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운항 횟수에 비해 비행과 정비 인력이 크게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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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1. 오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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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운항 횟수에 비해 비행과 정비 인력이 크게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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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 "저가항공, 운항 횟수에 비해 비행과 정비 인력이 크게 부족해"-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1/11 (월)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2006년 국내 최초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처음 운항을 시작한 이래, 지난 해 12월 에어서울이 면허를 받으면서 저비용 항공사는 모두 7개 업체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크고 작은 사고나 운항 차질이 계속되면서 항공 요금이 내려간 만큼 안전함도 떨어진 게 아니냐 하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저가 항공이라고 불리는 저비용 항공사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직접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하 허희영)> 네. 안녕하세요.

◇최영일> 안녕하세요. 최근에 저비용 항공사의 있다른 사고 때문에 탑승객들의 불안감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 12월 말에 제주 항공 여객기 급강하 했고요. 지난 3일에는 필리핀에서 부산으로 오던 진에어 여객기가 출입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서 이륙 20분 만에 회항했지 않습니까? 이런 사고의 발생 원인 무엇인가요?

◆허희영> 이게 보도된 대로 이번 사고들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습니다. 비상 상황에 대한 미숙한 처리라든가. 정비 불량. 그리고 객실 안전 절차의 소홀.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이 나타났는데요. 기체 결함이라든가, 항공기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요. 사람에 의한, 인적 요인에 대한 데에서 찾아지고요. 또 실제로 항공 사고가 인적 요인에 대해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죠.

◇최영일> 그렇군요. 그런데요, 교수님. 유난히 저비용 항공사에서 지금 말씀하신 인적 사고. 또 정비 불량. 이런 여러 가지 관련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허희영> 우리나라에 저비용 항공이 들어온 지가 10여 년 넘었는데요. 어느 정도 시장은 확보된 상태인데.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또 최근에는 중·단거리 국제 노선이 특히 늘어나다 보니까 운항이 빠듯해요. 그래서 그동안 작은 사고들은 좀 있어왔는데. 운항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사고도 비례해서 늘어나는 것으로 보여지고요. 또 한편으로는 비행기는 늘어나는데 조종이나 정비 인력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그런 소프트웨어의 확충이 넉넉하지 않은 게 잠재적인 사고 원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영일> 지금 짚어주신 것을 하나씩 여쭤볼게요. 그렇다면 보통 저비용 항공사들이 오래된 항공기를 들여오지 않습니까?

◆허희영> 아무래도 그렇죠.

◇최영일> 중고 항공기. 그리고 또 말씀하신 대로 운항 횟수가 굉장히 많은 편인데. 결국 이런 것도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대목이 되겠네요?

◆허희영> 이제 오래된 항공기라고 하는 것 때문에 안전에 우려가 된다는 견해는 저는 동의를 하지 않아요. 이 비행기라고 하는 게 기술적 수명이 20년, 30년 되는 것이고요. 우리 항공대학에도 10년 넘은 비행기도 사고가 안 나거든요. 다만 항공안전의 절차나 요건을 준수하고 있다고는 하더라도. 인력이라든가, 정비 부품이라든가. 수시 정비를 위해서 어느 정도 여유분 있게 운영이 되어야 하는데. 이 운항이 급격히 늘어나다 보니까 빠듯한 거죠.

◇최영일> 네. 그러니까 항공기의 연식보다는 말씀하신 대로 관리, 운영, 유지를 위한 여지가 필요하다. 이런 말씀 주셨네요.

◆허희영> 그렇습니다.

◇최영일> 그런데 국내 저비용 항공사의 절반 이상이 대기업 계열이지 않습니까? 애초에 인력 구조조정이나 수익 확보를 목적으로 설립되다 보니까 비용 절감에 대한 압박이 너무 큰 것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보세요?

◆허희영> 이 저비용 항공사에 대한 이해가 잠깐 필요한데요. 이 저비용 항공사는 사실은 비용 절감을 통해서 가격 파괴를 하는 항공사들이거든요. 그래서 대기업 계열이건, 소규모 자본의 항공사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요. 핵심은 저비용 항공은 결국 가격 파괴를 늘 해야 경쟁력이 확보되는데. 우리나라 저비용 항공사들은 처음에 생겨나면서부터 진입 초기에는 전부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흑자가 계속되다 보니까 항공기 도입을 많이 늘였죠. 작년 한 해만 해도 저비용 항공사들이 들여온 비행기가 20대입니다. 그런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게 사실 한계가 있는 거죠. 가동률을 계속해서 높이거나 불필요한 서비스나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되는데. 실제 그렇게도 하고 있는데 안전에 대해서는 좀 다른 문제입니다. 기존에 있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처럼 항공 안전에 대해서 똑같이 돈을 들여야 합니다. 투자를 해야죠.

◇최영일> 안전만큼은 비용 절감의 대상이 아니다. 이런 말씀 주셨습니다. 그런데요. 이런 이야기 들었습니다. 심지어 일부 저비용 항공사가 추가 요금을 받고 비상구 좌석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 들었는데요. 사실 이 비상구 좌석은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둬야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이것을 추가 비용과, 돈과 맞바꿔도 되는가 싶은데. 어떻게 보세요?

