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공사 중 인부들이 지하실에? 또 '후진국형 안전사고'

[신율의출발새아침] 공사 중 인부들이 지하실에? 또 '후진국형 안전사고'

2017.01.09. 오전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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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월 9일(월요일)
□ 출연자 : 조원철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종로 매몰사고, 한꺼번에 철거하는 방식 택한 것으로 보여
-공사 중 인부들이 지하실에? 의문
-공사현장에 관리자 없었던 것으로 보여
-철거작업, 신고제 아닌 허가제 되어야
-제도적으로 할 수 있는데도 못한 '후진국형 안전사고'
-일반 시민들에 안전관리 교육 없어, 문제
-과태료, 벌과금 제도 강화해야
-업무상 과실치사 가능성 있어
-철거 작업 시 공사 기금 줄이는 하청제도 고쳐야
-현장 인력, 현장 관리자가 철저히 교육시켜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지난 주말, 종로구 낙원동의 철거공사 현장에서 호텔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붕괴와 함께 매몰됐던 2명의 인부 중 발견되지 않았던 한 명은 구조를 시작한 지 39시간 만에야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고 합니다. 이번 사고 원인은 무엇일지, 왜 자꾸 이런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건지, 관련해서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조원철 명예교수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원철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이하 문정인): 네, 안녕하세요.

◇ 신율: 교수님께서 현장 직접 가보셨다고 하더라고요. 현장 상황 전문가로서 보실 때 어떻던가요?

◆ 조원철: 11층 건물이었기에 위에 철거는 비교적 지금까지 사고가 없었으니, 안전하다고는 얘기할 수 없지만 철거를 했는데, 지하 1층, 지하 2층, 3층까지 되다 보니까 포크레인이 큰데, 바로 들어갔고, 위층을 철거하며 콘크리트 블록들이 떨어질 것 아닙니까, 이게 금이 가게 하는 건데, 손상을 많이 시키거든요. 중량이 들어가고 포크레인이 운행되면서 하중을 가한 거죠. 그러다 보니 밑으로 들어갔는데요. 또 다른 이유는 1층에서 철거하다 보니까 사방으로 흩어질 염려가 없거든요. 블록들이. 한꺼번에 아마 철거하는 방식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가장 의심이 가는 건, 위에서 공사 중인데 왜 인부들이 지하실에 들어갔을까요. 그게 가장 의심스럽습니다.

◇ 신율: 정상적인, 상식적인 건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 조원철: 절대적으로 상식적인 건 아니죠. 왜냐면 관리자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현장소장이나 안전관리자가 전혀 없었다고 하는 증거거든요.

◇ 신율: 말씀하신 것을 보면 어쨌든 지하 보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 조원철: 충분하죠. 지하 보강은 사실 1층 바닥과 지하 1층, 2층, 3층 철거할 때는 지하 보강 없이 그대로 내려앉히는 공법들을 많이 쓰거든요. 그런 공법들을 쓰고 있는데 왜 위에 작업하는데, 위험한데 지하실에 들어갔을까, 의문이고요. 1층 바닥, 많이 균열이 갔을 텐데 그 무거운 포크레인이 올라가 작업했다는 건 1층 바닥에 대한 안전 점검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거든요.

◇ 신율: 그런데 교수님, 궁금해서 여쭤보는데요. 철거 작업 외국에서 보면 폭탄으로도 하던데요.

◆ 조원철: 대형 건물의 경우, 저희도 한 번 한 적 있어요. 남산 한 아파트 철거할 때 작은 폭약들로, 그건 역학 계산을 잘 해서 건물 안쪽으로만, 바깥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해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법, 우리나라도 그것을 할 수 있고 여러 군데에서 했거든요. 도심에서 11층 정도이면 신고제가 아니고 철거는 역학 계산을 해야 하기에 반드시 허가제가 되어야 합니다.

◇ 신율: 지금 두 명이 모두 사망한 채 발견이 되지 않았습니까. 사고가 난지 39시간 만에. 오늘 새벽에야 나머지 한 명이 발견되었는데요. 구조 작업도 건물이 이런 상태라면 쉽지 않은 모양이죠?

◆ 조원철: 절대 쉽지 않죠. 1층 바닥과 지하 1층, 2층, 3층 모두 한꺼번에 무너져서 좁은 공간에 들어갔거든요. 일일이 다 치워야 시신을 발견할 수 있고 구조작업 할 수 있거든요.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사고를 후진국형 안전사고다, 이렇게 볼 수 있나요?

