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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서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널리 애용되는 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구상나무입니다.
그런데 우리 땅이 고향인 구상나무의 사용 권리는 현재 미국이 갖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임장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럽과 미국에서 성탄절 트리로 각광받는 구상나무입니다.
뚜렷한 삼각형 모양에 유달리 푸른 빛깔이 성탄 분위기에 제격이어서 우리나라 일부 업체들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구상나무는 순수한 한국의 고유 식물.
우리나라에서만 자랐던 우리 식물인데, 생물에 대한 재산권이라 할 수 있는 기준표본은 어찌된 일인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가 있습니다.
1904년, 유럽 학자가 우리 땅에서 구상나무를 가져가 미국에 기준표본을 기증했기 때문입니다.
생물의 호적등본으로도 비유되는 기준표본은 소유 국가의 재산으로 인정돼, 다른 나라가 상품이나 신약 소재 등으로 쓸 경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기준표본이 외국에 유출된 우리 자생종은 구상나무 뿐이 아닙니다.
관상용으로 인기 있는 나리종의 기준표본은 네덜란드에, 우리 고유 곤충 강도래는 헝가리, 민물 자생종 얼룩동사리와 북방종개는 미국에...!
[인터뷰: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척추동물과 박사]
"이것은 우리 참새인데요, 1800년대에 미국의 학자에 의해서 표본이 건너가 이 참새의 기준표본도 미국이 갖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국립 생물자원관이 건립된 지난 2007년까지 무려 2만 종 이상이 해외로 반출됐고, 이 중 280여 종은 다른 나라가 상품으로 개발해 돈을 벌고 있습니다.
불과 2년 전부터 기준표본 확보에 나선 우리는 생물 활용에 따른 국가간 로열티 지급 문제 등을 논의할 내년 세계 생물다양성협약 총회 때 권리 회복을 주장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라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길현종, 국립생물자원관 박사]
"기준표본 반환이나 원산지 국가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협약 총회를 준비중입니다."
고향을 잃고 서양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우리 동식물을 되찾을 수 있을지, 2010년 한해가 생물주권 회복의 시금석이 될 전망입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서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널리 애용되는 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구상나무입니다.
그런데 우리 땅이 고향인 구상나무의 사용 권리는 현재 미국이 갖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임장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럽과 미국에서 성탄절 트리로 각광받는 구상나무입니다.
뚜렷한 삼각형 모양에 유달리 푸른 빛깔이 성탄 분위기에 제격이어서 우리나라 일부 업체들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구상나무는 순수한 한국의 고유 식물.
우리나라에서만 자랐던 우리 식물인데, 생물에 대한 재산권이라 할 수 있는 기준표본은 어찌된 일인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가 있습니다.
1904년, 유럽 학자가 우리 땅에서 구상나무를 가져가 미국에 기준표본을 기증했기 때문입니다.
생물의 호적등본으로도 비유되는 기준표본은 소유 국가의 재산으로 인정돼, 다른 나라가 상품이나 신약 소재 등으로 쓸 경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기준표본이 외국에 유출된 우리 자생종은 구상나무 뿐이 아닙니다.
관상용으로 인기 있는 나리종의 기준표본은 네덜란드에, 우리 고유 곤충 강도래는 헝가리, 민물 자생종 얼룩동사리와 북방종개는 미국에...!
[인터뷰: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척추동물과 박사]
"이것은 우리 참새인데요, 1800년대에 미국의 학자에 의해서 표본이 건너가 이 참새의 기준표본도 미국이 갖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국립 생물자원관이 건립된 지난 2007년까지 무려 2만 종 이상이 해외로 반출됐고, 이 중 280여 종은 다른 나라가 상품으로 개발해 돈을 벌고 있습니다.
불과 2년 전부터 기준표본 확보에 나선 우리는 생물 활용에 따른 국가간 로열티 지급 문제 등을 논의할 내년 세계 생물다양성협약 총회 때 권리 회복을 주장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라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길현종, 국립생물자원관 박사]
"기준표본 반환이나 원산지 국가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협약 총회를 준비중입니다."
고향을 잃고 서양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우리 동식물을 되찾을 수 있을지, 2010년 한해가 생물주권 회복의 시금석이 될 전망입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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