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묻지마 개발사업' 피해는 결국 시민의 몫

[중점] '묻지마 개발사업' 피해는 결국 시민의 몫

2017.05.27.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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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민간투자사업 가운데 처음으로 파산 결정이 난 의정부 경전철은 예측수요를 실제 이용수요 보다 부풀려 산정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묻지 마 개발사업이 의정부 경전철뿐이 아니라는 겁니다.

최재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06년 의정부 경전철 민자사업은 실시 협약 당시 하루 평균 7만9천 명이 이용할 거란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이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막상 개통하고 보니 하루 이용객은 만 명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개통 5년도 안 돼 지난 1월 기준 누적적자만 3천6백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안병용 / 의정부시장 : 파산을 선고한 회생 법원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지금 이후부터 우리시는 오로지 경전철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 모든 역량을 쏟겠습니다.]

하지만 경전철을 계속 운영하는 데는 막대한 의정부시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합니다.

의정부 경전철처럼 다른 지자체도 이른바 묻지 마 경전철 사업 추진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용인 경전철은 이용객이 적어 연간 200억 원 이상을 용인시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800억 원이 투입된 인천 월미은하레일은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10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김해 경전철은 해마다 40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도 경전철 10개 노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역시 이용객이 크게 미달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창수 / 나라살림연구소장 : 무책임한 행정조치나 정책 결정 뒤에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사례의 전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정 과정에서 시민이나 전문가 참여가 강화돼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잘못된 사업은 청산도 쉽지 않아 이른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가 큽니다.

수요 예측 근거를 치밀히 따지고 사후에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최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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