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전두환, 광주 형사재판 끝내 '불참'

피고인 전두환, 광주 형사재판 끝내 '불참'

2018.08.27. 오후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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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영희 / 변호사, 이종훈 / 정치평론가

[앵커]
이번에는 또 다른 주목을 받는 한 재판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재판이 과거 진실을 밝히는 하나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까요. 전두환 전 대통령, 23년 만에 법정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관심이 모아졌었는데 결국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떤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러니까 지난해 회고록을 발간한 데서 출발하는 거죠. 그러니까 그 회고록 내용 중에 그 당시에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에서 기총소사를 했느냐 안 했느냐 여전히 진실공방이 있는 상황 아니에요. 헬기에서 사격을 한 것으로 일단 확인됐습니다마는. 그와 관련해서 그 당시에 고 조비오 신부가 헬기에서 분명히 쐈다라고 증언을 했거든요. 그것과 관련해서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 쓴 겁니다. 그러면서 아주 심한 표현을 써요.

신부님한테 가면을 쓴 사탄이라든가 또 굉장히 거짓말쟁이라든가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든가 이런 식의 표현을 쓰니까 친인척들 입장에서는 이건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사자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발을 한 것이고. 그와 관련해서 검찰 쪽에서 불구속 기소를 했습니다. 그래서 첫 재판인데 출석을 안 한 거죠.

[앵커]
그런데 그 이유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이렇게 전두환 전 대통령 측에서 그렇게 밝히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네, 그거죠. 원래는 지난 21일에는 변호사를 통해서 재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참석하려나보다라고 다들 전망을 했었죠. 그런데 이틀 뒤에 또 다른 변호사가 나서서 그게 아니고 건강이 안 좋아서 이게 사실 출석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되겠다라는 정도. 그렇게 언급을 했어요.

그리고 처음에 참석할 것처럼 얘기한 것은 변호사의 생각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어제 이순자 여사가 과거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돕던 비서관 명의를 통해서 사실은 입장문을 내놨습니다. 그 내용이 보니까 알츠하이머를 오래전부터 앓고 있었고 특히 2013년 정도부터 진단서를 아예 그렇게 진단을 받았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병 치료하는 과정이고 조금 전에 한 것도 기억을 못할 정도, 그럴 정도로 기억력도 나쁘다. 건강 상태가 나빠서 장시간 왕복 한 10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광주법정에 출석할 수가 없다라고 최종적으로 입장을 밝힌 거죠.

[앵커]
지금 그러면 법원 입장은 어떤 상황인가요?

[인터뷰]
그래도 해야 한다는 거죠. 왜냐하면 5월하고 7월하고 두 번 재판이 있었는데 그때도 계속해서 연기신청을 냈었거든요. 그리고 자기가 서울에 살고 있기 때문에 광주에서 재판받을 수 없다 이송해달라고 했는데 안 받아들여졌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사실 재판을 하라고 한 건데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앓고 있다는 말은 이번에 처음 나온 거예요. 그러니까 예전에도 나오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이러한 병을 들고 나오는 것은 이상하다라고 본 거고. 두 번째로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다 하더라도 거동이 불편한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움직일 수는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재판정에 일단 피고인이니까 나와서 그러한 여러 가지 사정에 대해서 한번 확인을 내가 할 수 있게끔 하라는 게 바로 재판부의 입장인데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오늘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피고인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실질적으로는 재판을 못하고 10월 1일로 연기한 상태거든요.

그런데 만약 10월 1일날도 안 나오면 원래는 강제로 법정 경위 같은 사람을 보내서 내지는 법무부 사람들을 보내서 강제구인을 하는 게 원래 원칙인데 지금 그렇게 못 할 가능성이 높아요. 왜냐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도 재판을 계속 보이콧하잖아요. 구속되어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전두환 전 대통령도 예전에 재판받을 때는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본인이 몇 번 거부한 적이 있었어요, 재판을. 그랬을 때 마지막에 본인 스스로가 나왔기 때문에 사실은 재판을 받았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도 전직 대통령, 물론 여러 가지 일이 있습니다마는. 전직 대통령이고 고령인 사람을 그렇게 강제로 끌고 올 수 있을 것인가. 그런 부분들이 문제가 돼서 아마도 재판부에서는 변호인을 통해서 협조를 강력히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피고인의 어떤 법정 진술의 신빙성은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인터뷰]
알츠하이머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쉽게 말하면 치매라고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그러면 기억력이 정확하지 않아서 다른 식으로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하는 것을 우리가 전제로 깔고 가는 거예요. 그러면 지금 조비오 신부와 관련되어 있는 사자명예훼손이 문제가 되는 것에서 그 명예를 훼손한 그 부분은 내가 기억이 없고 내가 잘 모르는 말이다. 내가 한 것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이런 식으로 주장을 할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렇게 되면 사실은 고의성이 없고 또 병 때문에 그런 식으로 기술했을 것이다라는 게 첫 번째 드러나는 거고.

또 하나는 이런 분들은 대필작가를 쓴단 말이에요. 본인이 제대로 기억을 못 하기 때문에. 그러면 실제 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한 말이 아니라 작가가 한 말 아니냐 이런 식으로 방어 전략을 사용할 수가 있어요. 그런 것들을 재판부에서 어느 정도 받아들여줄 것이냐의 문제인데. 일단은 아무래도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게 정확하다면 또 약도 먹고 있고 여러 가지 실질적으로 정말 그 병에 걸린 게 맞다면 감형 사유는 되겠죠. 그러니까 무죄가 될 수도 있고 감형 사유가 될 수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금 이 건 같은 경우는 무죄까지는 아닐 건데 어쨌든 간에 확인을 좀 해보고 싶다는 거예요, 재판부 입장에서. 정말로 그런지 아닌지를.

[앵커]
지금 이것과 관련해서 또 나오는 지적이 알츠하이머를 벌써 몇 년 전부터 앓고 있었다면 그러면 회고록은 어떻게 쓴 거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그런 거죠. 그래서 이게 상당히 의도적이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일단은 이번에는 빠져나오자, 이런 생각부터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상태에서 쓴 회고록이기 때문에 거기에 쓴 표현이라고 하는 것이 본인이 꼭 이야기했다라고 보기 어렵다는 식으로 논리를 구성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추정을 하게 해요.

그런데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사실 꽤 건강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2년 전만 해도 본인이 대구공고 골프 대회에도 직접 부부 동반해서 가시고 확실하게 확인은 안 됐습니다마는 골프는 꽤 비교적 최근까지도 즐기신 것으로 이렇게 알려져 있는데 갑자기 이렇게 칭병을 하시니까 납득이 안 가기는 하죠. 지금 그리고 2013년부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사실은 그 이후에도 건강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기 때문에 이게 사실은 굉장히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는 믿기 어려운 그런 이야기이기는 하다, 이런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실제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지금 말씀하셨던 그런 정황들을 통해 볼 때 의심을 받는 그런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터뷰]
그리고 사실 사자명예훼손은 그렇게 큰 죄가 아니에요. 그래서 아마 나오셔서 재판을 그냥 받더라도 벌금 정도의, 그것도 큰 벌금이 아니라 몇천만 원, 혹은 1억까지는 안 가겠지만. 어쨌든 그 정도로 물고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저는 이런 전략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나중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들어올 것을 염두에 두고 미리 방어전략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발포 명령을 누가 내렸는지 이것도 앞으로 밝혀야 되는 중요한 사안이지 않습니까. 앞으로 이런 모든 사안들,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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