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탄압' 터키, '정부 비리 의혹 폭로'에 총격·징역형

'언론 탄압' 터키, '정부 비리 의혹 폭로'에 총격·징역형

2016.05.07. 오전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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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터키 법원이 정부의 무기 밀매 의혹을 폭로한 기자들에게 국가기밀누설죄를 적용해 징역 5년형이 넘는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기자들은 판결에 앞서 법원 앞에서 괴한에게 총격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법원 앞에서 기자들이 취재 준비를 하는 도중 갑자기 총성이 울립니다.

[방송기자 : (탕! 탕!) 방금 누군가가 기자를 향해 총을 쐈습니다. 지금 방송에 나가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이 손에 총을 든 괴한을 둘러쌌고, 곧바로 경찰이 총을 겨누며 이 남성을 제압합니다.

이 괴한이 노린 건 터키 정부 비리 의혹을 폭로한 일간 후리예트의 잔 둔다르 편집장.

괴한은 '반역자'라고 외치며 총 두 발을 쐈지만, 두다르는 무사했고, 다른 기자가 다리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메테 아키욜 / 목격자 : 총격 소리가 들렸어요. 제 기억에는 '잔, 도망쳐'라고 외쳤고, 잔이 저쪽으로 뛰어가는 걸 봤어요.]

잔 두다르는 터키 정부가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밀매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뒤 앙카라 지국장 에르뎀 굴과 함께 체포돼 4개월간 교도소에 수감 돼 있었습니다.

법원은 1심 판결에서 스파이 활동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국가기밀누설죄는 유죄로 인정해 두 기자에게 각각 5년 10개월과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잔 두다르 / 후리예트 편집장 : 우리는 두 시간 사이에 두 번의 암살 시도를 겪었습니다. 한 번은 무기로, 또 다른 한 번은 법을 이용해서였죠.]

최근 반정부 성향의 최대 일간지 '자만'에 대해 법정관리 결정을 내린 터키 정부.

정부 비리 의혹을 폭로한 기자에 대한 실형 선고까지 이어지면서 언론의 자유를 노골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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