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MB, 몰랐을 리가...조사 받아라"

문성근 "MB, 몰랐을 리가...조사 받아라"

2017.09.19. 오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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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근 / 배우, '블랙리스트' 피해자

[앵커]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피해자 신분으로 어제 검찰에 다녀온 분이 있습니다. 배우 문성근 씨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수고 많으십니다.

[앵커]
어제 고생 많으셨습니다.

[인터뷰]
별말씀을요.

[앵커]
이렇게 심각한 얘기를 하기 전에 요즘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를 하셨는데 저도 즐겨보는 드라마인데 아이러니하게도요. 여론을 조작하는 언론사 간부 역할을 맡으셨어요.

[인터뷰]
현실에 모델들이 워낙에 많아서요. 인물을 창조해내기는 아주 쉬웠습니다. 언론인이라든지 문학인이라든지 중에서 처음에 탐사보도 같은 정의를 추구하다가 회절하는 분들이 많아서 가슴 아프게 연기했습니다.

[앵커]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은데 그런데 이런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일을 실제로 겪으셨습니다.

저희와 이전에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서 끝내서는 안 된다 이런 말씀을 강조하셨는데 정점은 결국 누구를 향해 가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인터뷰]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구이고요. 또 원세훈 씨는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에 발탁된 인물이고 그러니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휘를 명백하게 받았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가는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가 필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어제 검찰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죠?

[인터뷰]
네, 그랬죠. 제가 조사받은 것은 주로 2011년에 국정원이 직접 공작한 내용에 한정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너무 시기적으로도 좁고 또 하나는 국정원의 공작만 들여다봤기 때문에 그 국정원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문화부를 통해서 산하기관으로 또는 KBS, MBC, SBS, CJ로 영화 투자사로 내려보낸 시기와 압박들이 있잖아요.

맨 밑에서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 과정에 대해서 전혀 수사를 아직 못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전모를 밝히려면 그런 수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요. 수사 확대하면서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라고 강력하게 주장을 했죠.

[앵커]
그렇다면 보시기에 검찰 분위기는 어땠는지 들으신 말씀이라든가 느낌적으로 볼 때요. 어떻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일단 검찰은 국정원에서 넘어온 자료가 한정돼 있고요. 또 하나는 검찰 공안팀이 하고 있는데 제가 조사받은 팀도 내사부가 합류되어 있는 거였거든요. 그러니까 인력이 부족해서 수사에 한계가 있으니까 일단 급한 대로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것들 그다음에 증거가 명백한 것들부터 수사를 하는 걸로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전모에 대해서는 분명히 해야 된다는 의지는 갖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군요.

[앵커]
그러면 김미화 씨가 오늘 조사를 받으러 나왔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렇지 않게 걸어다니는 현실이 이해가 안 된다 이런 취지의 얘기를 했고요. 반면에 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는 정치보복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이런 얘기 들으면서 무슨 생각 들으셨나요?

[인터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참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는 어떻게 보자면 동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다 이렇게 도리어 동지 걸 자기가 다 덮어쓰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분은 어떻게 정권을 책임졌던 사람이 부하에게 모두 뒤집어씌우려고 하는지 참 비겁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정치 보복이라는 얘기는 일단 이게 국정원장이 감찰실에 위임을 해서 밝히고 있는 것이고 범법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좋아하시는 법치를 확립해 가는 과정이죠. 그러니까 없는 혐의를 조작해서 뒤집어씌우고 그걸 언론에 흘려서 모욕을 주고 이런 것이 정치 보복이지 이건 법치의 확립 과정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저희가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그래 주십시오.

[앵커]
어제 검찰조사 과정에서 국정원이 관변단체를 지원한 내용을 직접 확인하지 않으셨습니까? 어떤 내용 보셨는지 궁금한데요.

[인터뷰]
어버이연합에 추 모 대표라는 분이 계시죠. 이름이 잘 생각이 안 나는데, 추선희 씨인가요. 아무튼 어버이연합에 제가 일하고 있었던 국민의명령 사무실 앞 또는 제가 소속해 있는 매니지먼트 회사 앞에 가서 1인시위를 하고 또는 집단시위를 하는 것, 그것이 공작에 들어가 있었고요.

