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아동성폭력...땜질처방이 문제

또 다시 아동성폭력...땜질처방이 문제

2010.06.10. 오후 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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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조두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건이 터질때 마다 아동 성폭력 대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또다시 허점을 드러낸 것입니다.

권준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붉은색 티셔츠에 슬리퍼를 신은 김 모 씨가 유유히 학교 교문 안으로 걸어 들어옵니다.

잠시 두리번 거리는가 싶더니 곧장 운동장으로 향합니다.

텅빈 수위실엔 커튼이 쳐져 있습니다.

김 씨는 잠시후 A 양을 발견해 흉기로 위협한 뒤 집으로 끌고 갔습니다.

대낮에, 그것도 가장 안전해야할 학교 안에서 8살짜리 초등학생이 납치된 것입니다.

지난 1999년부터 학교가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질 인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범행 당일처럼 휴교일이나 방과후에는 더 그렇습니다.

[인터뷰:우경희, 해바라기아동센터]
"개방을 하면서도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수 있어야죠. 학교의 제일 목적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교육시키는 것 아니겠어요."

피의자 김 씨는 이미 몇차례 성폭행 전과가 있었습니다.

23년전 남편이 보는 앞에서 주부를 성폭행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2006년에도 남자 중학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경찰의 성범죄 관리대상이 아니었습니다.

1990년 이후 범죄를 기준으로 관리대상을 선정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전과자 관리가 매년 누적되기 때문에 범죄자의 성향이나 특징 범죄 수법에 따라서 좀 더 치밀하게 대상을 선별하는 그런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에따라 경찰은 1990년 이후 출소자라도 장기 복역자를 골라 관리대상으로 삼고 녹색어머니회·안전지킴이 등과 협조해 아동 성폭력 공동 감시체제를 만들 방침입니다.

교과부도 휴일 학교 안전을 위해 365일 24시간 수위 개념의 '배움터 지킴이'를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사건이 터질 때마다 따라 나온 대책이 결국 땜질처방에 그친만큼 시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YTN 권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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