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저작권 고소' 즉결심판이 해결

'묻지마 저작권 고소' 즉결심판이 해결

2009.01.16. 오전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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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음악이나 영화를 불법다운로드한 사람들을 상대로 무차별 고소를 하는 소위 '묻지마 저작권 고소'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고소 남발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대전의 한 경찰서가 법원의 즉결심판제도를 처음 적용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얼마전 검찰은 청소년 음악 불법 다운로드 같은 경미한 저작권법 위반 고소사건에 대해 처벌 수위 낮추기를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묻지마 고소'가 남발하고 있고 주로 청소년이 무더기로 고소 당해 부작용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사람은 9만 명을 넘어서 일년 전보다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저작권자 쪽 반발이 워낙 강해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런 때에 한 경찰서가 경범죄에 적용하는 즉결심판제도를 활용해 주목됩니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노래 한 곡을 블로그에 불법 다운로드했다 고소당한 18살 김 모 양에 대해 법원에 즉결심판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하루만에 벌금 5만 원을 선고했고 김 양은 수 개월 가는 소송에 시달리거나 거액의 고소 취하 합의금을 낼 필요가 사라졌습니다.

[인터뷰:정 모 씨, 김 모 양 어머니]
"노래 한 곡으로 인해 100만 원을 요구하니까 너무 억울하잖아요. 그쪽에서는 요구하는 금액을 안 들어주면 처벌 받는다고 하니까..."

형사입건 전력이나 전과를 남기지 않고도 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황운하, 대전 중부경찰서장]
"저작권도 보호돼야 한다는 그런 측면도 만족시키고 또 범죄를 저질렀으면 처벌 받아야 한다는 부분도 만족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저작권 고소 사건 처리로 빚어진 수사력 낭비 문제도 크게 개선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법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경미한 저작권 침해자에 대한 무차별 고소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즉결심판제도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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