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조선인 인육도 먹었다"

일본군, "조선인 인육도 먹었다"

2010.10.05. 오후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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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징용됐던 조선인들의 인육을 먹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군의 공격으로 보급이 끊긴 채 고립됐던 일본군은, 조선인들이 저항하자 대규모 학살까지 자행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강정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1945년 2월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밀리환초.

당시 비행장 등 군사시설을 짓기 위해 조선인 1,000여 명이 강제 징용됐습니다.

미군의 공격으로 보급이 끊긴 상황에서 어느 날 일본군들은 고래 고기라며 음식을 배급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건 매일 하나 둘 씩 사라지던 조선인들의 인육.

근처 무인도에서는 살점이 도려져 참혹하게 살해된 조선인들의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멀쩡하게 산 사람을 살해하여 먹었으며 고래고기라고 감쪽같이 속아서 동족의 인육을 먹기까지 했으니'

[녹취:위형춘, 생존자의 처]
"먹을 것이 없어서 풀먹고, 쥐도 가끔 나오면 쥐 잡아서 물 많이 부어서 끓여 놓고 며칠 먹고..."

경악을 금치 못한 조선인들은 일본군 7명을 살해한 뒤 미군에 투항하려 했지만 이 사실을 미리 파악한 일본군들은 기관총을 들고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이렇게 목숨을 잃은 사람은 100여 명, 겨우 15명 만이 살아남았습니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위원회는 지난 2006년부터 당시 생존자들의 증언 등의 자료를 토대로 조사를 벌이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인터뷰:오병주, 대일항쟁조사지원위원장]
"생존한 증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하고 관련 서류 조사하고 현지조사도 해서 이같은 진상을 밝혀낸 것입니다."

일본군의 잔인함과 전쟁 스트레스가 중첩돼 빚어진 만행으로 남태평양 군도에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일본군 만행의 진상은 밝혀졌지만, 희생된 조선인들의 유해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합니다.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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