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병아리 감별사 '인기'

한국인 병아리 감별사 '인기'

2013.09.07. 오전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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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아리 감별사'는 알에서 갓 태어난 병아리의 성별을 예리한 시각과 빠른 손놀림으로 구별해 내는 직업인데요.

섬세한 손기술을 가진 동양인에게 적합해 오래 전부터 해외 취업도 활발히 이뤄져 왔죠.

40년 가까이 병아리 감별사로 독일에서 일하며 이 분야의 일가를 이룬 주인공이 있습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기자]

막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들.

24시간 안에 암수를 구분해 양계장으로 보내는 일은 부화장의 가장 중요한 작업입니다.

날개 끝을 살펴보고, 항문 모양도 꼼꼼히 살핍니다.

10명 안팎의 한 팀이 판정하는 병아리 수는 하루 평균 20만 마리.

팀을 이끄는 동포 배선현 씨는 업계에서 가장 경험많고 유능한 감별사로 꼽힙니다.

[인터뷰:배선현, 병아리 감별사·경력 38년]
"첫째는 눈이 좋아야 되고, 지구력이 있어야 하고, 손놀림과 동작,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인들이 병아리 감별 기술을 배워 유럽에 건너온 것은 지난 70년댑니다.

손이 큰 독일인에 비해 작고 섬세한 손을 가진 한국인들은 빠르게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당시 월급 수준은 독일 종합병원 과장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높았습니다.

[인터뷰:카르멘 드레거, 병아리 부화장 공장장]
"한국인들은 감별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실수가 없어요. 아주 착실하죠. 불평하지 않고 늘 친절합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병아리 감별사의 60%는 한국인으로 추산됩니다.

최근에는 해외 취업에 눈을 돌린 젊은이들이 기술을 배우러 오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지영, 병아리 감별 교육생]
"굉장히 좋은 직업이에요. 정년도 없잖아요. 제가 열심히만 하면 이 직업을 통해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니까..."

해외 진출 1세대로 꼽히는 배 씨는 시력과 손놀림이 전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한국인 후배들에게 자신이 일하며 배운 경험을 나눠줄 기회가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배선현, 병아리 감별사]
"이제 나이가 들어서 앞으로 5~6년 있으면 그만 둘 사람도 많은데 감별사를 채우기 위해서 한국에서 좋은 감별사가 배출돼야만 해요."

프랑크푸르트에서 YTN 월드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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