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지금 비핵화 평화체제의 논의를 앞으로 진행시켜 나가야 되는 이런 과정에서 6월 12일 기준으로 하면 지금 그렇게 긴 기간이 아닙니다, 오늘까지의 기간은. 어떻게 보면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가 앞으로의 북미 간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 여기에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이렇게 봐야 되거든요.

그래서 현재의 과정은 최고 지도자 차원에서는 그 링 안에서 펀치를 날리든 또는 잽을 날리든지 간에 링 안에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이런 차원에서의 친서 외교를 펼치면서도 그러면서도 북미 간의 실무적 차원에서는 서로 간에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해서 한 번 북한에 양보를 하기 시작하면 계속 북한에 끌려간다. 또 북한 역시 미국에 양보를 하기 시작하면 끌려갈 수밖에 없다. 이런 차원에서 어떻게 보면 서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이런 차원에서 상호 간에 샅바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지금 종전선언 문제가 지금 북미 간에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중간에 막혀 있는데 종전선언이 목표가 아니고 종전선언을 북한이 또 다른 차원에서 행동하게 만드는. 비핵화의 행동을 하게 만드는 이런 차원으로 종전선언을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도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고 북한도 종전선언을 미국이 받아들여줄 경우에 그다음 단계에서 아까 신범철 박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에서 예를 들면 핵시설의 신고랄지 또는 핵물질의 생산 중단 조치랄지 이런 조치들을 그다음 단계에서 하고 그다음에 또 미국이 행동하고. 그러니까 연쇄고리를 만들어가면서 행동으로 가는, 그것이 사실 동시행동이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는 종전선언에서 일시적으로 막혀 있습니다마는 이 부분은 북미가 조금 더 상호 간에 유연성을 발휘하면서 이것을 넘어서야. 그렇지 않으면 계속 여기에 답보상태에 빠지다 보면 서로 힘을 뺀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계속 진통을 거듭하고 있어요. 진전이 안 되면서. 뭔가 돌파구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아이디어를 모아야 되는 거죠.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서로 협상의 원칙과 관련해서 큰 이견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조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죠.

그렇게 하면 종전선언을 만약에 미측이 먼저 받는다면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신고를 해 준다거나 또는 북측을 설득해서 북측이 부분적이라고 신고를 하면 미측이 종전선언을 수용한다거나 그렇게 함으로써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데 그걸 위해서는 첫 번째로 지금 회의체를 다시 가동해야 되는데 회의체가 정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앞서 말씀드린 실무협상을 하든 아니면 이번에 친서의 내용에서 정상회담의 내용이 다시 담겨 있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런 보도도 나오고 있고. 그렇다면 이 막힌 것을 뚫기 위해서 조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뉴욕 UN 총회 계기에 미국을 방문해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거나 하는 이러한 방식의 일단 대화 메커니즘이 다시 만들져야 되것 같아요.

그것이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그 안에서의 타협점은 한국 정부가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앞서 김용현 교수님 말씀하신 내용이나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서로의 접점이 되는 아이디어를 미국과 북한 측에 설득을 하는 거죠.

그래서 어느 정도의 접점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계기로 실무협상을 통해서 발전시켜나가고 결국 다시 한 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 번 점프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이 없으면 실무선에서 움직이는 것은 제한되기 때문에 어떤 과정을 거쳐서 다시 한 번 정상회담을 할 것인가. 거기에 중점을 두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6월 북미 정상회담, 싱가포르에서 열린 지 약 두 달 가까이가 되고 있거든요. 그때만 해도 오는 9월 UN총회에서 종전선언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이 있었는데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워낙 여러 가지 비핵화 협상이 진통을 겪고 답보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것 같아요.

