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된 인재...영종대교 vs. 서해대교 추돌사고 비교

되풀이된 인재...영종대교 vs. 서해대교 추돌사고 비교

2015.02.11. 오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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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된 인재...영종대교 vs. 서해대교 추돌사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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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영종대교 100중 추돌사고는 9년 전 서해대교 연쇄 추돌사고를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에도 다리 위로 짙게 드리워있던 안개와 과속 운전이 사고의 원인이었는데요, 연쇄 추돌된 차량에 불까지 붙어 인명 피해는 훨씬 컸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번 영종대교 추돌사고는 화재로까지 번지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당시 사고 경위 파악만 두 세 달이 넘게 걸렸습니다.

서해대교 사고 때를 잠시 되돌아보겠습니다.

지난 2006년 10월 3일 오전 7시 50분쯤, 당진과 평택을 연결한 서해대교 상행선 서울방면에서 29중 추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지점 3차로를 서행하던 1t 트럭을 25t 화물트럭이 들이받고 2차로에 정지했고, 이때 2차로를 달리던 승합차가 이를 보고 급제동했으나 25t 화물트럭을 들이받고 멈췄습니다.

이후 뒤따르던 차량들이 연쇄 추돌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2대가 완전히 불에 탔습니다.

[인터뷰:한형렬, 부상자]
"도망가다가 화물차 바퀴에 치여서 문을 못 빠져서 타 죽은 사람도 있고…"

[인터뷰:이경자, 부상자]
"밖으로 나갔는데도 뒤에서 차가 들어오면서 치니까 옆으로 차들이 막 튕겨져 나오더라고요."

이 사고로 12명이 사망, 45명이 부상당하는 인명피해와 40억 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입었는데요, 당시에도 사고의 시작은 짙은 안개와 과속 질주였습니다.

서해대교 사고 현장 인근에는 100미터 앞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끼었지만, 25톤 트럭 운전사가 과속 운전을 한 것이 사고의 발단이 된 겁니다.

[인터뷰:정용선, 고속도로순찰대 1지구대장]
"시야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15미터 이내에서 앞에 가는 차량이 구분하기 힘든 그런 상황이었던거요."

이렇게 당시 서해대교 추돌 사고 역시, 불과 15미터 앞도 제대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짙은 안개, 그리고 이를 감안하지 않은 과속운전이 빚어낸 참사였습니다.

역대 최악의 사고를 떠올릴 정도로 아찔했던 이번 영종대교 추돌사고,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을 과거와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짙은 안개가 걷히기 전인, 아침 시간에 일어났다는 점은 공통점입니다.

두 다리 모두 수킬로미터에 달하는 긴 다리죠.

특히 바다 위에 건설됐기 때문에 연간 30 ~ 50일 정도 짙은 해무가 발생하는 도로입니다.

때문에 추돌 사고 당시 시정거리가 10여 미터에 불과했다는 점도 공통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서해대교 사고 때도 운전자 대부분은 앞에 가던 차량을 볼 수 없을 만큰 시정이 좋지 않았다며 공통된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나마 이번 사고는 화재로 번지지 않았기 때문에 역대 최악의 참사로 꼽히는 서해대교 추돌 사고에 비해 사망자 수는 적습니다.

하지만 100중 추돌 사고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부상자 수 60여 명으로 서해대교 때와 맞먹습니다.

서해대교 사고 이후, 관할 당국은 2009년부터 안개특보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같은 사고가 되풀이된 오늘 '안개특보제'는 유명무실이었고, 영종대교에는 안개관측 장비도 있었지만 이번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사고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덤 셈인데요, 어쩔 수 없는 기상 상황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서해대교, 영종대교에 이은 제3의 사고가 또 일어나기 전에 근본 대책이 있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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