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 천국' 중국, '문자'로 저작권 반격

'모조품 천국' 중국, '문자'로 저작권 반격

2011.11.07. 오전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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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중국의 한 국영기업이 최근 세계적 기업들을 상대로 자국의 '중문 폰트'를 무단으로 사용한다며 잇따라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기업에 대해서도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데, 이른바 '모조품의 천국'인 중국이, '문자'로 반격을 가하는 모습입니다.

베이징 김승재 특파원이 상하이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의 불법 복제 문제를 강도높게 비판해 왔던 세계 최대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

하지만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최종 판결을 받았습니다.

중국의 국영 기업 '팡정'이 개발한 '중문 폰트'를 저작권료 없이 무단으로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중문 폰트'는 한글의 고딕체나 명조체처럼 중국 문자의 독특한 서체를 뜻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판결 이후 '윈도 중문판' 상당수가 판매 금지됐습니다.

[녹취:푸잉, 상하이 변호사]
"기업이 상업적 목적으로 폰트를 사용할 경우 폰트 개발업체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결입니다."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문 폰트 대부분은 '팡정'이 개발했지만, 저작권료를 지불한 기업은 드뭅니다.

'팡정'은 현재 세계적 게임업체 '블리자드'와 소송을 진행 중이고, 한국의 모 대기업에 대해서도 소송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 역시 삼성과 현대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아서 앞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녹취:김민수, 상하이 브랜드 컨설팅 회사 대표]
"저작권 라이센스 비용이 상당한 금액이기 때문에 한국의 정부라든지 기관 차원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지원을 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그런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문 폰트 전쟁'에는 최근 자국의 문화 산업을 육성하고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도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불법 복제의 천국으로 불려온 중국이 이제 자국의 문자를 무기 삼아 전 세계를 향해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막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변하고 있는 중국의 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상하이에서 YTN 김승재[sj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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