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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 정형근이 도주 9일 만에 어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정형근은 검거 당시 공원에서 노숙자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현금이 떨어지자 아들의 체크 카드를 쓴 것이 경찰 수사망에 걸린 겁니다.
정형근은 범행 동기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 모르겠다, 그냥 죽여달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정형근, 피의자]
(왜 술을 드셨어요?)
"괴로워서."
(뭐가 괴로우십니까?)
"미안해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괴로워서 술을 마셨다, 죽을 죄를 지었다.
그렇다면 왜 정형근은 엄마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지냈던 전 모 할머니를 살해한 걸까요?
먼저 정형근의 범행이 우발적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있습니다.
자기 주거지에서 살해를 했고, 시신을 옮길 때도 준비하지 않은 듯 다소 작은 여행가방에 옮기는 바람에 가방 지퍼가 열려 있는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인터뷰:박상영, 인천 간석동]
"(아침) 7시 반쯤 나왔거든요. 차가 바로 앞에 있어서. 여행용 캐리어 가방이 눕혀져 있더라고요. 가방이 10cm 정도가 열려 있었고, 한뼘 정도가 열려있는데 하얀 천이 보이더라고요."
시신을 유기한 장소도 CCTV가 있는 골목길이었죠.
또, 정형근이 시신 유기 후에도 주위를 왔다갔다 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런 범죄를 많이 저질러 본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당황한 그런 심리상태에서 어떻게 하든지 빨리 사체를 처리하고 자기가 도망을 갈 수 있는 그런 방법으로 자기가 생각한 게 여행가방에 사체를 넣고 간 것 같습니다."
정형근이 9일 간의 도주 끝에 잡힌 것은 체크 카드 때문이었습니다.
도주 전 충분한 현금을 준비하지 않은 듯 검거 당시 가지고 있던 현금이 200원 뿐이었는데요.
전 모 할머니 시신에서도 현금 20만원과 교통카드가 그대로 발견된 것으로 봐서, 살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도 꺼놓고 도주하던 정형근이 왜 체크카드를 사용한 걸까요?
[인터뷰: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자기가 노숙자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노숙자들로부터 우호적인 그런 반응을 받아야 되니까 노숙자들에게 자기 나름대로 술을 사면서 그 사람들과 조금 친해지려고 하는 그런 절박한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체크카드를 쓰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내몰린 걸로 보여집니다."
보시는 것처럼 정형근은 검거 당시 경찰이 배포한 수배 전단지 속 모습 그대로였는데요.
이 모든 점을 종합했을 때, 전문가들은 범행 수법이 미숙하다고 보고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원한에 의한 의도적인 살인입니다.
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정형근은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전 모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친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김현주, 피해자 주변 상인]
"남자분하고 같이 술한잔 드신것처럼 보였어요. 40대 초반쯤 돼보이는 남자분... 곤색잠바입고. 할머니하고 친하게 앉아서 술을 드시더라고요."
그러니까 둘이 같이 교회도 가고 술도 마시면서 누가 봐도 가까운 사이로 보였다는 겁니다.
실제로 정형근이 전 할머니와 손을 잡거나 장난을 치는 모습들이 보면 굉장히 자연스럽죠.
정형근은 할머니의 가족과도 친하게 지냈습니다.
포장마차를 하는 딸의 가게에 들러 종종 술을 마시기도 했다는데요.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돈 입니다.
전 모 할머니는 시장에서 야채가게를 하고 계시던 분이기 때문에, 가게 운영 과정에서 채권, 채무 관계 같은 돈 문제가 생긴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한데요.
돈 때문이었다면 왜 살인까지 했던 걸까요?
[인터뷰: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서로 간에 알고 있는 면식관계이기 때문에 만약에 자기가 범행을 저지른 그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고 심지어는 살해를 해야만이 자기의 범행을 당분간 숨기고 추적을 따돌릴 수 있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인간에 감정적으로 갈등을 하면서 이런 흉악범죄가 벌어질 경우에는 상당히 심각한 범죄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죠."
경찰은 오늘 브리핑에서 피의자 정형근에 대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인천 남동경찰서 김승열 형사과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김승열, 인천 남동경찰서 형사과장]
"살해 동기에 대하여는 사건 당일 16시 50분경 이미 피의자는 술에 취해 있었고, 피해자를 만나 범행현장인 피의자의 집으로 2차로 술 마시러 가기로 약속한 후 집으로 가게 됩니다. 그날 18시경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다툼이 있어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저희들이 생각할 때는 신빙성이 부족하여 프로파일러 등을 통하여 심층수사 후 범행동기 및 경위를 밝힐 예정입니다."
술을 마시다 다툼이 생겨 살해를 했다는 정형근의 진술에 경찰은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인데요.
