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은 천국 같았지만 실상은 지옥이었다

겉모습은 천국 같았지만 실상은 지옥이었다

2018.01.17. 오전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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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려 13명의 자녀를 사슬에 묶어 감금해오다 체포된 미국 부부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사람들은 경악을 감추지 못합니다.

겉보기엔 어느 가정보다 행복하게 보였기 때문인데, 이웃들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고 자신들의 결혼을 다시 자축하는 자리.

엄마 아빠의 결혼을 축하하며 무대를 가득 메운 자녀들의 모습은 너무 단란해 부럽기까지 한 풍경입니다.

[켄트 리플라이 / 축하 행사 진행자 : 그 부부의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조용하긴 했지만, 가족들이 단합돼 보였어요.]

같은 옷을 차려입고 외출을 하거나 디즈니랜드에서 생일 파티를 했다는 등의 SNS 메시지로 본 이 가정은 작은 천국이었습니다.

이웃들도 평소 아이들이 밖을 잘 나오지 않고 말이 적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은 자녀가 감금돼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니퍼 루나 / 이웃 주민 : 너무 슬프고 무서워요. 믿어지지 않아요. 정말 믿어지지가 않아요.]

[안드리아 발데즈 / 이웃 주민 : 정말 마음이 무너집니다. 그렇게 많은 아이가 그 안에 있었는데, 우리는 알지도 못했어요.]

앞서 창문을 넘어 탈출한 17세 딸의 신고로 사슬에 묶여 더러운 집 안에 감금돼있던 2살부터 29살 사이의 나머지 자녀 12명이 발견됐습니다.

[그레그 펠로우스 / 경찰관 : 남매들이 강제로 갇혀있고 사슬에 묶여있다는 신고 받고 확인 결과 모두 13명이 발견됐고 그 중 6명은 미성년자였어요.]

경찰은 부모 터핀 씨 부부를 상대로 자녀들을 감금한 이유를 묻고 있지만, 이들은 잘못 한 게 없으며 왜 남의 집을 간섭하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일단 아이들의 아버지가 7년 전 채무로 파산한 사실에 주목하지만, 아이들의 나이와 발육 상태를 고려할 때 학대가 훨씬 전부터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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