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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벌러 공사장 간 20대, 결국 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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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6-11-06 06:23
앵커

스스로 등록금을 벌겠다고 여름 내내 공사장을 돌며 일 했던 20대 쌍둥이 형제가 870만 원의 임금을 못 받는 피해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한 가정에 닥친 임금 체불의 후폭풍을 박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상 최대의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 여름, 대학생이던 21살 쌍둥이 형제는 이 공사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다가오는 2학기, 수백만 원 등록금의 압박. 형은 그 등록금을 벌기 위해, 동생은 어려운 집안 살림에 보태려고 형제가 나란히 공사장 일을 택한 겁니다.

[김민성(가명) / 21살 대학생 : 더워서 일을 하다가도 힘이 안 나고, 너무 더우니까 퍼져서 조금 쉴 때는 누워서 쉬고 힘들어서 일을 못 할 정도 였거든요.]

타는 듯한 더위에 위험천만한 현장에서 생전 처음 해보는 고된 일이었지만, 돈을 벌겠다는 생각 하나로 꾹 참고 석 달여 흙먼지를 마셨습니다.

하지만 그 여름은 씻을 수 없는 악몽이 됐습니다.

[최미경(가명) / 김민성(가명) 씨 어머니 : 기가 막히는 거예요. 올 여름 얼마나 더웠어요? 근데도 좋다고 가서 둘이 일을 하는 거야. 아, 너무 기가 막히는 거예요.]

아버지 없이 혼자 쌍둥이 형제를 키우면서도 늘 씩씩했던 최 씨가 오늘은 서러움을 참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두 아들이 여름 내내 공사장에서 번 돈 870만 원을 고스란히 떼였다는 겁니다.

10여 명 직원 가운데, 월급을 못 받은 직원은 4명.

특히, 이 가운데 3명은 21살 어린 청년들었습니다.

[최미경(가명)·김민성(가명) : 그냥 안 준 거예요. 이유도 없어요. 그냥 일을 그만둬서 안 주는 것 같아요. 그만둬서 안 주는 것 같아요.]

당장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큰 아들이 속수무책이 됐는데요.

[최미경(가명) / 김민성(가명) 어머니 : 군대를 가거나 입대 영장이 없으면 휴학이 안 된데요. 그럼 그냥 자퇴를 하거나 1학년은 뭐 할 수 있는 게 없다. 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갈 수 있는 건 오로지 군대밖에 없어요.]

결국 등록금 벌겠다고 아등바등하던 큰 아들은 지난달, 계획에도 없던 군대에 가야 했습니다.

남은 둘째 아들도 계획이 뒤틀렸습니다.

공사장에서 발목 근육과 인대가 찢어지는 사고로 큰 수술 끝에 아르바이트조차 할 수 없는 신세가 됐지만, 월급도 안 주는 업체 사장은 지금까지 연락 한 통이 없습니다.

해당 노동청은 연락이 닿지 않는 대표 김 모 씨를 전국에 지명 수배한 상태입니다.

[최미경(가명) / 김민성(가명) 씨 어머니 : 정말 회사가 어려워서 회사를 운영해 나가야 되는데 정말 너희 월급을 주면 회사 운영을 못 한다. 그러니까 조금만 참아 달라,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저는 제가 어디 가서 빚을 더 내서라도 버텨낼 수 있어요. 그런데 이거는 고의에요 고의. 어려워서 안 주는 게 아니에요. 이걸 고의라는 걸 알면서도 나라에서도 어떤 제도적으로 제압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답답한 거예요.]

국민신문고는 업체 대표 A 씨와 어렵게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공사 대금을 제대로 주지 않아 월급을 못 준 것이며 자신도 피해자로 늦었지만 이번 달 중순쯤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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