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노년'...희망은 없나요?

'밑바닥 노년'...희망은 없나요?

2015.10.03. 오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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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앵커]
최근 영화 '인턴'이 잔잔한 감동을 주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은퇴한 뒤 지루한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 인턴으로 입사한 일흔 살 노인의 이야기인데요. 회사에 폐만 끼칠 것 같았지만, 젊은 직원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수해 주며 최고 인기 사원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세대 조화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은데요.

현실 속 우리 노년에게는 먼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50%, 노인 절반이 가난에 시달리는 상황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평균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노인 비중도 점점 늘고 있지만 일하는 어르신은 3분의 1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나마도 단순노무직이나 농사일 같은, 힘들지만 돈벌이는 시원찮은 일자리가 대부분입니다. 우울증 걸린 노인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텐데요, 노인 3분의 1이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갈수록 밑바닥으로 치닫는 우리의 노년,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전문가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노년의 삶 다시 한 번 짚어보기 위해서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가 노인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인과 관련된, 노년에 관련된 뉴스는 그렇게 밝은 소식은 별로 많지 않아요. 노인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가장 크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을 꼽으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현대인의 노인들의 네 가지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빈고, 병고, 고독고, 무의고. 이렇게 아프고 가난하고 할 일까지 없는 이 네 가지 항목이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요. 대부분 현대 어르신들은 이 네 가지가 다 집결되어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인데 그중에서 하나를 굳이 꼽아라, 아무래도 빈곤 문제일 겁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르신들에게는 그야말로 경각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조금 전에 말씀해 주신 대로 OECD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지금 빈곤율이 50% 에 육박하는데 이거는 우리가 상대적 빈곤율이라고 얘기하는 것이고요. 진짜 눈여겨봐야 되는 것은 절대적 빈곤율은 따로 있습니다. 절대적 빈곤율이 약 3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앵커]
절대적 빈곤율이라는 게 뭘 이야기하는 겁니까?

[인터뷰]
상대적 빈곤이라는 거는 누구보다 가난하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절대적 빈곤율은 너무 가난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한 걸음도 외부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로...

[앵커]
생존 자체가 여의치 않다.

[인터뷰]
그렇죠, 항상 도움을 해 줘야지만 생존이 가능한 상태를 우리가 절대적 빈곤이라고 부르는데 그 상황에 처한 분들이 30%입니다. 대단한 거죠.

[앵커]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한 이유, 크게 두 가지 정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국민연금 같은 공적인 지원이 잘 안 된다는 거고요. 그다음에 일자리가 없다는 거,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점일 텐데 특히 최근 일자리 같은 경우에는 정치권에서 젊은 친구들과 나누어 갖자는 이런 식으로 접급하고 있어서 세대갈등을 유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터뷰]
저는 이게 세대갈등이 될 수 없는 주제라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살펴보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살펴보면 둘 간의 갈등은 생길 수 없습니다. 흔히 청년측에서 이야기하는 맥잡이라는 게 있는데 맥잡이라고 하는 거는 어르신들에게 있어서는 천국의 직업이라고 불려요. 이런 직업은 거의 없습니다. 어르신들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직업이 뭔가요? 폐지를 줍는 일이잖아요. 어르신들이 그밖에 하는 일은 뭐냐하면 주로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서 발생된 이런 사업에 참여하는 일인데 한 달에 20만원 정도 받고 일을 하고 계신데 이 일자리 사업이 과연 청년들의 일자리와 얼마나 겹치겠는가, 저는 겹치는 부분은 정말 미미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이걸 세대갈등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각각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족한 파이를 더 만들 생각을 해야죠.

[앵커]
앞서서 노년층의 절대적 빈곤이 30% 수준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빈곤이라는 게 그냥 가난하다는 것, 이걸로 끝나지 않아서 문제 아닙니까?

[인터뷰]
그렇죠. 이게 악순환의 고리라는 게 있습니다. 가난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청년들하고 노인들하고 다 힘들다고 하는데 청년들은 청춘이 있고 부모가 있잖아요. 노인들은 청춘도 없고 부모도 없습니다. 거기다가 몸까지 아프잖아요. 가난하면 내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죠. 그래서 병원에 가지 못하면 외톨이가 되죠. 그리고 결국 외톨이가 되면 내가 몸이 아픈 상태에서 혼자 있는데 누가 나에게 일을 주겠어요?

