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벽 40대 여성, 장롱속 훔친 옷만 500여벌

도벽 40대 여성, 장롱속 훔친 옷만 500여벌

2015.08.28. 오후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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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김경진, 변호사 / 최창호, 사회심리학 박사 / 김흥광, NK 지식인연대 대표

[앵커]
40대 여성 박 모씨가 도벽으로 인해서 백화점에서 500여 벌이나 되는 옷을 훔쳤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사건입니까?

[인터뷰]
지난 16일 오후 6신 반쯤에 부산 서면에 있는 L백화점이라고 하면 다 아실 겁니다. 여기 매장에서 의류를 훔쳤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항상 세일 행사라든가 이런 특수행사를 할 때는 소매치기 방지를 위한 경찰관이 나갑니다.

[앵커]
지금 관련 화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그런데 그 경찰관들에게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상황입니다. 조사를 하는데 이분이 뭐라고 얘기를 하냐하면 42세 된 가정주부고 중학생 딸이 있는데 내가 사실 털어놓을 게 있다라고 해서 뭡니까, 했더니 내가 2년여 동안 도벽증세 때문에 정말 200벌 넘는 옷을 훔쳤다. 내 도벽을 끊게 해 주는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요구를 해서 집에 가서 압수수색을 해 보니까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이 장롱에서 500벌 넘게 압수가 됐습니다. 그래서 이게 세상에 밝혀지게 된 건데.

[앵커]
옷을 입지도 않고 저렇게 쌓아뒀어요.

[인터뷰]
한 번도 입지 않고. 지금 여기서 제가 제기를 하는 건 이분이 부산중부경찰서의 형사 1팀장 파트에서 했는데 이게 우울증이라고 보도가 되지 않았습니까? 우리 최창호 박사님은 아실 거예요. 이게 PMS, 생리전증후군라고 하는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앵커]
그게 뭐예요?

[인터뷰]
왜냐하면 여성들이 생리를 하기 전에 굉장히 불안하고 또 신체적으로도 스트레스도 많고 하다보니까 저런 것을 통해서 절도강박증이라고 하는데 본인도 어쩔 수 없는, 우리가 얘기할 때 노출증 이런 거 얘기할 때도 본인은 알고 있어요, 이러면 안 되는 것을. 그러나 그것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은 봇물이 터져서 나를 휩쓰는 것처럼 내가 어쩔 수 없이 행해지는데, 이런 게 하나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어린 시절부터의 성적인 억압이나 그런 것들이 이런 것을 통해서 나타내는데 이 증상은 도박중독하고 똑같고 노출증 환자들의 노출 행동하고 똑같고 더군다나 이렇게 함으로써 순간적인 쾌감이 사랑할 때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자신도 어쩌지 못하다보니까 행동에 중독성이 일어나는 거죠. 도박도 마찬가지잖아요. 그것을 안 하면 초조하고 불안한데 그래도 본인이 털어놓은 것은. 그래서 이후에는 심리치료를 받아야 돼요. 이게 걸렸다고만 해결되는 게 아니거든요.

[인터뷰]
현직에 있을 때도 많은 경험을 했었습니다. 2년 전에는 모 걸그룹의 가수가 강남구 신사동에서 30만원 상당의 의류를 훔쳤는데 이때도 역시 PMS다라고 해서 문제가 됐었죠. 57세된 가정주부가 계속 상습적으로 절도를 합니다.

그런데 이분이 어느 날 폐경이 와요. 그렇게 해서 1년 동안 전혀 경찰서를 안 오는데 1년 후에 다시 잡혀옵니다. 알고 봤더니 우울증 치료를 한다면서 호르몬제를 복용을 한 거예요.

그래서 그게 다시 생리가 시작이 되면서 다시 도벽이 발생이 된 겁니다. 그래서 99년도에 대법에서 선고한 게 있습니다.

김경진 변호사가 계시지만. 이게 생리 관련한 증후군에 대한 도벽은 사실 어떤 형의 감면을 하거나 아니면 처벌을 감경을 해야 된다는 그런 선고도 있었죠.

[앵커]
심리상태 쪽으로 말씀을 많이 해 주셨는데 그 이유가 지금 옷 잔뜩 쌓아놓은 걸 보셨는데 3년 동안 500벌 정도를 훔쳤는데 옷마다 가격, 종류도 천차만별이었다면서요?

[인터뷰]
그러니까 남녀 의류를 가리지 않고...

[앵커]
훔치는 게 그냥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

[인터뷰]
우리 최창호 박사님이 얘기를 하셨지만 현직에서 보면 생리가 시작이 되면 굉장히 긴장을 한 상태. 그런데 훔치는 당시는 쾌감을 느끼고. 그다음에 훔치고 나면 안도하는 심리가 생깁니다. 그래서 그게 마약처럼 중독이 돼서 그게 2년 넘도록 200회에 걸쳐서 500벌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증세가 굉장히 높다.

[인터뷰]
저런 사람들 같은 경우는 사실 정신적으로 한구석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거거든요. 스트레스를 탈출하는 쾌감을 갖는 방법으로 도둑질을 하는 것이 탈출구고요. 저런 사람이 물건을 훔쳐 온 것은 어디에 되팔지도 않습니다.

