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에 돈다발이"...설·설·설

"땅 속에 돈다발이"...설·설·설

2014.11.05. 오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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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자금 사기 피해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그럴 듯하기 때문입니다.

증권가 정보지나 SNS를 통해서는 잊을 만하면 이런 설들이 올라오는데요.

군사 정권의 비자금이 전두환 전 대통령 집의 마당에 묻혀있다, 밖에서 마당으로 연결되는 땅굴을 파면 5만 원권을 무더기로 찾을 수 있다는 설도 있었고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이 금괴 천 톤을 빼돌렸다는 설도 나온적이 있습니다.

국책은행 한국은행 지하에는 벙커가 있어 대통령 비자금을 보관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이렇게 각종 설들이 나오는 것도 사람들을 혹하게 하지만, 실제로 집권기간이 끝나면 전 정권의 비자금이 수사를 통해 드러나곤 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는 없습니다.

왜 속는가,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터뷰:전두환, 전 대통령(1988년 11월 대국민사과 성명)]
"저는 지금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으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인터뷰:노태우, 전 대통령(1995년 10월 대국민사과 성명)]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5년 동안 약 5천억 원의 정치 자금이 조성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다소 황당해 보이기까지하는 '비자금'의 유혹에 속는 이유는 이런 비자금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수사만 했다하면 다양한 형태로 보관되고 있는 비자금이 발견되고,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추징이 최근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이런 사기꾼들의 범행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배상훈,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비자금 수사가 완결되지 못했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이런 비자금 사기는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상태로는 계속 반복될 거라는 거죠."

그러다보니 대통령 비자금을 미끼로 투자금을 챙기는 사건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올해 들어서만 이런 유형의 사기 사건이 16번 적발됐습니다.

[인터뷰:김미정, 서울 강남경찰서 경제팀장]
"사람들이 살면서 그 자체를 잊어버리고 그렇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은 속아넘어갈 수 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각 나라의 공무원과 정치인이 얼마나 부패했는지를 조사해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2009년 이후 줄곧 뒷걸음질만 치고 있는 우리나라.

반복되는 대통령과 정권 비자금 사기는 어쩌면 부패가 만연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는 자화상은 아닐지.

'한탕'을 노린 피해자의 잘못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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