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대혈투'...원시와 문명의 충돌

'아마존 대혈투'...원시와 문명의 충돌

2009.06.09.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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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페루에서는 요즘 아마존 정글 개발을 둘러싸고 원주민들과 정부간의 극한 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최소 6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심정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페루 북부 아마존으로 통하는 도로를 원주민 5,000여 명이 점거한 것은 지난 5일, 경찰은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진압 작전에 나섰고 나흘간 극한 충돌이 계속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최소 6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원주민]
"우리 쪽에서만 56명이 죽었어요. 실종자도 매우 많다고 합니다."

아마존 원주민과 정부의 충돌은 이미 두달 전부터 예고됐습니다.

가르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FTA 협정을 체결하면서 외국 자본이 아마존 정글에서 원유와 가스 개발, 대규모 농경 등에 참여하도록 길을 터주는 법안을 공포했기 때문입니다.

원주민들은 이같은 법안이 자연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도 빼앗을 것이라며 폐지를 요구해 왔습니다.

[녹취:넬리다 디아즈, 원주민]
"우리가 심은 나무, 꽃, 그리고 농경 방식 등 생활의 모든 부분이 파괴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유혈 충돌로 막대한 희생이 발생했음에도 페루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해 개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원주민의 폭력성을 강조하는 등 TV 캠페인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녹취: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
"(원주민 시위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엄청난 실수를 한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불합리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거 원시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개발이냐, 보존이냐, 페루 정부와 원주민간의 유혈 충돌로 얼룩진 '지구의 허파' 아마존에 지구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심정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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