그래서 대형 시위의 경우에는 두 번하고 800만 원을 지원하고 1인 시위의 경우에는 20차례를 하면서 800만 원을 지원한다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에 보면 어딘가 지원을 받고 있는 건 분명한데 어딘가가 주로 전경련 아닐까 이런 생각들을 했었잖아요.

예를 들어서 변희재가 씨가 운영하는 미디어워치 같은 걸 보면 삼성, 포철, 농협에 광고를 많이 내고 있었으니까 그런 걸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국민 세금에서 지출된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는데 이번에 그게 확인된 셈이죠.

[앵커]
그러니까 국정원에서 어버이연합의 추선희 사무총장의 이름을 보셨다는 말씀인 거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그쪽에 돈이 지원된 정황을 국정원 문건에서 확인하셨다는 내용이고요. 그리고 문성근 씨 같은 경우는 그동안 1인 시위라든가 여러 가지 활동을 하셨는데 그 활동 중 사실 관변단체들이 등장해서 방해를 한다든지 위협을 한다든지 그런 과정을 실제로 겪으신 건데 당시 상황 기억을 떠올려보시면 어떠신가요?

[인터뷰]
일단 국민의명령 사무실 앞에 와서 집단적으로 시위를 했었고요. 제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할 때는 한 10여 명이 몰려와서 방해를 하면서 시위를 했죠. 그런데 저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하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아마 보도된다든지 이런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겠죠. 그런데 보통 그분들이 다른 데서 시위를 하거나 이럴 때는 거의 경찰에게도 폭력을 행사하잖아요. 그러니까 국가 또는 정치권력의 보호를 받고 있다라는 느낌이야 그때부터 늘 알고 있었죠. 받고 있었죠, 그런 느낌은.

[앵커]
이미 그런 느낌을 갖고 있었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셨는데 사실 그런 피해를 입는 부분들이요. 그동안 잘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회자되고 있는 게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 당하신 적도 있어요.

[인터뷰]
그게 2011년 말 12년 초 정도로 기억하는데요. 그러니까 국민의명령에 대해서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을 여러 단체들이 했고요. 그래서 한 번 그런 데 고발이 되면 언론에서 받아쓰잖아요. 언론에서 많이 받아쓰고 나서 총선이 끝나고 나니까 검찰에서 그냥 무혐의 처리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한테 소환은 물론이고 전화조차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검찰이 볼 때도 이건 말이 안 되는 건데 그렇게 고발했던 것은 그냥 그렇게 언론에 내서 저에게 상처를 입히려는 목적이었을 테니까 그들의 목적은 성공했다고 봐야겠죠.

[앵커]
그러니까 이런 내란선동 혐의를 가지고 고발을 하고 이런 것도 공작활동의 일종이 아니었냐 이런 생각이 드는 상황이고요.

[인터뷰]
국정원 문건에 보면 선거법 위반이 있으면 고발하고 또 내란으로 고발한다 이건 써 있었어요. 그러니까 라이트코리아인가 이런 단체가 내란선동으로 고발했다 이렇게 문건에 되어 있었고요.

그다음에 선거법 위반 경우에는 국민의명령이 거리 선전 활동을 많이 했었는데 고발은 안 됐지만 선관위가 현장에 나가서 굉장히 감시를 철저히 했었거든요. 그게 아마 그분들이 계속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니까 선관위에서 나와서 감독을 했던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은 듭니다. 그건 국정원의 공작이었던 것은 분명하죠.

[앵커]
문건을 통해서 분명히 확인된 그런 사실이 되겠습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국정원의 공작 활동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 있는데 사실 문성근 씨 하면 각종 영화제 상을 휩쓸고 연기력을 인정받는 그런 배우인데 아직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후보에조차 오른 적이 없다 이런 말이 회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과 연관지어서 지금 돌아보니까 이게 조직적인 공작이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으신가요, 추가적으로요?

[인터뷰]
글쎄 그게 민주정부 10년 동안에도 대종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거였으니까 그때는 국정원의 공작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그러니까 영화계 선배들께서 저를 안 좋아하신 측면도 있고 영화계 내부의 민주화 과정이었던 거니까요. 불공정시비를 받고 있는 것과도 물론 연관이 있기는 있겠지만 그러니까 그것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외에 추가적으로 뭔가 의문이 들었던 점들. 지금 보니까 이게 공작이었던 게 아닌가라고 생각이 드는 추가적인 부분이 있으신가요?

