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진짜 그럴듯한 '가짜뉴스' 대처법, 일단 의심부터 하라

[신율의출발새아침] 진짜 그럴듯한 '가짜뉴스' 대처법, 일단 의심부터 하라

2017.02.14. 오전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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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진짜 그럴듯한 '가짜뉴스' 대처법, 일단 의심부터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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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2월 14일(화요일)
□ 출연자 :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가짜 뉴스, 찌라시와 달리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어 믿기 쉬워
- 한국, 정치적 견해 다를 경우 목적을 갖고 가짜 뉴스 만들어내는 양상
- 옛말에 '세 명이 모이면 거짓말도 진짜로 만들 수 있다', 가짜뉴스 딱 그런 상황
- SNS는 열린공간? 오히려 뜻 맞는 사람들만 소통해 폐쇄적
- 가짜 뉴스, 퍼져버리면 만회할 길 없어... 경찰이 직접 대응할 만해
- 언론들의 속보 경쟁, 가짜 뉴스 피해 유발하는 원인
- 언론환경, 광고 경쟁까지 유발해 조회수 높이기 과열... 헤드라인 알바까지
- 가짜 뉴스, 소비하는 입장에서 공신력 있는 언론과 비교하고 의심하는 태도 가져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이철성 경찰청장이 어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짜 뉴스’, 페이크뉴스와 관련해서 본격적인 모니터에 들어가겠다, 명예훼손 땐 모욕혐의로 수사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만 지금 이 가짜뉴스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이게 연예계 뿐 아니라 정치권, 사회 전반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의 이택광 교수 연결해서 관련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이하 이택광): 네, 안녕하십니까.

◇ 신율: 일단 페이크뉴스, 가짜 뉴스의 정의부터 알아볼까요?

◆ 이택광: 보통 찌라시라든가 카더라 통신 이런 건 이미 있었죠. 이런 것들은 공식적인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진 않습니다. 이런 정보를 접했을 때 우린 기본적으로 이게 유언비어구나, 사람들 입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신뢰성이 좀 떨어지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돼 있어요. 그런데 가짜 뉴스 같은 경우엔 정확하게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고 언론의 공신력을 빙자하면서 등장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 이게 뉴스인가 생각하게 되고 뉴스라고 생각해서 믿게 되는 것이죠. 언론의 형태를 띠고 있는 거죠.

◇ 신율: 찌라시 같은 경우엔 아예 정보지 수준이기 때문에 걸러서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가짜 뉴스 같은 경우엔 이제 진짜 뉴스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 이 말씀이시죠?

◆ 이택광: 형태 자체가 뉴스 형태로 나와 있죠. 뉴스에 이렇게 보도됐다, 또는 외신에 이렇게 보도됐다 이런 식으로 나오기 때문에요.

◇ 신율: 예를 들면요? 반기문 총장도 아주 곤욕을 치른 적이 많았다고 하던데요.

◆ 이택광: 그렇죠. 가짜뉴스로 곤욕을 치르신 대표적인 분인데요. 대표적인 게 안토니오 구테헤스 신임총장이 대선 출마를 반대하고 있다, UN에서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보도가 나갔어요. 그리고 또 그와 관련돼서 그런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일부 언론은 받아쓰기도 했고, 그게 안희정 지사가 나와서 UN정신에 위배된다, 여기에 대한 해명을 하라고 해서 곤욕을 치렀죠. 역시 또. 그런데 알고 보니까 가짜뉴스였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기초한 발언이었다고 정정발언도 했고요. 이런 것들이 있고요. 또 재밌는 일도 있습니다. 전미홍 씨 같은 경우는 탄핵 반대를 외국의 석학들도 하고 있다, 하면서 가짜 뉴스에 나와 있는, 누군가가 장난스럽게 만든 가짜 뉴스인 거 같은데요.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석학 이름으로 착각해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해프닝도 있었어요.

◇ 신율: 그런데 이게 지금, 예를 들어서 BBC라든지 외국 언론에 전해진 얘기다, 이런 식의 가짜 뉴스를 할 경우엔 이게 증거 찾기도 쉽지 않잖아요?

◆ 이택광: 그렇습니다. 특히 한국 같은 경우는 대중들이 기본적으로 국내 언론에 대한 불신 이런 게 좀 강하잖아요. 그게 역으로 이용당하는 건데요. 아무래도 한국 같은 경우엔 정치적인 입장에서 반대될 경우에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 양상들이 있죠. 다시 말하면 정치적 목적에 의해 상대방을 비방하기 위해 이런 가짜 뉴스를 만드는 겁니다.

◇ 신율: 의도성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 이택광: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국내 언론에 대한 불신도 있는 상황에서 외신에 이런 게 보도됐다고 나오니까, 정치적 입장에서 반대되는 사람들은 믿게 되는 것이죠.

◇ 신율: 가짜 뉴스가 또 요즘은 전파속도가 빠른 것에서 문제가 되는 게 아니겠어요? SNS나 이런 걸 통해서요.

◆ 이택광: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처음에는 믿지 않다고 다른 사람들이 보낸 여러 가지 SNS라든가 이런 내용들을 보면 자기 혼자 믿지 않으면 좀 이상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거죠. 옛말에 ‘세 명이 모이면 거짓말도 진짜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딱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SNS가 여러 사람의 군중심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죠.

◇ 신율: SNS를 말씀하셔서 생각이 났는데, 우리가 SNS를 열린 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절대 열린 공간이 아닌 거 같아요.

◆ 이택광: 그렇지 않습니다.

◇ 신율: 그렇죠?

◆ 이택광: 과거에 열린 공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초기 인터넷 게시판과 SNS는 전혀 다르죠. SNS는 본인과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소통하는 도구에 가깝죠. 굉장히 폐쇄적입니다.

