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숨진 학생 패딩 입고 법원에"...분노 확산

[취재N팩트] "숨진 학생 패딩 입고 법원에"...분노 확산

2018.11.19.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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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추락해 숨진 이후 사건 이면에 있었던 일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가해자인 10대들이 구속된 가운데 엄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회부 김대근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대근 기자!

지난주에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 지난 주말 공분을 사는 일이 또 있었죠?

[기자]
지난 13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14살 A 군이 추락해 숨진 사건이 일어났죠.

경찰은 A 군이 집단 구타를 피하려다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가해자들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장면이 공개된 뒤 또 한 번 공분을 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이 숨진 A 군의 점퍼를 입고 있었던 겁니다.

이 같은 사실은 러시아 국적의 A 군 어머니가 인터넷에 가해자들이 영장 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사진과 함께 러시아어로 "우리 아들을 죽였다. 저 패딩도 우리 아들 것이다"라고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경찰 역시 가해자가 피해자의 옷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가해자는 사건 며칠 전 피해 학생으로부터 옷을 빼앗아 입고 집단폭행 당시에도 이 점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가해자들을 엄벌해 달라고 요구하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자들이 A 군의 점퍼나 돈을 빼앗은 혐의가 드러나면 추가로 처벌할 방침입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피해 학생이 평소에도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주장까지 나왔죠?

[기자]
사건이 불거진 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철저한 조사와 엄격한 처벌을 요청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피해자 A 군의 지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글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청원자는 글에서 피해 학생은 자신과 같은 교회에 다녔으며 체구가 작고 마음이 착한 아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부터 일부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힘들어했으며 가해자들도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다문화 가정에서 힘들고 외롭게 살던 아이였다며 죽음이 왜곡되거나 진실이 묻히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피해 학생 어머니의 지인 역시 사건 당일인 지난 13일 새벽에도 피해 학생이 가해자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경찰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가해자 4명은 현재 모두 구속된 상태입니다.

법원은 이들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 학생이 동급생 중 한 명의 아버지 외모를 두고 험담한 것에 화가 나 폭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피해 학생의 소지품을 빼앗은 뒤 이를 돌려주겠다며 아파트 옥상으로 유인해 집단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건이 알려지고 사회적인 공분이 이는 가운데 인천시는 피해 학생 유가족에게 장례비와 생활비 등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홀로 아들을 키워온 러시아 국적의 어머니가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것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인천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장례비 300만 원을 지원하고 연수구와 인천시는 앞으로 6개월 동안 매월 53만 원의 생계비와 연료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다시 학교 폭력에 안타까운 사망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와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김대근[kimdaeg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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