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현실로?...지지율에서 힐러리 추월한 트럼프

설마가 현실로?...지지율에서 힐러리 추월한 트럼프

2016.11.02. 오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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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이제 6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각종 악재로 트럼프가 위기에 몰리면서 힐러리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 됐는 줄 알았는데요.

이번엔 트럼프가 힐러리에게 1% 포인트 앞선 여론조사가 발표되면서 선거 막판까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게 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사가 발표한 두 후보의 지지율은 트럼프가 46% 포인트, 힐러리가 45% 포인트 입니다.

열흘 전에는 트럼프의 성 추문 등으로 힐러리가 12% 앞섰던 것에 비하면 격차가 급속도로 줄어들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두 후보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입니다.

트럼프 53% 포인트, 클린턴 45% 포인트로 트럼프가 높았습니다.

트럼프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지윤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네거티브의 특징은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그런 경향이 있어요.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 같은 경우에는 트럼프가 마음에 딱 들지 않는 후보였고 사실 그동안 여러 가지 스캔들이라든지 토론회를 봤을 때 별로 지지하고 싶지 않았는데 클린턴 측에서 이런 소식이 나오다 보니까 그래도 우리가 공화당 후보를 찍어야 되지 않겠느냐. 기존의 공화당 지지자들이 뒷짐지고 있었다가 결집을 하는 효과를 보인 거라고 저는 판단이 됩니다.]

이처럼 지난 28일, 미국 FBI가 힐러리 이메일 사건을 재수사하겠다고 밝힌 게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고, 힐러리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트럼프는 이 부분에 대해 맹공을 가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공화당 대선후보 : 힐러리가 점증하는 법적 문제들에 대해 비난할 사람은 오직 그녀 자신뿐입니다. 그녀의 범죄 행위는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것입니다.]

이에 대해, 힐러리는 재수사 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며 역풍 차단에 나섰고요.

민주당 당 차원에서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사 사항을 발표한 FBI가 선거 개입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 美 민주당 대선후보 : FBI는 이메일 관련 문제들에 대해 무엇이든 지체 없이 공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힐러리 대선 캠프 (FBI 재조사 발표 비난 광고) :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은 금지돼 있습니다. 현직 법무장관도 그래서 코미 국장에게 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잇따른 성 추문과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미국 내에서는 설마 했던 현실이 닥칠까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각종 언론 매체와 재계를 중심으로 트럼프 당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에는 "이봐, 트럼프가 이길 수 있어!" 라는 제목의 사설이 실렸고요.

CNBC 방송은 만약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보다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 상승에 재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경제학자 370명은 트럼프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놨습니다.

'월가의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는 지난 1일 18.56으로 일주일 사이에 무려 42%가량 폭등했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이렇듯 힐러리에게 불리한 예측들이 나오곤 있지만, 승자독식인 미국 대선 선거 시스템상 실제 트럼프가 승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승자독식 시스템이란 주별 승자가 그 주에 배당된 선거인단 전부를 독식하는 걸 말하는데요.

때문에 득표율이 앞서더라도 선거에서 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과반 이상인 270명 이상 선거인단 확보하는 데는 힐러리가 우세할 거라는 전망입니다.

[왕선택 / 통일외교 전문기자 : 저는 (힐러리가 선거인단) 300명 전후에서 결정이 될 텐데 저는 300명보다 떨어져서 280명 정도, 290명 정도 간당간당하게 이긴다.]

1980년 이후, 모든 미국 대선에서 승자를 맞춰온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역시 힐러리가 크게 앞설 것이라 예상했는데요.

다만 이번 대선의 이례적인 성격을 고려할 때, 예측결과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다 끝날 줄만 알았던 미국 대선.

막판까지 그야말로 안갯속인데요.

역시 게임이란 끝나봐야 최종 승자를 알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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