◇ 신율: 우리가 이른바 ‘확증편향’이라고 얘기하는, 그러니까 자기가 믿는 것을 사실이라고 듣고 싶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 SNS가 결국 활용되는 거 아니겠어요?

◆ 이택광: 사실 뭐 사람들이 다 그런 경향이 있죠. 자기 자아를 강화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바로 우리 자신들입니다. 그런데 SNS는 거기에 기름을 부어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제가 제 자신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더라도 옆 사람들이 너 잘 하고 있다고 얘기하면 그런 회의감이 사라지잖아요. SNS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정치적 편향을 가지고 있는데, 그 편향이 흔들릴 때 옆의 분들이 으쌰으쌰 해주면 또다시 정치적 입장을 강화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런 식의 악순환이 SNS에서는 일어나기가 아주 쉽습니다.

◇ 신율: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런 SNS 상에서 가짜 뉴스가 퍼지면 거기서 피해를 본 사람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이게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 이택광: 그렇습니다. 그게 지금 가장 큰 문제점이죠. 경찰도 이제 대응을 하겠다는 것도 바로 이런 것 때문에 그런 것이고요. 일단 퍼져버리면 만회할 길이 없습니다. 특히 SNS는 바다와 같은 것이라서 떠내려가 버리면 어디 가서 찾아야 할지 알 수가 없어요. 그리고 또 그걸 퍼뜨린 분들이 양심적으로 정정 보도를 해주는 것도 아니고 한 번 여기 걸려들면 본인의 명예만 상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명예로 본인의 어떤 것을 유지하는 분들의 입장에선 굉장히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 신율: 교수님, 가짜 뉴스라는 게 과거에 어떤 형태가 됐든 유언비어라고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요즘 특히 많아지고 문제가 되는 이유는 솔직히 전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 사회가 완전히 양분화됐기 때문에 가짜 뉴스가 더 날뛰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이택광: 그런 것도 있는데요. 그런 상황들이 한국의 어제 오늘 상황이 아닌 거 같습니다. 이젠 객관적인 조건이란 것도 있죠. 최근 언론들의 속보 경쟁, 지금 한국 같은 경우엔 가짜 뉴스를 사실 정론을 펼쳐야 할 언론들이 받아쓴다는 것에 있지 않겠어요? 그게 제가 볼 때 다른 나라에 비해 좀 더 큰 피해를 유발하는 원인인 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언론사가 600곳이 넘죠, 지금. 언론사가 난립하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속보 경쟁, 단독 보도 경쟁, 이런 걸 펼치게 됩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듯 한국 특유의 포퓰리즘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언론사의 환경에서. 이런 것들이 맞아떨어지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 가짜 뉴스의 피해나 가짜 뉴스가 확산되고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부상하는 데 굉장히 빠르게,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신율: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면, 언론의 책임성이 있지 않습니까? 책임성이란 부분이 다른 게 아니고, 언론의 가장 중요한 건 정보를 사실로 확인하는, 그게 바로 언론 역할 중 하나인데 그 책임성이 옅어지고 있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 이택광: 언론인들 책임도 있겠지만 제가 볼 땐 언론환경 자체가 특종이나 단독보도 경쟁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게 대표적인 게 광고 경쟁이죠. 광고를 해야 하고 트래픽을 올려서, 특히 인터넷 언론 같은 경우엔 아무래도 조회수를 높여야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헤드라인 알바라는 신종 직업도 출현할 정도로요.

◇ 신율: 그게 뭐예요?

◆ 이택광: 그러니까 포털 사이트에 제목을 자극적으로 다는 겁니다. ‘신율 교수님, 알고 봤더니’ 이런 식으로 다는 거죠. 열어보면 아무것도 없는 거죠. 그런 식의 프레임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이런 것의 연장선으로 가짜뉴스를 봐야 하는 것이고요. 물론 과거에 장난스럽게, 제가 볼 때 한국 최초의 가짜 뉴스는 아마 설악산 흔들바위가 떨어졌다는 보도, 그 사건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때만 해도 장난이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젠 장난이 아닌 거예요. 어떤 정치적 목적에 의해 사용되는, 본인의 정의감을 강화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비방하게 만드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거죠.

◇ 신율: 외국에선 가짜 뉴스를 식별하는 앱도 개발됐다고 하던데요. 이 가짜 뉴스와의 전쟁에서 우리가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법, 어떤 게 있을까요?

◆ 이택광: 결국 가짜 뉴스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이 태도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가짜뉴스의 특징은 굉장히 과도하고 선정적인 헤드라인을 가지고 그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다른 뉴스들과 비교하는, 그 비슷한 뉴스가 다른 언론에도 보도됐는지를 확인해보는 방법밖에 없겠죠. 공신력 있는 언론을 찾아서 확인해보고 그런 보도들이 안 나왔다고 한다면 의심해보는 그런 자세를 가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신율: 공신력 있는 언론이라면 5대 일간지 정도 되겠죠.

◆ 이택광: 그렇죠. 5대 일간지에 보도되지 않으면 처음엔 의심을 해봐야 하는 거겠죠.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본인의 확증 편향에 의해 믿고 있는 게 아닌가 돌아보는 수밖에 없을 거 같고요. 가장 중요한 건 SNS 하는 걸 좀 줄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신율: 5대일간지와 YTN, 우리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죠(웃음).

◆ 이택광: 네, YTN도, 하하.

◇ 신율: 어쨌든 여기에 속아서 이걸 계속 퍼 나르고 이런 일들은 사실 굉장히 큰 사회적 해악을 끼친다는 인식도 좀 우리 모두가 가져야 될 거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택광: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의 이택광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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