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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구제역으로 하루에도 수천 마리의 가축을 매몰 처분해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요.
자식처럼 키우던 한우를 땅에 묻던 부모님을 지켜본 아들이 쓴 일지가 인터넷에 올라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방병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저희 부모님은 지난 13년간 한우를 키우고 계셨습니다..."
부모님이 경기도 파주의 농장에서 한우 121마리를 사육하던 유동일 씨의 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러나 구제역이 퍼지며 이 농장의 한우도 예방차원에서 매몰 처분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결국 지난 21일, 방역담당자들이 찾아왔고, 소리도 쳐보고, 눈물로도 호소했지만 되돌릴 길은 없었습니다.
[인터뷰:유동일, 구제역 피해 농가 아들]
"강하게 항의를 하셨어요. 그래서 못한다. 증거 있냐. 열흘이 지나서...열흘이 지났는데 아직 증세가 안나왔는데 무슨 근거로 나와서 이것을 살처분 하냐."
억지로 생명을 끊어야 하는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
담당자들도 눈물로 얼룩진 부모님의 얼굴 앞에 무릎 꿇고 협조를 부탁합니다.
오후 6시, 소에게 마지막으로 고급 사료를 먹입니다.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나 안락사 작업에 들어갑니다.
큰 놈은 2분 만에...암소는 1분...
그리고 사흘 전에 태어난 송아지 마저...
끝내 여자 방역담당자는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며 마지막 주사를 놓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인터뷰:우종태,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방역팀장]
"농민들한테 제일 우리가 할 말이 없죠. 저희들이 그것을 막아줘야 하는데 그 분들도 망연자실하고 그리고 축산을 하는 사람들은 살아있는 가축을 키우기 때문에 자식이나 진배가 없어요."
13년 땀과 정성이 깃든 한우 121마리의 생명을 거두는데는 불과 5시간이 걸렸습니다.
[인터뷰:유동일, 구제역 피해 농가 아들]
"(평소엔) 밥 달라고 막, 그러고 막 울고 그러는데 싹 사라지니까 너무 조용해가지고, 그 부분 쓸 때가 좀 막막했었고 슬펐고...그리고 나서 보상 부분은 막 괘씸한 것이에요. 제가."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구제역으로, 벌써 전국에서 27만여 마리가 매몰 처분됐습니다.
YTN 방병삼[kimhaha@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구제역으로 하루에도 수천 마리의 가축을 매몰 처분해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요.
자식처럼 키우던 한우를 땅에 묻던 부모님을 지켜본 아들이 쓴 일지가 인터넷에 올라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방병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저희 부모님은 지난 13년간 한우를 키우고 계셨습니다..."
부모님이 경기도 파주의 농장에서 한우 121마리를 사육하던 유동일 씨의 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러나 구제역이 퍼지며 이 농장의 한우도 예방차원에서 매몰 처분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결국 지난 21일, 방역담당자들이 찾아왔고, 소리도 쳐보고, 눈물로도 호소했지만 되돌릴 길은 없었습니다.
[인터뷰:유동일, 구제역 피해 농가 아들]
"강하게 항의를 하셨어요. 그래서 못한다. 증거 있냐. 열흘이 지나서...열흘이 지났는데 아직 증세가 안나왔는데 무슨 근거로 나와서 이것을 살처분 하냐."
억지로 생명을 끊어야 하는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
담당자들도 눈물로 얼룩진 부모님의 얼굴 앞에 무릎 꿇고 협조를 부탁합니다.
오후 6시, 소에게 마지막으로 고급 사료를 먹입니다.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나 안락사 작업에 들어갑니다.
큰 놈은 2분 만에...암소는 1분...
그리고 사흘 전에 태어난 송아지 마저...
끝내 여자 방역담당자는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며 마지막 주사를 놓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인터뷰:우종태,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방역팀장]
"농민들한테 제일 우리가 할 말이 없죠. 저희들이 그것을 막아줘야 하는데 그 분들도 망연자실하고 그리고 축산을 하는 사람들은 살아있는 가축을 키우기 때문에 자식이나 진배가 없어요."
13년 땀과 정성이 깃든 한우 121마리의 생명을 거두는데는 불과 5시간이 걸렸습니다.
[인터뷰:유동일, 구제역 피해 농가 아들]
"(평소엔) 밥 달라고 막, 그러고 막 울고 그러는데 싹 사라지니까 너무 조용해가지고, 그 부분 쓸 때가 좀 막막했었고 슬펐고...그리고 나서 보상 부분은 막 괘씸한 것이에요. 제가."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구제역으로, 벌써 전국에서 27만여 마리가 매몰 처분됐습니다.
YTN 방병삼[kimha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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