이 네 가지가 함께 어떤 게 먼저 발생하든지 간에 계속 악순환의 구조 속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렇게 노인들이 지금 처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어르신들이 겪는 실질적인 타격은 훨씬 더 크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그러니까 건강의 문제가 가장 큰 것인데 질병도 질병이지만 정신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우울증에 걸리는 노인분들 많고요.

[인터뷰]
그렇죠. 저는 우리나라 삶의, 특별히 노년들의 삶의 질에 대해서 이야기해 봐라 그러면 3분의 1쪽 삶이라고 보통 이야기를 해요. 뭐냐? 정신건강 부분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우울증과 자살일 텐데 자살율이 OECD 국가 중에 우리 아주 단연 1위고요.

우울증도 리포트해 주신 대로 33% 그러니까 3분의 1 어르신들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거고 3분의 1의 어르신는 사실상 내가 일을 갖고 싶어도 일을 갖지도 못할뿐더러 일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 중에서도 3분의 1은 어떤가. 일용직이거나 그다음에 기본적으로 임시직인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다가 수입도 평균 25만원 정도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정도의 취업 정도로는 생계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또 최근 몇 년 사이에 황혼이혼, 황혼재혼 이야기도 저희 뉴스에서 많이 다룬 것 같습니다. 먼저 돈 때문에 이혼하는 노부부가 많다고 하는데 이게 어떤 이야기죠?

[인터뷰]
돈이 원수예요. 그런데 이 돈 때문에 이혼을 한다는 게 뭐냐하면 지금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데 하나, 퇴직이혼이 있고요. 또 하나는 이혼 이후의 빈곤이 있고요. 그러니까 퇴직빈곤과 이혼빈곤과 상속 빈곤 이렇게 세 가지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퇴직하고 나서 직업이 없으니까 우리 직업 얘기를 한 것이고요.

그리고 두 번째에 해당되는 게 이혼입니다. 지금은 요새 어르신들 대부업에서 이렇게 돈을 빌리는 비중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데 이게 다 뭐냐? 생활비입니다. 범죄들 보면 대부분 다 생계형 범죄고요. 먹고 살 게 없는 건데 이렇다 보니 부부 간 갈등은 점차 증가하게 되고 증가한 갈등을 어느 곳에서도 이걸 중재해 줄 기관이 없어요.

그렇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힘든 삶에 결국은 내가 늙게나마라도 그냥 이혼을 선택해야 되겠다. 그런데 거기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하면 이혼을 막상 하고 나면 빈곤은 더 심각해진다는 겁니다. 특별히 여성들의 빈곤이 아주 심각해지는 상황이 벌어지죠.

[앵커]
이혼 빈곤을 말씀을 하셨는데 또 황혼재혼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황혼재혼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또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요?

[인터뷰]
만만치 않죠. 이혼을 하고 나서 혹은 사별하고 나서 봤더니 이게 혼자 사는 게 너무 힘든 거예요.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정서적으로도. 그래서 또 다른 사람과 의지해서 함께 그래도 둘이면 낫지 않겠나 해서 이혼을 하는데 얼마 전에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11년 동안 함께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부부가 있었는데 이 부부가 사실 11년 정도 같이 사시다가 이 남편이 폐암에 걸린 겁니다. 폐암에 걸렸다가 사실혼 관계라면 실질적으로 나중에 상속문제에서 배제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안 되겠다 싶어서 이 부부가 뒤늦게 혼인신고를 한 거예요. 그러고 나서 혼인신고 이후에 3개월 있다가 아버님이 돌아가셨네요, 폐암을 앓던. 그 밑에 아버지의 딸이 소송을 겁니다. 임종이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이런 혼인신고는 의미가 없어요. 이거 안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사실상 재산권을 갖고 못하도록 하겠다고 소송을 건 거죠. 그런데 법원에서는 아니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두 분은 오랫동안 부부생활을 했던 게 맞고 실질적으로 아팠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갑작스럽게 한 건 아니라고 이렇게 판단을 한 거죠.

[앵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11년 동안 사실혼은 인정받은 거군요.

[인터뷰]
그렇죠, 그와중에 부모의 재혼을 사실상은 반대했던 그 자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해질 수밖에 없죠.