[인터뷰]
그런데 그 부분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미 간에 종전선언과 관련된 부분에서 상호 간에 입장 차가 분명히 있습니다마는 그러나 종전선언을 일단은 넘어서야 그다음 단계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아마 트럼프, 김정은 두 지도자 간의 서신에서도 그 문제에 대해서 많은 부분 상호 간에 이야기들이 나왔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아마 김정은 위원장의 뉴욕 방문을 실현시키는 게 우선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9월에, 9월 하순인데요. 북한에서 지금 UN 총회 연설을 하면 9월 29일에 하게 돼 있습니다.

27일은 한국에서 하고 25일은 미국이 연설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문재인, 김정은 이 세 지도자가 차례대로 연설을 하면서 UN 무대에 김정은 위원장의 데뷔는 매우 중요하거든요.

왜냐하면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무대, UN이라고 하는 국제무대에 데뷔한다는 의미도 있고 그것의 데뷔가 결국은 북한의 비핵화 평화체제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그런 계기가 되고 나아가서는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사이에 종전선언으로 가는 그런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그다음는 단계는 상당히 속도감 있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중요한 것은 제가 볼 때는 김정은 위원장의 뉴욕행을 실현시키는 게 저는 매우 중요하다. 거기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9월 말이네요. 다음 달 말에 김정은 위원장이 과연 국제무대에 데뷔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높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 행보가 상당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 선전매체들이 연일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6월 말부터 약 6주 동안 북부, 동부 지역 돌면서 경제건설 총력전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주력하고 있다는데 북동부 지역 21군데나 방문했다고 하거든요. 어떤 지역일까요? 지난번에 신의주는 화장품공장에 갔었거든요.

[인터뷰]
계속해서 접경지역에 있는 북한의 산업시설이라든가 또는 농업 또는 수산업 관련해서 북한 기본적으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여러 장소를 다 직접 방문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견된 거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4월 20일에 북한이 그러니까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하면서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 노선으로의 전환. 그리고 6월 12일날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나름대로 대외 여건을 조성했다는 인식을 가지고 내부의 경제력 활성화를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의 스타일대로 역시 현장을 방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잘한 곳에서는 칭찬을 하고 부족한 데에서는 그것을 약간 비판까지 해 가면서 북한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약간 지금 아쉬운 점은 있어요. 하나는 뭐냐. 비핵화 부분에서 속도를 내면서 제재도 해제해나가면서 이러한 현장방문을 해 나가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데 아직은 이러한 것이 개혁개방보다는 자력갱생 중심으로 일단 북한 경제를 일으켜내겠다 하는 그런 목적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아무튼 경제를 강화시킴으로써 체제를 단속하고 또한 비핵화 협상에서도 보다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런 인식이 근저에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경제 건설에 주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자꾸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번 신의주 화장품 공장 방문했을 때는 현대화 노력, 창의적 접근법에 만족한다라며 굉장히 격려를 했지만 또 이번에 간 함경북도 어랑천발전소, 여기 건설현장에서는 굉장히 많은 질책을 했다고 하거든요. 일단 북한방송 내용을 직접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위원장은) 내각의 책임일꾼들이 팔향 언제건설장에 최근 몇 해간 한 번도 나와보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대단히 격노하시어 도대체 발전소 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고….]

