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진단

프랑스 대선 진단

2007.05.04. 오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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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새 프랑스 대통령을 뽑는 결선 투표가 오는 6일로 다가왔습니다.

결선에는 우파의 사르코지, 좌파의 루아얄, 두 후보가 올랐습니다.

'좌우 대결'과 '남여 대결'이란 2가지 '흥행 카드'가 겹치면서 프랑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제부 이상순 기자와 함께 자세한 프랑스 대선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프랑스 하면 우리나라와는 조금 먼 나라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관심을 끄는 이유가 뭔가요?

[리포트]

이번 프랑스 대선은 좌우 이념 노선, 남녀 후보 대결로 압축됩니다.

특히 누가 당선되던 간에 2차 대전 이후 태어난 전후세대가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으로 정치 세대교체가 이뤄진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게다가 루아얄이 승리할 경우 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점도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질문]

결선 투표가 6일인데 결선 투표 까지의 과정을 소개해주시죠?

[답변]

프랑스는 대통령 선거에서 50%이상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가려서 결선투표를 치르게 합니다.

1차 투표는 지난달 22일에 실시됐는데요.

여기서 우파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가 31.1%의 득표율로 1위, 좌파인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가 25.8%로 2위를 기록해서 결선 투표에 진출한 겁니다.

중도파인 프랑스 민주동맹의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는 18.5%로 3위를 했는데요.

오는 6일 결선투표에서 바이루 후보를 지지했던 표들이 누구에게 쏠리느냐에 따라 대권의 향방이 정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질문]

결선 투표를 앞두고 이번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TV 토론이 어제 있었죠.

어제 TV 토론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답변]

예정됐던 2시간을 40분이나 넘기면서 토론이 진행됐을 만큼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는데요.

쉽게 우열을 가릴 수 없을만큼 팽팽했습니다.

토론에서 보다 공세적으로 나온 쪽은 역시 최근 승부를 다시 박빙으로 좁혀 놓은 사회당의 루아얄 후보였습니다.

현 집권층이 지난 5년간 뭘 했냐는 건데요.

집권 우파 연합의 사르코지 후보 역시 과거 사회당 집권 시절의 실정을 끄집어내며 반격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세골렌 루아얄, 좌파 대선 후보]
"요즘 프랑스 국민 1인당 부채가 2만 유로입니다. 거기에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빈곤층 노동자가 250만명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구매력을 감소시키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니콜라스 사르코지, 우파 대선 후보]
"그러면 국민들에겐 뭐라고 할 겁니까? 사람들이 일을 못하게 하려고 연간 170억 유로가든다고 말할건가요?"

[질문]

이번 프랑스 대선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경제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어떤 문제가 쟁점입니까?

[답변]

사르코지 후보가 사회당의 반기업적 정책 덕분에 프랑스 경제가 재앙 상태에 빠졌다고 공격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든 게 주당 35 시간 근무제입니다.

우파와 좌파를 대표하는 두 후보는 이 부분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습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니콜라스 사르코지, 우파 대통령 후보]
"뭘 바꿀건가요? 전 최소한 35시간 근무제는 안 건드립니다. 그냥 일주일 기간으로만 볼 겁니다."

[인터뷰:세골렌 루아얄, 좌파 대통령 후보]
"하지만 주 35시간 근무제가 여전히 사회적·경제적으로 중요한 진전이라고 인정하지않나요?"

이에 대해 루아얄은 이민정책과 관련해 2005년말 파리소요 때 사르코지가 주장했던 탄압·규제 일변도의 강경 정책을 비판했고 사르코지는 외국 노동자 입국을 엄격히 선별해 허용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외에도 프랑스의 경제 발전 둔화 문제,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 문제, 연금 개혁 등을 놓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공방을 벌였습니다.

[질문]

결선 투표가 불과 몇 일 남지 않았는데 지금까지의 판세는 어떻게 습니까?

[답변]

TV 토론에 하루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2% 포인트까지 줄었습니다.

프랑스 여론조사 기관 BVA의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집권 우파연합 사르코지 후보가 52%, 루아얄 후보는 48%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TV토론 이후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지난 3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사르코지는 54%, 루아얄은 46%에 머물렀습니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사르코지는 53%, 루아얄은 47%를 기록했습니다.

딱히 사르코지에 비해서 우세하다 할 수 없었던 TV 토론이 루아얄 후보에게 점수를 까먹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영국 타임스는 루아얄이 사르코지의 승리를 막는 '지네딘 지단식 박치기'에 실패했다고 보도했구요, 인디펜던트지는 '루아얄이 열세를 만회할 만큼 충분히 잘 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너무 늦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 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오긴 힘들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전망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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