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일 3각 협력 복원 고심

美, 한미일 3각 협력 복원 고심

2014.02.14. 오전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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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4월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이 정해진 뒤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가 민감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문제 등을 앞세워 한국과 일본 모두에 대해 관계개선을 촉구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서 미국의 동북아 정책 방향 점검하겠습니다. 왕선택 특파원!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서울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강조했습니다만, 미국의 구상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기자]

미국은 한일 갈등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걱정하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한일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관망하는 자세를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으로 변경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안보 문제와 경제 문제를 앞세워 한국과 일본을 설득한다는 구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에 대해 과거사 문제도 중요하지만 북한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양측이 모두 양보해서 협력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케리 장관이 서울에서 제기한 것도 같은 논리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4월 서울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같은 논리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미국이 평소 한일 갈등에 대해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다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 미국 외교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문제입니다.

미국은 이것을 한미일 3국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구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한미일 3국 협력 구도가 한일 갈등으로 훼손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 보면 중대한 차질이 생긴 셈입니다.

결국 앞으로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경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조바심을 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 문제나 경제 문제를 앞세워서 한국과 일본 양쪽의 양보를 받아낸다는 구상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로 봐서는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한국과 일본에 대해 모두 양보해야 한다는 기계적인 중립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어느 정도 사과를 했는데도 한국이 사과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태도 역시 지나치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결국 미국은 한일 관계의 특징에 대해, 특히 일본에 대한 한국의 경계심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평가됩니다.

제국주의 시절 자행된 범죄 행위에 대해 가해국가와 피해국가를 동일한 선상에 놓고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피해국가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용납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양쪽 모두 양보하는 것은 공평하니까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기계적인 접근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미국의 구상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미국의 노력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 다음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미국이 가해국가와 피해국가의 입장을 구분해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모욕 행위를 중지하는 것이 선결 요건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일본에 대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교과서 문제나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도발적인 언행을 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압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우리 정부에서도 일본과의 협력 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이 기계적인 중립성만 강조한다면 한일갈등은 해소될 수 없고 미국의 동북아 정책은 심각한 수준의 수정을 해야 하고 한미관계도 어느 정도 균열이 불가피한 것으로 우려됩니다.

한미관계가 약화되면 북핵 문제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 현안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은 물론 우리 입장에서도 매우 우려스런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한일관계의 특수성에 대해 미국을 잘 이해시켜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3각 협력 구도를 복원시키는 수순을 밟는 것이 앞으로 4월까지 초미의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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