[앵커]
저도 이런 드라마 내용을 본 것 같아요. 황혼재혼을 하려고 하는 그 자식들이 여자쪽, 그러니까 새어머니가 될 쪽에 혼전계약서를 요구하는 거죠. 그 이유는 재산에 대한 방어막을 치기 위해서 되게 강요하는 내용의 드라마도 본 것 같고. 이 부모님의 재혼과 관련해서 자식과 소송을 하는 그런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뷰]
많이 있죠. 소송 가기 전이라도 심리적 소송은 이미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요새 어르신들은 워낙 자녀들이. 그 재산이 손바닥만해요. 많지도 않아요. 재산이 적으면 더 싸워요.

그러니까 그 부모의 재산을 두고 혹시 새어머니가 혹은 새아버지가 될 분이 우리 전 부모가 가지고 있는. 그래서 우리에게 원래 응당 와야 될 그 재산을 가져갈까 봐 불안이 커지면서 아예 두 분이 사귑니다 그러면 아예 반대를 해 버리거나 아니면 아버지, 통장하고 도장이나 인감도장을 주십시오라고 해서 아예 재산이나 이런 것들을 사전에 증여하는 방식을 해서 사실 불편한 관계인데 그러니까 어르신들 스스로도 지금은 결혼보다 차라리 동거를 하자. 이런 추세가 많고요.

그래서 어르신들의 동거를 우리가 뭐라고 하느냐. 주혼이라고 부릅니다. 각자 집은 따로 있으시고 서로 필요할 때마다. 달려갈 주자예요. 그래서 서로 사랑을 간절히 원할 때는 달려가서 만자나는 의미겠죠.

[앵커]
노년이 되면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그 가난 때문에 상당히 힘들고요. 또 있으면 있는 대로 걸리는 문제들이 너무 많은데 우울한 얘기만 한 것 같은데 이걸 내 이야기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을 위해서 어떻게 대비를 해야 될지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인터뷰]
일단 고통이나 가난을 한꺼번에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그러나 약간의 도움은 가능합니다. 그게 뭐냐하면 그전에는 그냥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초생활수급이라는 게 어떤 거냐면 내가 어렵습니다 하는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 신청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내가 과연 이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는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먼저 주민센터라든지 아니면 주변에 복지관 계시죠. 거기에 연락을 하셔서 내가 그 신청이 가능한지 물어보시고 또 그게 아니더라도 내가 너무 긴급하다 그러면 긴급보호시스템이 지금 가동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시적으로 일정 기간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사회복지시스템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 도움을 청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재혼과 관련해서는 저는 재혼을 아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100세 시대예요. 그런데 100세 넘어서 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사랑은 늘 새롭기 때문에 새롭게 재혼을 하시되 다만 사전에 미리 건강이나 이런 것들도 서로 간에 나누기도 하지만 마지막으로 사전에 해야 될 건 자녀들과 재산문제로 갈등이 없어야 되거든요. 미리 나누시면 좋습니다. 미리 나누셔서 돈은 따로따로 해서 돈이 우리의 사랑이 좀먹지 않도록,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꽃피우는 데 이런 깨끗한 관계가 양분되도록 하시면 아마 두 번째 사랑은 더 뜨거울 겁니다.

[앵커]
교수님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건강하게 늙는 비결 또한 사랑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 외 건강하게 늙는 비결이 뭐가 있을까요. 간단하게 말하기는 그렇겠지만요.

[인터뷰]
그렇죠. 운동을 하셔야 돼요. 제일 먼저 규칙적 운동이 제일 중요합니다. 일주일에 3번 정도 꼬박꼬박 운동하시는 게 제일 좋고 음식은 그냥 드시고 싶은 거 드세요. 두 번째는 진짜 중요한 게 관계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또 활동적인 관계를 갖는 게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숙지하시고 세 번째는 활동성을 계속 갖는 게 좋은데. 그래서 제가 추천을 드리는 거는 운동도 하고 관계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부분은 복지관이 제일 좋아요.

그래서 복지관 찾아가셔서 거기서 보면 교육의 열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파트너가 바로 거기에 있을 겁니다. 거기서 사랑도 찾으시기 바랍니다.

[앵커]
잘 알겠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걱정거리가 더 많아지는데 오늘 이호선 교수님과 말씀을 나누어 보니까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 대강 그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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