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 졸업인데'...이름 때문에 취업 실패한 남성

'차석 졸업인데'...이름 때문에 취업 실패한 남성

2017.03.20.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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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 졸업인데'...이름 때문에 취업 실패한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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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도인 남성은 선원이 되기 위해 선박 회사에 40여 차례나 지원했지만 단 한 번도 면접을 보지 못했다.

해양 기술을 전공한 그는 졸업 당시 차석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단 한번도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심지어 그보다 성적이 나쁜 동기도 대부분 취직에 성공했는데도 말이다.

스스로 문제가 있는지 고민하던 남성은 불합격한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가 마침내 그 이유를 알아냈다. 자신을 불합격시킨 한 회사 HR 부서에서 "당신의 이름 때문에 탈락시켰다"고 공공연하게 말했기 때문이다.

남성의 이름은 바로 '사담 후세인' 사형당한 이라크의 전 독재자 이름과 동명이인이다.

회사 측은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의 승무원을 배에 태우면 조직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선박 회사들 역시 "해외로 자주 다니는 직업이기 때문에 실제로 외교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사담은 '사지드'로 개명을 신청하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름 변경을 마쳤다. 그러나 악몽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학 측에서 '졸업 증명서' 이름을 바꿔주기를 거부한 것이다. 졸업 증명서상 이름과 현재 이름이 다르면 당연히 취직은 불가능에 가깝다.

'차석 졸업인데'...이름 때문에 취업 실패한 남성


사지드가 된 사담은 고등 법원으로 사건을 옮겨 "중앙교육위원회 측이 대학에 졸업 증명서 이름을 바꾸도록 명령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법원은 미온적으로 반응했다. 졸업증명서의 이름을 바꾸는 판례가 사문서위조 등 악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담 후세인의 할아버지는 손주가 태어날 당시 긍정적으로 자라나길 바라며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의 이름을 붙여줬지만, 사담 후세인은 이후 독재자가 돼 버렸다.

사담은 인터뷰에서 "나는 다른 사람의 범죄의 무고한 희생자"라며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YTN PLUS(mobilepd@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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