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보다 못한 사이, 집주인 vs 세입자

원수보다 못한 사이, 집주인 vs 세입자

2016.08.27. 오전 00:0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갈등, 즉 임대차 분쟁이 위험 수위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으로 이웃 주민들도, 경찰도 포기한 '일촉즉발' 공포의 집이 있다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박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의 한 평범한 주택가.

[이웃 주민 : 내가 뭐라고 할 수가 없더라고. 경찰들이 와서 앞발 뒷발 다 들고 가 버리고. 사적인 일이잖아요.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상황이 긴박해 보입니다.

극도로 흥분한 상태의 두 사람.

대체 이 집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먼저 우리는 지난해 여름, 2층 세입자로 들어왔다는 김 모 씨를 만나봤습니다.

김 씨가 집주인과 부딪친 건, 이사 첫 날부터였습니다.

집주인은 편백 나무로 된 거실 벽이 훼손된다며, 일체 못을 박지 말 것을 요구했고, 김 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불신은 극대화됐습니다.

[김 모 씨 / 세입자 : 아침에 출근할 때 9시 15분쯤. 야, 이 x야 문 천천히 닫아. 문 천천히 열어. 거지 같은 x들이 들어와서. 그냥 막 x욕을 해요. 입에 담지도 못할. 나는 생각하기도 싫은데.]

그리고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올해 초쯤.

가족 모두가 집을 비운 평일 오전.

한 여성이 잠겨있던 현관문을 열쇠로 열고 성큼성큼 들어옵니다.

그러더니 안방에서 3~4분 쯤 머물다가 나와서 나머지 방을 살펴보더니 다시 유유히 현관문을 통해 빠져나갑니다.

모두가 외출한 사이 몰래 집에 침입한 이 여성은 다름 아닌 1층 집주인이었습니다.

[김 모 씨 / 세입자 : 이 집에서 빨리 나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요. 이 집, 이 근처 다니기도 싫어요. 진짜. 소름이 막 돋아요.]

일촉즉발 공포의 집. 우리는 이 집의 주인, 박 씨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했습니다.

[박 모 씨 / 집주인 : 아니, 그런데 어디서 오셨는데요? (어머님 YTN에서...) YTN이요? YTN에서 왜 옵니까. 아, YTN에서 왜 옵니까.]

[박 모 씨 / 집주인 : 김xx에 대한 일방적 주장만 듣고 와서 취재하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일방적 주장만 안 듣고 말씀을 들으려고 온 거에요.)]

[박 모 씨 / 집주인 : 지금요 (세입자가) 석 달 오늘까지 넉 달 동안 현관문을 안 열어줍니다. 그런데 (2층에서) 자꾸 물이 샌다고 하니까 확인 차 올라간 겁니다. 문도 안 열어 주고 하니까.]

무단침입은 세입자가 서너 달째 집을 보여주지 않아 벌어진 일이고, 이미 벌금 50만 원을 내고 법적 책임을 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박 모 씨 / 집주인 : 열쇠를 열 때도 살짝 당겼다 열면 안 들립니다. 그런데, 어떻게 닫느냐면, 빡! 이렇게 닫고.]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인 사건. 더이상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우리 집'에서 생긴 일입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