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인천 앞바다에 오염수 '콸콸'...구청은 뒷짐

[취재N팩트] 인천 앞바다에 오염수 '콸콸'...구청은 뒷짐

2017.05.18.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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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이틀 동안 하수관을 통해 인천 앞바다로 시커먼 오염수가 쏟아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YTN이 단독으로 보도해드렸는데요.

관리 책임이 있는 구청이 현장을 확인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양시창 기자!

시커먼 물이 콸콸 쏟아지는 장면이 보이는데요. 어느 정도 양이 쏟아진 거죠?

[기자]
지금 보이는 화면이 지난 13일, 인천 연안 부두 인근에서 바다로 검은 물이 배출되는 장면입니다.

어느 정도 양인지는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화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큰 하수관을 통해 시커먼 물이 그야말로 콸콸 쏟아지고 있고요.

또 인천 앞바다가 금세 까맣게 번지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엄청난 양이라는 건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목격자들은 이런 검은 물이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하루 4시간 넘게 쏟아졌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환경단체 관계자와 통화를 해보니까 만일 이런 상황이 사실이라면 방류된 물이 수백 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공무원들이 현장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그냥 돌아갔다고요?

[기자]
먼저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인천 앞바다로 검은 물이 쏟아졌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 12일과 13일입니다.

연안 부두 하수관을 통해 악취와 함께 시커먼 물이 쏟아졌다는 건데요.

관리 책임이 있는 인천 중구청은 신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구청 직원들은 바다가 검게 변해있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여기서 구청이 한 조치사항이 논란입니다.

물이 흘러나왔다는 하수관 위치를 확인한 뒤 하수관망을 관리하는 하수처리장 관계자를 불러 배관 청소를 요청하고 돌아간 것입니다.

구청 측은 하수관 배관에 문제가 생겨 생활 하수가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배출된 것으로 보고 그렇게 조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생활 하수라기엔 너무 많은 양이 쏟아졌고, 또 색깔도 상당히 짙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무단 방류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게다가 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은 비 예보까지 있던 날이기 때문에 무단 방류 가능성이 더 커졌던 시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하거나 CCTV 확인 등 꼭 필요한 초동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욱이 앞서 지난 3월 문제의 하수관으로부터 8km 정도 떨어진 인천 남동공단의 업체가 6만 톤이 넘는 맹독성 폐수를 바다에 몰래 버리다 적발된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YTN 취재가 시작된 뒤에 구청이 경위 파악을 위해 하수관을 역추적했다고요?

[기자]
구청 담당자들은 지난 16일부터 어제까지 하수관에 직접 들어가 관망을 역추적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역추적해보니 시커먼 물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이번 주 월요일까지 연안 부두 인근의 한 하수관 청소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청소하면서 발생한 찌꺼기가 물과 섞여 그대로 밖으로 흘러나온 것으로 파악된다는 겁니다.

지자체에서 하수관 배관 청소는 보통 일 년에 한 번 내지 두 번 하는데요.

지난 주말이 딱 그 시기와 겹쳤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시커먼 물에 대한 성분 검사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하수관 배관 청소 찌꺼기가, 뿜어져 나온 오염수의 정체라고 단정 짓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구청은 하수관 지도를 통해 배관 청소한 물이 문제의 하수관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문제는 있습니다.

하수관 배관을 청소한 물도 당연히 하수처리장을 거쳐서 바다로 배출돼야 하는데 이번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구청도 여전히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안 부두 인근 하수관은 지난 2012년에 모두 재정비됐습니다.

따라서 상점과 가정집에서 나오는 생활 하수는 모두 하수종말처리장인 인천환경공단 남항사업소를 거쳐서 바다로 흘러가게끔 돼 있는 겁니다.

인천항 인근 주민들이 오염물질 배출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밝힌 만큼 하수관망과, 환경 신고가 접수됐을 때 초동 대처 매뉴얼 등에 대한 재정비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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