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K교수, 수년 동안 20여 명 성추행"

"서울대 K교수, 수년 동안 20여 명 성추행"

2014.11.27. 오후 6:0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서울대학교가 교수의 성추행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죠.

인턴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K 모 교수, 지난 8월 13일부터 아흐레 동안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수학자대회의 조직위원회 산하 위원장이었습다.

'수학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이 대회의 초청강연자로 나설 정도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수학자였는데요.

이 교수의 은밀한 사생활은 그리 존경스럽지 못했습니다.

지난 7월 발생한 성추행 사건, 다시 한번 보시죠.

[기자]

대회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K 교수는 조직위원회와 함께 회식을 했습니다.

회식 자리에는 인턴으로 선발돼 업무를 돕던 여학생 B 씨도 있었습니다.

회식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던 B양을 데리고 K 교수는 강변 유원지로 향했습니다.

벤치에 앉은 K 교수는 B양을 무릎에 앉히고 B 양의 신체 일부를 만졌습니다.

충격을 받은 B양은 다음날 인턴직을 그만두었고, K 교수는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인터뷰:경찰 관계자]
(혐의 인정했나요? 시인했나요?)
"네, 인정했어요."

[앵커]

이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이 K 교수에게 추가 혐의가 있는지 그동안 조사를 벌였는데요, 알고 보니 피해 학생이 이 인턴 여학생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K 교수가 수년 동안 20여 명의 여학생을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겁니다.

그가 가는 곳마다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며 성추행 추가 증언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K 교수가 학생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습니다.

'앞으로는 소수정예하고만 놀 거야.

인생을 허비하고 있어.

소수정예를 판단하는 기준은 누가 먼저 연락하느냐는 것.

앞으로 나는 먼저 연락하지 않을 것이므로'라고 했습니다.

학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로는 적절치 못한 내용인데요, 하나 더 보겠습니다.

교수님이 학생에게 보낸 페이스북 메시지인데요, '저녁 사주려고, 너만' 50대 교수가 학생에게 보낸 이런 메시지 어떻게 보이십니까?

서울대에는 현재 성추행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는데요.

문제의 K교수가 여러 학생들에게 자신의 컨디션이나 일정, 날씨, 저녁 식사 제안 등을 담아 이런 식으로 접근해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교수는 사표를 냈습니다.

이번에는 취재기자 연결해 관련 소식 알아봅니다.

[기자]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모두 22명입니다.

'서울대 K 교수 사건 비상대책위원회'가 밝힌 내용으로 자연과학대 수리과학부 K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람을 사흘 동안 집계한 겁니다.

비대위는 학부와 대학원, 동아리에서 수년 동안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K교수는 학생과 만날 때면 식사에 술을 곁들이며 이성을 대하듯 신체 접촉을 했고 학생이 반발하면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는 게 피해 학생들의 주장입니다.

비대위는 또 K 교수가 학생을 자신의 연구실에 불러 성추행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학생이 답장을 하지 않으면 끈질기게 다시 연락하는 집요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대위는 주장했습니다.

K 교수는 지난 7월 서울세계수학자대회를 준비하면서 20대 여자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교수는 학교를 그만뒀다고 하던데요?

[기자]

K 교수는 어제 서울대 측에 교수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K 교수를 면직 조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대는 문제가 발생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재발 방지와 교수 윤리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면직 처분을 하면 현재 서울대가 K교수를 상대로 진행 중인 진상조사가 중단되며 징계 등의 후속 조처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K 교수가 실제로 많은 학생을 성추행했는지는 앞으로 피해자나 비대위 측의 고소, 고발 여부에 따라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이윤재입니다.

[앵커]

교수와 학생 사이에 수년간 벌어졌지만, 묻혀져 있던 성추행 사건, '갑을 관계'가 학교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일겁니다.

요즘 같이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학점은 교수의 권한이고, 더욱이 대학원생들은 교수의 결정에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교수가 뒤늦게나마 책임을 지고 서울대 교수직에서 물러난 것은 다행이지만, 이를 K교수 개인의 일탈 행동으로 보는데 나아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서울대 차원의 설명과 또 사과도 필요한 대목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