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사회 키워드⑦] '기·승·전 닭' 한 집 건너 치킨집 '생존 전쟁'

[2016 한국사회 키워드⑦] '기·승·전 닭' 한 집 건너 치킨집 '생존 전쟁'

2016.03.07. 오전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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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 연중기획 '2016 한국사회 키워드' 일곱 번째는 '치킨 전쟁'입니다.

한 집 건너 치킨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킨집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종으로 우리 사회 자영업 실태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치킨집의 생존 경쟁을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상권이 형성된 곳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치킨집입니다.

100m가 되지 않는 거리인데도 열 곳.

치킨집이 얼마나 많은지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봤습니다.

점으로 표시된 곳이 모두 치킨집인데, 3만 6천여 곳에 달합니다.

세계적인 페스트푸드 가맹점, 맥도날드의 전 세계 매장 수보다 국내 치킨집의 수가 더 많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창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말들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말들인데, 국내 치킨집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경쟁이 심하고 폐업하는 치킨집 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킨집의 경쟁이 얼마나 심한지 한번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신촌의 한 치킨집입니다.

테이블마다 손님이 가득하고, 배달주문도 몰립니다.

주문과 함께 주방이 분주해집니다.

튀기고, 튀기고, 또 튀기고…. 치킨을 직접 튀겨봤습니다.

튀김옷을 입혀 펄펄 끓는 기름 솥에 넣고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저어 줍니다.

기름을 털고 양념까지 버무리면 끝.

제가 직접 튀겨낸 치킨입니다.

뜨거운 기름이 튈 때마다 따갑고 아팠는데, 못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300마리를 튀겨내야 오늘 하루 밑지는 장사를 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닭만 튀긴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만 7천 원짜리 치킨 한 세트를 팔면, 재료비를 빼고 손에 쥐는 돈은 8천 원 정도.

인건비와 가게 세 등 운영비를 제하면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하루 수백 마리를 팔아도 큰돈을 벌기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같은 상권에 있는 30여 곳의 치킨집과 경쟁도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소상공인 진흥공단의 상가 과밀지수입니다.

색이 짙을수록 과밀이 심하다는 뜻인데, 경쟁이 덜한 곳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업종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인근 치킨집 사장 : 원체 치킨집이 많으니까 나눠 먹기죠. 옛날에는 손님이 백 명이면 한, 두 가게에서 50명씩 나눠 받았는데, 지금은 열 곳, 스무 곳에 손님도 서너 명 있을까 말까….]

하지만 창업 열풍은 여전하고 대기업 가맹점까지 꾸역꾸역 밀려들고 있습니다.

문을 닫는 곳도 많습니다.

실제로 창업 후 3년 내 폐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이 치킨집이었습니다.

일 년 내에는 열 곳 가운데 한 곳 정도가 문을 닫았는데, 삼 년 뒤에는 무려 네 곳 가까이 폐업했습니다.

업종을 확대해 보겠습니다.

전국 자영업 통계를 보면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949만여 곳이 창업했고, 793만여 곳이 폐업했습니다.

3년 후 생존율은 40%에 불과하고 10년 뒤엔 10%대로 떨어집니다.

수치만 보면 10년 후 살아남는 곳이 10곳 가운데 2곳이 되지 않습니다.

포화상태의 시장에서 제 살 깎기 식의 출혈 경쟁으로 버티질 못하는 겁니다.

하지만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철규 / 건국대학교 창업지원단장 : 실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최소한 6개월, 욕심낸다면 1년 정도 실제 경험을 해 본 다음에 창업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준비 중인 장현천 씨.

벌써 1년 가까이 일을 배우고 있습니다.

장사 경험을 충분히 하고, 부족한 창업자금은 현재 일하는 곳에서 투자를 받기로 해 부담도 줄였습니다.

[장현천 / 치킨집 예비 창업자 : 장사를 배우려면 몸소 뛰어 봐야 안다고 가게 장사를 더 효율적으로 할까 이런 것을 연구하고 저희끼리 매일 의견도 나누고 있습니다.]

창업은 더는 생계를 위한 비상구가 아닙니다.

자영업자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정부 정책과 시스템 구축도 시급하지만, 예비 창업자들의 신중한 선택도 중요합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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