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만남'...첫 북미정상회담 기상도는?

'역사적 만남'...첫 북미정상회담 기상도는?

2018.05.11. 오전 07:1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앵커]
북한과 미국의 역사상 첫 정상회담이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최종 낙점 배경과 전망,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전화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장소부터 짚어보겠습니다. 그동안 판문점 가능성도 제기가 됐는데 결국 싱가포르로 결정이 됐습니다. 낙점된 이유 또 의미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인터뷰]
아무래도 차선책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 자체가 정치색도 옅고 제3국이라는 측면이 있는데요. 북한으로서는 평양이 가장 좋은 대안으로 미국에 그렇게 제안을 했을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비핵화 부분에 있어서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 한 평양을 방문하는 건 부담이 됐을 거고요.

그렇다고 해서 제3국으로 정해졌을 때 북한 인근 국가들,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경우는 미국의 라이벌 국가고 몽골 같은 경우에도 약간 친러 쪽에 있어서 동남아 쪽으로 택했던 것 같고 동남아에서는 가장 중립적이면서도 회의 시설이나 이런 것들이 가장 잘 갖춰져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가장 적절한 장소가 싱가포르다, 그래서 선택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미 지난달 말부터 싱가포르가 굉장히 유력하게 거론이 되어 왔는데 시기와 발표 시점이 계속해서 미뤄졌거든요. 끝까지 북한 쪽에서 판문점 또는 평양 개최를 어느 정도 주장했던 걸까요?

[인터뷰]
북한에서는 평양 개최를 아마 주장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떻게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적 승리, 이런 것을 북한 대내적으로 홍보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 부담이 됐을 것이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보면 북한이 제공할 수 있는 비핵화 정도 그것과 평양 개최와 서로 협상이 오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미국이 아직은 완전히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립적인 장소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처음에 이 시기가 5월로 잡혔다가 6월로 미뤄질 것 같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결국 다음 달 12일로 결정이 됐는데요. 이 시기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당초 5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미북 간의 그러한 논의도 속도를 내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이번에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 이러한 부분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가 부분과 관련해서 조금 시간이 더 걸린 것 같아요.

일시는 6월 중순으로 미뤄졌지만 사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G7 회의가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데 6월 8일과 9일입니다. 그래서 그 회의를 마치고 가는 것으로 정해져서 12일날로 정해진 거고요. 그렇게 보면 G7 회의가 9일날 끝나니까 그다음 날 미국에서 출발하면 싱가포르에는 11일 도착이거든요. 그러면 준비했다가 다음 날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두 사람 시차도 다른데 만남부터 결과 도출까지 하루 안에 가능할까요?

[인터뷰]
그래서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사실 하루가 기본이지만 하루 정도 더 연장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고요. 그리고 정상회담이라는 것은 사실 사전에 조율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90% 정도는 거의 합의가 이루어진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만약에 합의가 안 이루어진 10% 정도만 정상들이 결심을 해서 채워주면 합의문이 나오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는 잘 진행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을 하고 있고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한 번에 하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인데 일단 폼페이오의 방문은 상당히 좋은 분위기로 끝난 것 같은데요. 어느 정도 합의가 도출이 됐다고 봐야 할까요?

[인터뷰]
큰 틀에서는 합의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현재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라면 몇 단계로 나눌 것인가. 그런 부분. 그리고 또 비핵화 최종 시기에 대해서 미국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행정부의 1기 임기가 끝나는 2020년 이전에 비핵화를 완료해야 된다, 이런 것들이 미국의 요구사항이었는데 이런 것들 간에 절충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고요. 또 만약에 아직 합의가 안 이루어졌다면 북한이 가장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 제재를 가능하면 일찍 해제해달라, 이런 목소리였는데 그 부분까지도 합의가 이루어졌으면 완벽한 것이고 만약에 그 부분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면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서 해결하는 그런 과제로 남겨뒀을 가능성이 있고 현재로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정상회담 개최에 미국과 북한이 다 동의했다는 점에서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구나 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에서는 지금 PVID, 그러니까 영구적인 비핵화 그리고 CVID 완전한 비핵화 두 가지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데요. 이게 어느 정도 조율을 위한 비핵화의 수준을 미국이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건지요?

[인터뷰]
사실 PVID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미국 내에서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정상회담을 서두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우려가 제기되는 것을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이 졸속 협상을 하지 않겠다, 강도 높은 비핵화를 요구하겠다 하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P를 사용했는데 이런 완전한 컴플리트를 영구적인 퍼머넌트로 바꾸었다고 하는데 본질적으로 비핵화 과정은 유사한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 부분에서 또 이번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 측의 반발을 우려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는 CVID라고 이야기를 했고 하는데 아무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이 비핵화 목표에 대해서는 미국도 흔들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남은 쟁점은 몇 단계로 이것을 나눌 것이냐, 또는 최종 시기를 언제까지 이렇게 할 것이냐, 그리고 제재 해제 시기는 언제로 할 것이냐. 이런 부분이 보다 실질적으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합의된 부분이 있으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요. 합의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정상회담을 통해서나 정상회담 이전에 추가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대안을 가지고 왔다, 이런 내용이 북한 매체를 통해서 보도가 됐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굉장히 만족스러워했다라는 내용이 나왔는데요. 북한이 만족할 만한 합의라면 어떤 대안을 가지고 왔을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인터뷰]
아무래도 북측이 요구하고 있는 것을 미국이 일부 수용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그간 북측이 무엇을 요구했느냐.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강조했습니다. 그것은 무엇이냐면 미국에서 이런 비핵화를 일괄 타결 방식으로 해서 한 번에 풀겠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니까 북한 측에서는 그걸 거부하면서 몇 가지 단계로 나누겠다는 이야기를 한 거죠.

그럼 그 단계는 동결, 신고, 검증, 불능화, 비핵화. 이렇게 길게 보면 다섯 단계가 있고 그걸 줄이면 두세 단계로 줄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미국이 조금 더 유연한 입장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러다 보니까 북한 측에서는 만족한다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폼페이오 장관이 돌아오면서 북한에 장기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과 함께 돌아왔는데요. 북한의 조건 없는 석방 어떤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측이 보여준 성의 표시라고 볼 수 있겠죠. 다른 한편으로는 이번 정상회담, 비핵화 회담에 북한이 진정성이 있다 하는 것을 보여주는 의사표시인데요. 그런 부분은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지금 선의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적국이었다, 이제 이런 갈등을 해결하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발언의 의미, 북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겠다, 이런 뜻으로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렇죠. 이렇게 대화를 통해서 비핵화가 이뤄진다면 그러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겠다, 결국 이번 비핵화 회담의 핵심은 북한은 어떻게 비핵화를 하는 거고요.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보장을 해 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적대시 관계를 갖다가 해소해야 되는 거죠. 외교적으로는 외교관계를 수립한다거나 경제적으로는 제재를 해제하고 지원을 한다거나 이러한 보장이 북한한테 제공이 돼야 되는데 그러한 부분을 강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의 요즘 행보 깜짝 행보, 광폭 행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최근 시진핑 주석과 회동을 했고 그리고 북미 회담의 판을 흔들고 있는 상황인데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력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마지막으로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생각보다 잘 준비된 것 같습니다. 우리의 평창 평화 구상에 따라서 북한이 따라오는 모습을 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북한이 이 판을 활용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아무튼 이번 기회가 북한에게 있어서도 다시 오지 않을 그런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에 이참에 정말 비핵화를 하면서 체제 보장을 받고 북한을 보통 국가로 만드는 그러한 노력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될 북미 정상회담. 한반도 평화의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