◆허희영> 우선 그 비상구 자리가 편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비상구에 대해서 추가 요금을 받는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비상구라고 하는 것은 비상 상황에서 승무원들을 돕는 조건으로, 또 도울 수 있는 승객에게만 배정되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항공사들이 수익 확보 차원에서 돈을 더 받는 모양인데. 이것은 외국 항공사들도 이렇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다만 이 문제는 항공사의 이미지 차원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생각이 되고요. 돈을 너무 많이 밝힌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딱히 받으면 안 된다는 규정은 사실 없죠?

◇최영일> 그것은 항공사가 알아서 할 문제지만. 소비자들에게 안 그래도 잦은 사고 때문에 불안한데. 이 돈만 밝히는 이미지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비용 항공사들이 잇단 사고에도 불구하고 피해 승객에 대한 보상이 상당히 부실한 편인 것 같습니다. 아까 언급 드렸던, 지난 3일 진에어 항공기 사고에 대해서 항공사 측이 이렇게 밝혔네요. ‘통상적으로는 5만 원이 지급되지만, 사과의 의미로 10만 원을 지급하겠다.’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그 불안감을 겪은 탑승객들이 받아들이기는 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사고에 대해서 명확한 보상 기준이 없다. 이것 좀 이해 안 가는데. 어떤가요?

◆허희영> 항공 사고에 대한 보상 규정은 우선 명백하게 인명이나 재산상에 손실이 있으면요. 법적인 소송이 가능하고, 또 국제적인 기준, 판례가 많아요. 그런데 이번 같은 사고일 경우에는 항공사의 지연이라든가, 결항이라든가, 노선을 변경했다든가. 이런 것들은요. 이럴 경우에 항공사가 임의적인 보상을 하는 것이 관례예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금전적인 보상에 대해서 얼마나 만족하는가 하는 것은 피해를 본 승객이 판단할 문제가 되겠죠.

◇최영일> 그렇군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좀 명확한 소비자와 항공 운수 공급자 사이에 이 제도가 좀 디테일하게 만들어져있지는 않군요?

◆허희영> 그렇죠.

◇최영일> 알겠습니다. 결국 국토교통부가 오늘부터 국내 저비용 항공사 6곳에 대해서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국토부가 조사할 때 주로 어떤 점에 주안해서 살펴봐야 한다. 이렇게 조언 주시겠어요?

◆허희영> 국토부는 원래 늘 정기점검을 해오고 있는데요. 또 사실은 우리나라가 항공 안전에 대해서는 우수 국가입니다. 이번에 특별 점검이라고 하는 것은 정기 점검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사고가 났으니까 관계당국이 세밀한 부분을 이번에 살펴볼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점검에서는 아마도 운항이나 정비의 절차, 또 객실 승무자들의 정기 훈련에 대한 실태. 이런 것들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마 치밀하게 보겠죠.

◇최영일>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 저비용 항공사가 인적 사고가 많았던 것 같다는 말씀 주신 만큼. 사람들에 대한 검토와 매뉴얼 부분 같은 것도 철저히 따져봐야 되겠군요?

◆허희영> 예. 그렇습니다.

◇최영일> 이 저비용 항공사의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용자 수요가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고요. 앞으로 이 저비용 항공사들이 개선해야 할 점. 몇 가지 짚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허희영> 예. 우선은 이번을 계기로 저비용 항공사 뿐 아니고 모든 항공 업계가 항공 안전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고요. 이런 항고의 안전 문제는 국가적으로나 항공 업계의 경쟁력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고요. 다만 그동안 적자를 많이 보다가 2, 3년째 손님이 늘다보니까 운항을 경쟁적으로 늘였고요. 자칫하면 이게 소홀히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이냐면.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 시스템. 또 비행기를 많이 늘이는 만큼 안전에 관련된 인력도 늘여야 하고 시스템도 고도화해야 하는데요. 한 마디로 저비용 항공은 시장의 정착 단계를 벗어나서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요금이 싸다고 해서 항공 안전까지 저해가 돼서는 안 되고요. 항공 안전만큼은 저비용 항공도 믿을 만 하다는 신뢰를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도록 이번에 투자가 뒤따랐으면 좋겠습니다.

◇최영일> 교수님, 그러면 끝으로요. 현재 시점에서 우리나라 저비용 항공사. 국민들이 안심하고 타도 되겠습니까?

◆허희영> 저는 그렇게 보는데요. 이게 다만 이번의 이런 사고들이 그대로 간과했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믿을 만하죠. 믿을 만한데. 이번을 계기로 안전에 대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전체적으로 좀 고도화하는. 안전을. 자꾸 망각할 수가 있거든요. 영업이 바쁘다보면. 그런 점에서 이번이 좋은 계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최영일> 좋은 계기, 전화위복으로 삼아서 저비용 항공사들 더 안전에 철저한 점검, 관리를 요해주시기 부탁을 드립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허희영> 네.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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