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범죄 급증...잘못된 술 문화

음주 범죄 급증...잘못된 술 문화

2009.10.10.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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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살인, 강도, 성폭행 등 강력사건 3건 가운데 한 건은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행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관을 상대로 한 폭행 역시 말할 것도 없이 술 때문입니다.

술 문화, 이렇게 둬도 될까요?

이정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술에 취해 시비를 거는 여성.

담당 경찰관이 슬쩍 자리를 피하자, 화가 났나 봅니다.

한 대, 두 대, 세 대… 달려들어 말릴 때까지 컴퓨터를 부숩니다.

앉혀도 앉혀도 계속 일어나 소리치는 남성.

속옷차림인 걸 인식이나 하는지, 웃통을 벗고 경찰서를 헤집고 다닙니다.

모두 술 때문입니다.

이렇게 술을 마시고 경찰관의 업무를 방해하는 사건은 지난 한 해동안 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2년 전보다 2배나 늘어난 것입니다.

[인터뷰:신지호, 한나라당 국회의원]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범죄예방효과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나마 경찰의 업무를 방해하는 건 양호한 편입니다.

시비가 붙거나, 술에 취해 정신을 잃다 보면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인터뷰:지구대 경찰관]
"지나가는 행인들이나, 아니면 깨우는 경찰관한테 시비를 해서 폭행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살인, 강도, 성폭행 등 5대 범죄를 분석했더니 33% 이상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음주 상태를 고려해 법적으로 처벌 수위를 낮춰줄 정도로 우리 사회는 술 문화에 관대합니다.

여자 아이를 성폭행해 영구장애를 입힌 '조두순 사건'도 음주상태를 고려해 처벌을 감경 받은 사례입니다.

[인터뷰: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러다 보니 법원에서 낮은 형량을 받기 위해서 일부러 술이 만취한 상태에서 판단을 할 수 없었다 하는 이유를 변명으로 대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너그러운 음주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술에 취해 저지르는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음주운전처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때입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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