자기 집안에 그냥 고스란히 쌓아놓거나 아니면 훔쳐와서 가져가서 어디다 버리거나 이런 거지 경제적인 이윤의 목적은 전혀 없습니다.

[앵커]
이번에 놀라운 것은 박 씨가 3년 동안 200여 차례에 걸쳐서 500벌이나 되는 가격도 천차만별의 옷을 훔쳤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동안에 안 걸렸다는 것도 참.

[인터뷰]
이게 왜 안 걸렸냐 하면 비싼 옷들도 아니에요. 왜냐하면 지하 1층 매장에 이벤트 하는 데서 행사장에서 하다보니까 비싼 옷들도 아닌데 병이라고 하는 게, 확실한 증거를 말씀하셨지만 9자루나 되는 자루에 그냥 놔뒀다는 것. 이것은 병을 증명할 수 있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심리치료나 상담을 해 줘야지 구속시키거나 그쪽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요.

좀 안타까운 현상이죠.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한 우울증. 그 우울증으로 인한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것들이 이런 행동을 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앵커]
함께 사는 남편이 지금 사업 실패했다고 말씀하셨는데 남편이나 딸조차도 박 씨가 도벽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그래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모를 수가 있나요?

[인터뷰]
사실 한 집에서 500벌에 9포대 정도를 몰랐다고 하는 것이 좀 납득이 안 되는데 알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입지도 않았으니까.

[인터뷰]
그러나 부인이 거짓말을 해서 이건 훔친 물건이 아니라 내가 다른 일로 해서 갖다 놓은 물건이라고 하면 전혀 모르겠죠. 그리고 부인이고 엄마니까. 따님이 중학생이거든요.

사실 이런 측면이 이해가 되지만 가족들이 한번쯤은 자기 엄마, 자기 부인에 대해서 뭔가 이상한 걸 봐서 병원이라든가 상담을 통해서 해소를 시켰어야 하는데 그런 것을 지금까지 참고 있다가 결국 경찰관에게. 2년 전에 체포한 경찰이 또 체포를 했단 말이죠.

그 담당구역 형사가. 그런데 오죽하면 인터뷰룸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형사님, 나 좀 살려주세요. 내 도벽을 더 이상 감출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그동안 가족들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서 얼마나 큰 심리적인 고생을 했을까. 참 안타깝습니다.

[인터뷰]
그럴 때 사실은 혼자 해결하는 게 아니고. 심리상담소로 갔어야지 자꾸 백화점으로 갔다는 게 문제가 되는 거죠. 우리가 배가 아프면 내과를 가고 다리 부러지면 정형외과 가듯이.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 아니에요. 뇌의 문제거든요.

뇌의 신경전달 물질에 아니면 뇌의 뇌파의 문제지 그걸 마음의 병이라고 이렇게 해소하려고 했던 것도 그렇고. 우리 사회도 많이 변화가 돼야 돼요. [앵커] 백화점 내부에 안전관리요원도 있지 않습니까?

[인터뷰]
CCTV도 있고 한데 방금 최 박사님이 말씀하셨지만 지하 1층 매장에 저런 세일, 특수한 세일 같은 경우에는 사실상 바코드라든가 이런 관리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두 개 훔치는 건 정상적으로 산 물건을 가지고 나가면 안 걸리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될 부분이 경찰청 통계를 제가 오기 전에 봤는데 우리나라 여성 중에 많게는 8% 정도가 생리 전 증후군이라는 게 있습니다. 3%에서 8% 정도가 있더라고요.

[앵커]
100명 중에 8명.

[인터뷰]
적게는 3명에서. 그렇다고 하면 절도로 입건되는. 그러니까 한 번은 유명한 분의 부인이 서초동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지만 그당시 유명한 분, 세계가 깜짝 놀랄 분의 부인이 의류를 숨쳤어요.

그런데 이분이 경찰서에 왔다가 나중에 훈방조치가 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병원에 가서 생리 전 증후군 소견을 떼왔어요. 그래서 이게 훈방이 된 사례가 있는데 사실 실제로 이것은 불법 영득의 의사가 있는 게 아니고 생리전 증후군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나중에 제출이 되면 기소유예 처분이나 형의 감경 처분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인데 사실 적게는 3%에서 8% 정도라고 하면 본의 아니게 내 의사에 반해서 불법영득의 의사 없이, 쾌감 때문에 훔치는데.

[앵커]
그게 감경이 된다면 물건 훔치면 다 생리전 증후군이라고.

[인터뷰]
저것도 집행유예나 치료감호소에서 일정한 처벌을 반드시 받게 됩니다.

[인터뷰]
저건 사면 안 됩니까?

[인터뷰]
사는 것은 스릴과 긴장을 줄 수 없잖아요. 긴장을 했다가 릴렉스했다가,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문제는 3에서 8%는 정말 병이고 나머지 50%의 여성들이 다 이런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최창호 박사님, 이현종 위원님, 김경진 변호사. 김흥광 대표는 가셨고요. 백흥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님 네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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