[앵커]
지금 내용 보면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관계자들의 나태, 무기력 이런 걸 세게 질책을 했거든요. 이런 행보 역시 개혁개방 정책을 위한 행보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북한 언론을 통해서 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질책이 여과없이 나오는 경우가 사실 별로 없었습니다, 그 전에는. 그만큼 솔직한 그런 지도자, 그리고 문제가 있을 때는 명확하게 거기에 대해서 지적을 하고 잘한 것은 칭찬하는. 그렇게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 북한의 관료들을 통제하고 있다, 이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잘한 데로 박수를 치고 못한 데는 질책을 하고 명확하게 그런 공과 과를 평가하는 그런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그런 행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결국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비핵화 평화체제의 진전은 결국 북한의 개방 또는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과 직결돼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실제 시작되기 이전에 내부를 명확하게 단속을 하고 또 경제 부분에 있어서도 본인이 갖고 있는 애민사상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면서 내부 결속을 꾀하는 그런 측면에서 북부, 동부 지역을 그야말로 과거에 등소평이 펼쳤던 남순강화에 빗대서 북순강화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런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제가 지금 그 얘기를 해 드리려고 했는데. 어쨌든 국내외 전문가들 입장에서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 하나하나가 다 관심이고 분석의 대상이잖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6월에 폭염이 이어지는데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북부, 동부 21곳을 찾아다니면서 이렇게 경제행보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이 이른바 남순강화라는 걸로 남쪽 지역을 둘러본 거죠. 개혁개방 정책 동력을 만들어냈었던 그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또 그걸 빗대서 비슷한 행보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분석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일단 형식적으로는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정상회담을 하고 대외 여건을 개선한 다음에 경제를 집중하는 그런 메시지 차원에서는 형식적으로는 비슷한데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약간 아쉬움이 있는 거죠. 왜냐하면 남순강화를 다시 돌이켜보면 그때 천안문 사태 이후에 중국이 상당히 보수화됐습니다.

그때 등소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개혁개방을 해야 된다 하면서 남순강화를 하면서 메시지가 계속적으로 개혁개방을 강조했던 거죠. 그런데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시찰은 경제를 중시해야 된다는 메시지는 확실히 내고는 있는데 이것이 개혁개방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자력갱생 수준으로 우리 스스로 경제를 일으켜보자, 이 메시지가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유사한 측면도 있지만 아직은 다른 측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에는 비핵화 속도를 내서 제재가 해제되고 제재 해제와 이러한 북한의 자력갱생 노력이 합쳐질 때 근본적으로 북한 경제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 이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결국은 비핵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전이 되는가, 협상이 진척을 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겠습니다. 주제를 좀 바꿔보죠. 남과 북이 20일부터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최종 명단을 교환했어요. 우리 측 상봉 대상자 대부분 80세 이상 고령이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이번에 대상자들 분포도를 보면 명확하게 이산가족 상봉이 왜 빨리 다 이루어져야 되는지, 이것이 드러난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표에서도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90세 이상이 37.6%고 80세부터 89세까지가 50%입니다.

그러니까 80세 이상이 거의 90%에 육박한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그 이야기는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모든 인원이 13만 명이었는데 그동안 약 7만 명 정도가 사망을 했습니다.

현재 6만 명 정도가 생존해 있습니다. 이 6만 명 생존자는 이산가족 상봉을 원했던 분들 중에서 아직 생존해 있는 분들인데 이분들의 평균 연령이 82, 83세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 때 전혀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지 못했었습니다.

물론 한두 번 있었습니다마는.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가 끝나는 2022년도 5월 9일 이전에 이산가족 상봉이 다 이루어져야, 그러니까 6만 명 상봉이 이뤄져야만 실제 이분들이 북한의 가족을 만난 뒤에 눈을 감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절박한 문제가 돼버렸다, 이것을 우리가 명확하게 알 수가 있는데요. 이번 이산가족 상봉 같은 경우는 한 번 이루어집니다마는 이것이 한 번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 같고요. 다양한 방식의 상봉 방식이 동원돼야 되고 또 최소한 한 번 정도의 만남을 다 이룰 수 있는 이런 차원의 남북의 인도적인 노력을 집중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얼마 전에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회의를 앞두고 북한이 탈북 여종업원들 송환 문제를 거론하면서 돌려보내지 않으면 이산가족 상봉 안 할 수도 있어. 약간 으름장 같은 상봉 무산 가능성까지 언급을 했는데 일단 명단이 넘어왔어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이산가족 이번에 상봉하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정례화하거나 확대할 때 그런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북측에서도 이미 합의한 만큼 잘 이행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산가족들 애타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상봉행사가 차질없이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또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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