◆ 조원철: 그렇죠. 후진국형이라고 하는 게,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고 못하는 게 후진국형 안전사고라고 하는데요. 우리는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거든요, 제도적으로도. 그런데 안 하지 않습니까. 전부 다 사람의 문제입니다.

◇ 신율: 이런 게 반복되는 이유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는 건데요.

◆ 조원철: 사람이 문제죠. 일차적으로.

◇ 신율: 그러면 사람을 움직이도록 강제적 조항이 보강되어야 하나요?

◆ 조원철: 벌과금 제도가 강하게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벌과금이 굉장히 약하거든요. 그게 하나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안전 불감증이라는 단어, 어제오늘 나온 게 아니니까요. 재난관리 시스템과 관련되어 있고, 사고 불감증이라는 게 크게 본다면 재난관리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 좀처럼 잘 고쳐지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어요.

◆ 조원철: 첫째 안전관리 교육이 시민들 일반 교육에 없습니다. 교과서적으로 강의 몇 시간 듣는 것, 그것으로는 안 되거든요. 그것을 실시할 수 있도록 과태료, 벌과금 제도를 굉장히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예를 들면 교통 범칙금도 상당히 올리고 있지 않습니까. 올리니까 과속하거나 그런 건 상당히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래서 교통 범칙금 제도와 같이 이런 것도 책임을 묻는 제도를 강화해야 할 거로 판단합니다.

◇ 신율: 이번 사건만 본다면 해당 철거 작업에 참여한 두 곳의 건설업체, 한 곳의 인력업체도 조사한다고 하고요. 만일 제대로 된 제도적인 것들을 지키지 않았다고 했을 때는 일단 벌금의 문제가 아니라 더 큰 엄중한 범죄가 아닌가요?

◆ 조원철: 그렇죠. 이게 신고제가 아니고 허가제가 되면 책임이 더 강화되거든요. 회사 자체 존폐 문제를 책임 물을 수 있을 때까지 훨씬 더 강화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부 업자들 편의 위주로 국토부가 이런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건 잘못되었습니다.

◇ 신율: 업무상 과실치사, 이런 적용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요.

◆ 조원철: 그렇죠. 바로 그거죠. 왜냐면 관리 의무를 안 했거든요. 안 해서 인사 사고가 났거든요. 현장 소장이나 안전 관리자가 전혀 관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부들이 작업 철거 도중에도 지하실에 들어갔거든요.

◇ 신율: 그리고 여기서 일하신 분들이 전문적 철거만을 담당하는 그런 분들인지,

◆ 조원철: 아닙니다. 예를 들어 포크레인이 별 공사장에 다 사용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작업을 하다가 이때 와서 가볍게, 비교적 전문성이 없는 그러한 상태에서 이 철거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하청업체라고 하는 게 재청, 삼청이 되다 보면, 공사 기금이 줄어들거든요. 이것 자체를 고쳐야 합니다. 하청, 재하청, 하청까지는 몰라도 재청, 삼청, 이렇게 내려가는 건 굉장히 나쁜 제도인데 우리는 아직도 묵인하고 있거든요.

◇ 신율: 제가 교수님께 왜 여쭤보냐면, 돌아가신 분들의 경우도 새벽에 인력 전문 소개해주는 곳, 그런 곳에서 오신 분들이라면 사실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어디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위험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해서 여쭤보는 거거든요.

◆ 조원철: 그렇죠. 새벽 시장에서 나오신 분들은 현장 상황을 모르시거든요. 모르시고 현장에서 소장이나 안전관리자가 상세하게 설명하고 안전 대피 요령, 들어갈 곳과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을 알려줘야 하는데, 위에서 큰 포크레인이 작업하는데 밑으로 들어가서 무엇을 했는지 몰라도, 밑에서 일한다고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신율: 그럴 때일수록 사실은 더 엄격한 전문가들의 관리와 감독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상 그러지 못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 조원철: 그렇습니다.

◇ 신율: 우리나라 인력 수급 구조상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지만, 관리자들은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 조원철: 그렇죠. 새벽시장에서 오는 노동자들이라고 하더라도 현장 소장이나 관리자가 철저하게 교육을 시켜야 하거든요. 그게 목숨과 같이 가는 문제이기에 반드시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원철: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조원철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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