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마취제 남용한 성형외과 11곳 압수수색

수면마취제 남용한 성형외과 11곳 압수수색

2010.06.17.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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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중독성 있는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남용한 성형외과 병원에 대해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마이클잭슨의 사망 원인이 됐던 이 약품은 서울 강남 일대 성형외과에서 수술과 상관없이 환각 목적으로 남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찰이 이달 초 서울 강남 일대 성형외과 병원 11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 병원들이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영리 목적으로 편법 투약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프로포폴은 성형수술이나 수면내시경을 할 때 통증 차단 용도로 쓰이는 전문 의약품입니다.

투약하면 술을 마신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 지고 10분에서 20분 정도 잠을 자게 합니다.

하지만 중독성이 강해서 일부 투약자들에게는 환각 효과도 나타나고 과다 투약할 경우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난해 6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사망했고 국내에서도 사망 사례가 있었습니다.

검찰은 수사 대상에 오른 성형외과들이 환자들에게 15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를 받고 프로포폴을 투약해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수술에 사용할 경우 1~2만 원에 불과한 약 값을 부풀려 병원이 많게는 수천만 원의 부당 이득을 얻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병원의 경우 프로포폴을 편법적인 용도로 쓴 사실을 감추기 위해 처방없이 임의로 투약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압수한 병원 처방기록과 약품 거래 내역 등을 토대로 해당 병원 의사들이 의료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분류돼 있지 않아서 법 적용도 쉽지 않고 처벌 수위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다음달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상정해 심의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YTN 신호[sin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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