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추문 속 '성 금요일' 행사 잇따라

성 추문 속 '성 금요일' 행사 잇따라

2010.04.03. 오전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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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성 금요일은 부활절을 앞두고 예수의 죽음 되새기는 행사들이 열리는 날입니다.

성추문 파문으로 교황청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성 금요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세계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톨릭 신자들이 많은 필리핀.

신도들이 채찍을 들고 자신의 몸을 때리면서 십자가에 못받혀 죽은 예수의 고통을 직접 몸으로 체험합니다.

예수와 로마 군인들로 분장한 공연가들은 예수의 십자가 처형장면을 재연합니다.

[녹취:샤일라 니콜 메인델, 미국인 관광객]
"정말 놀라워요. 저는 필리핀에서의 이런 행사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어요. 예수가 겪었던 그 많은 고통들을 진정으로 깨닫게 해주거든요"
(It's absolutely amazing, I have a lot of respect in this kind of event in the Philippines, it really makes me realise a lot as far as what Christ really went through.)

이번엔 예루살렘 구도시 골목길.

십자가를 지고 피 흘리는 예수의 뒤를 이어 나무 십자가를 든 신도들이 골목길을 빼곡히 메우고 있습니다.

부활절을 앞둔 성 금요일.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과 사망을 재연하는 행사가 세계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는 서로 다른 달력을 따르지만 올해 부활절은 우연히 겹쳐 함께 수난일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의 성추문이 잇따른 올해, 이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대한 비판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교황청은 교회 비판론자를 반유대주의자에 비유했습니다.

교황에게 조언할 수 있는 유일한 성직자인 칸탈라메사 신부는 교회와 유대인 사회의 결속력을 강조한 '유대인 친구'의 서한을 인용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문을 놓고 가톨릭 교회를 비판하는 이들은 반유대주의자와 닮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신부]
"특정 집단을 전형화하고 개인적 책임을 전체에 전가해 비난하는 것은 반유대주의의 가장 수치스런 단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The use of stereotype, the transferring of the responsibility and personal fault to the collective one, remind me of the most shameful aspects of anti-semitism.)

교황청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사제들의 잇따른 성추문 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올해 그 어느때보다 더욱 의미심장한 ‘고난' 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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