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의 외침에 국민이 대답하다

이국종의 외침에 국민이 대답하다

2017.11.27. 오후 12:0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2011년 소말리아 해적이 우리나라 선박을 납치하고 이를 구하는 작전에서 우리는 영웅 두 명을 얻습니다.

피랍 당시 선원들을 다독이면서, 배가 고장 났다고 하며 시간을 벌고, 청해부대에 SOS 요청을 했던 석해균 선장, 그리고 총상을 입어 위독했던 석 선장을 치료해 살려냈던 이국종 교수.

두 명이었습니다.

[이국종 /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2011년 2월) : 잘 견디고 계세요. 최선을 다할게요. 저희가.]

그리고 당시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면서 이 분야에 대한 우리나라의 열악한 상황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2011년 3월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렇게 이국종 교수와 관련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는 환자 치료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에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절대적이라며 지원을 호소했고,

당시 보건복지부도 국민생명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므로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6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국종 교수는 다시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이국종 /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교수 (22일) : 저는 환자의 인권 침해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잘못됐다는 게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인권침해를 말씀하시기 전에, 환자의 인권침해를 말씀하시기 전에 정작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비참하게 일하고 있는 중증외상센터 직원들, 더 나아가서 중증외상센터를 떠나 한국에 있는 모든 병원은 영미권에 있는 선진국 병원들과 비교해 직원을 3분의 1 정도밖에 고용을 안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석 선장 치료 후에 모였던 국민적인 관심으로 달라진 게 아니었나요?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한호성 /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前 대한외상학회장) : 전국에서 사실은 16군데를 지정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물론 지역 문제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9개가 개소되어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지정한다고 끝이 아니라는 얘기네요. 그렇죠?)

[한호성 /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네. 지정 받을 때는 정부에서 어느 정도 보조금도 주고 지원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실제 정부에서 지원하는 그런 금액도 적고, 또 열어봐야 재정의 손실만 있고. 그러니까 전부 다 열지 않고 계속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겁니다.]

그때뿐이었던 것일까요? 전국에 권역외상센터 지정은 했지만, 여러 사정에 의해 실제로 문을 연 곳은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에 예산이 내년에 삭감된다는 소식까지 들리자 국민들이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제도적 지원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줄을 이으면서 정부가 결국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책을 조만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