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악플' 피해 급증

일반인도 '악플' 피해 급증

2008.10.16. 오후 3:2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최진실 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악성 댓글인 이른바 악플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유명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회사원 김명재 씨는 자신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로 3년째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김 씨에게서 버림받았다는 유서를 홈페이지에 적어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삽시간에 유서가 인터넷에 떠돌면서 김 씨를 비난하는 악성댓글이 쏟아졌습니다.

심지어 김 씨의 사진과 개인 정보마저 공개돼 회사도 그만둬야 했습니다.

[인터뷰:김명재, 악성댓글 피해자]
"솔직히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죠, 우리나라에서 나라는 사람은 파렴치한범이라고 다 낙인을 찍어버렸는데 살아갈 희망이 없는거죠."

김 씨는 명예훼손으로 소송했고 일부 네티즌과 언론사는 벌금형과 정정보도 처분을 받았습니다.

악성 댓글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도 있습니다.

3개월 만에 몸무게를 40kg이나 줄여 화제가 됐던 어느 여고생은 '지방흡입 수술을 했다'는 등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네티즌들이 별 생각 없이 적은 댓글이 때론 치명적인 인신공격이 돼 생명까지 앗아가기도 합니다.

[인터뷰:박아름, 한국성폭력상담소 온라인사업팀]
"서로 싸우다가 인신 공격을 하거나 아니면 그 사람이 여성이라거나 어떤 사회적 약자라는 것을 들어서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굉장히 문제가 됩니다."

인터넷에서의 인신공격이나 욕설 등 이른바 '사이버 폭력' 범죄는 2004년 4,900여 건에서 2007년 12,000여 건으로, 4년 만에 3배 정도 늘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한 욕설이 담긴 댓글을 심의한 사건도 2005년에는 3,000여 건에 그쳤지만 2007년에는 35,000여 건으로, 2년 만에 무려 10배나 증가했습니다.

[인터뷰:박종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분쟁조정팀장]
"네티즌이 스스로 정보의 습득이면서 전달자입니다, 스스로의 '진지한 댓글달기'라든지 사실에 대한 확인, 이런 것들이 선행돼서 스스로 자율적인 네티즌 인식이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 이른 바 '악플러'를 강도높게 처벌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그에 앞서 네티즌들의 자정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YTN 김혜은[henism@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