[인터뷰]
저 자신에 대한 공격은 제가 감당을 하면 되는데 제 주변에 대한 공격이 상당히 많이 있었죠, 그동안. 참여정부 시절에 제가 출연했던 영화나 또는 TV드라마나 이런 걸 제작했던 회사들, 그 사람들이 출연료를 제 통장으로 입금했을 거 아니에요.

그랬을 경우에 모든 회사가 다 세무조사를 받는다든지 그건 그분들한테 미안한데 참 지금도 그 분노가 가시지 않는 것은 대안학교 늦봄문익환학교라고 전남 강진에 있습니다. 그런데 동아일보가 굉장히 큰 지면을 할애해서 왜곡 보도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기사 내용에 보면 이를테면 학부모들의 대외비 비공개 단톡방에서 오간 얘기들까지 기사에 나와요.

그 기자는 현장에 취재를 온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저를 국민의명령 운동과 함께 정치활동이나 등등 해서 종북으로 공격을 하라고 국정원 문서에 있는데 그 차원에서 늦봄학교까지 공격했던 것이 아닌가 싶고요. 그런데 그게 지금도 영향을 미쳐서 학생 모집이나 등등 해서 굉장히 힘들거든요. 그래서 이 교육까지 망가뜨린 부분에 대해서 정말 분노가 사실 가시질 않습니다.

[앵커]
이제 이런 피해 상황과 관련해서 법적인 조치를 준비하고 계신데 대여섯 분이 소송에 참여하실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 동참할지 결단을 못 내린 분들도 있는 건데 그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인터뷰]
걱정한다거나 두려움이 있다거나 그래서 그러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 모르는 사이에 블랙리스트가 됐는데 이 또한 지나가고 민주화됐고 그러니까 굳이 이렇게 나까지 나설까 이런 생각도 있는 것 같고요.

또 감독들 경우에는 작품으로 말하지 굳이 내가 그런 것까지 하겠나 이런 생각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소송으로 가는 것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검찰의 인력도 부족하고요. 사건의 일부만 수사되고 있는 거라서 우리가 KBS, MBC, SBS 노조와 협력을 해서 사례를 수집해서 고발을 하면 훨씬 수사가 촉진될 수 있기 때문에 움직이고 있는 거니까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를 바라죠. 그러니까 지난 촛불에서도 봤지만 시민이 움직여야 바뀌는 거니까 같이 꼭 동참해 주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앵커]
피해 사례를 모은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혹시 소개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사례, 수집된 사례가 있을까요?

[인터뷰]
제가 어제 조사받은 공작 내용이 구체적인 피해가 되겠죠. 그리고 그 이외에 제 경우에는 KBS, MBC, SBS, CJ 이렇게 방송 지상파 3사와 케이블 전체를 갖고 있는 CJ에서 각각 한 번씩 출연금지가 되는 경험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한 번 하면 부서 전체, 저 사람은 안 되는 사람 이렇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오래 전부터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것을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보다는 이제 노조에서 자체 조사가 돼서 그쪽에서 먼저 나왔으면 참 좋겠다 그렇게 기대합니다.

[앵커]
많은 분들이 지금 마음을 같이 모아주고 계신데 채동욱 전 검찰총장도 돕겠다, 이런 의사를 밝혔습니다. 혹시 얘기를 전해 들으시거나 얘기가 진행된 부분이 있나요?

[인터뷰]
일단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는 문화부 산하에 진상규명위원회가 만들어져서 활동하고 있고 그쪽에서 일단 고발이 일부 이뤄졌어요.

그런데 MB 블랙리스트는 뒤늦게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민변의 김용민 변호사하고 하고 있는데 김용민 변호사 말씀은 어제 채동욱 변호사를 만났고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하셨다고 그러더라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앞으로 힘을 모아서 진실을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힘이 되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

[앵커]
활동 왕성하게 하시기 기원하고요. 아직 못 받으신 대종상 수상도 기원하겠습니다.

[인터뷰]
다음 번에는 연기자로서 초대해 주십시오.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도 기다리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앵커]
문성근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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