정확한 살해 동기가 밝혀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 정형근이 도주 9일 만에 어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정형근은 검거 당시 공원에서 노숙자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현금이 떨어지자 아들의 체크 카드를 쓴 것이 경찰 수사망에 걸린 겁니다.
정형근은 범행 동기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 모르겠다, 그냥 죽여달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정형근, 피의자]
(왜 술을 드셨어요?)
"괴로워서."
(뭐가 괴로우십니까?)
"미안해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괴로워서 술을 마셨다, 죽을 죄를 지었다.
그렇다면 왜 정형근은 엄마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지냈던 전 모 할머니를 살해한 걸까요?
먼저 정형근의 범행이 우발적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있습니다.
자기 주거지에서 살해를 했고, 시신을 옮길 때도 준비하지 않은 듯 다소 작은 여행가방에 옮기는 바람에 가방 지퍼가 열려 있는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인터뷰:박상영, 인천 간석동]
"(아침) 7시 반쯤 나왔거든요. 차가 바로 앞에 있어서. 여행용 캐리어 가방이 눕혀져 있더라고요. 가방이 10cm 정도가 열려 있었고, 한뼘 정도가 열려있는데 하얀 천이 보이더라고요."
시신을 유기한 장소도 CCTV가 있는 골목길이었죠.
또, 정형근이 시신 유기 후에도 주위를 왔다갔다 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런 범죄를 많이 저질러 본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당황한 그런 심리상태에서 어떻게 하든지 빨리 사체를 처리하고 자기가 도망을 갈 수 있는 그런 방법으로 자기가 생각한 게 여행가방에 사체를 넣고 간 것 같습니다."
정형근이 9일 간의 도주 끝에 잡힌 것은 체크 카드 때문이었습니다.
도주 전 충분한 현금을 준비하지 않은 듯 검거 당시 가지고 있던 현금이 200원 뿐이었는데요.
전 모 할머니 시신에서도 현금 20만원과 교통카드가 그대로 발견된 것으로 봐서, 살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도 꺼놓고 도주하던 정형근이 왜 체크카드를 사용한 걸까요?
[인터뷰: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자기가 노숙자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노숙자들로부터 우호적인 그런 반응을 받아야 되니까 노숙자들에게 자기 나름대로 술을 사면서 그 사람들과 조금 친해지려고 하는 그런 절박한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체크카드를 쓰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내몰린 걸로 보여집니다."
보시는 것처럼 정형근은 검거 당시 경찰이 배포한 수배 전단지 속 모습 그대로였는데요.
이 모든 점을 종합했을 때, 전문가들은 범행 수법이 미숙하다고 보고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원한에 의한 의도적인 살인입니다.
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정형근은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전 모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친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김현주, 피해자 주변 상인]
"남자분하고 같이 술한잔 드신것처럼 보였어요. 40대 초반쯤 돼보이는 남자분... 곤색잠바입고. 할머니하고 친하게 앉아서 술을 드시더라고요."
그러니까 둘이 같이 교회도 가고 술도 마시면서 누가 봐도 가까운 사이로 보였다는 겁니다.
실제로 정형근이 전 할머니와 손을 잡거나 장난을 치는 모습들이 보면 굉장히 자연스럽죠.
정형근은 할머니의 가족과도 친하게 지냈습니다.
포장마차를 하는 딸의 가게에 들러 종종 술을 마시기도 했다는데요.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돈 입니다.
전 모 할머니는 시장에서 야채가게를 하고 계시던 분이기 때문에, 가게 운영 과정에서 채권, 채무 관계 같은 돈 문제가 생긴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한데요.
돈 때문이었다면 왜 살인까지 했던 걸까요?
[인터뷰: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서로 간에 알고 있는 면식관계이기 때문에 만약에 자기가 범행을 저지른 그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고 심지어는 살해를 해야만이 자기의 범행을 당분간 숨기고 추적을 따돌릴 수 있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인간에 감정적으로 갈등을 하면서 이런 흉악범죄가 벌어질 경우에는 상당히 심각한 범죄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죠."
경찰은 오늘 브리핑에서 피의자 정형근에 대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인천 남동경찰서 김승열 형사과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김승열, 인천 남동경찰서 형사과장]
"살해 동기에 대하여는 사건 당일 16시 50분경 이미 피의자는 술에 취해 있었고, 피해자를 만나 범행현장인 피의자의 집으로 2차로 술 마시러 가기로 약속한 후 집으로 가게 됩니다. 그날 18시경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다툼이 있어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저희들이 생각할 때는 신빙성이 부족하여 프로파일러 등을 통하여 심층수사 후 범행동기 및 경위를 밝힐 예정입니다."
술을 마시다 다툼이 생겨 살해를 했다는 정형근의 진술에 경찰은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인데요.
정확한 살해 동기가 밝혀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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