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군대, 1,000리 행군 부활

강한 군대, 1,000리 행군 부활

2008.06.15. 오전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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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편한 군대가 아니라 싸워 이기는 군대를 만들자.'

이상희 국방부장관 취임 이후 자리잡은 우리 군의 새로운 화두입니다.

일선 군부대에서는 이런 새로운 흐름에 맞게 1993년 이후 사라진 천리 행군이 부활됐다고 합니다.

지환 기자가 훈련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발바닥 전체에 노란 물집이 잡혔습니다.

진물과 함께 군데 군데 갈라진 살 속에서 피고름도 보입니다.

오늘 밤 넘어야 하는 곳은 1,152m 높이의 강원도 화천 복주산 고지.

비와 땀에 젖어 탱탱 부은 발이 잘 견뎌줄지 걱정입니다.

[인터뷰:정찬헌, 2군단 특공연대 상병]
"원래 좀 발바닥 자체가 약한데 자꾸 걷다가 보니까...행군을 할때는 몸이 적응을 해야 하는데 좀 그렇습니다."

얼굴에 삼색 위장크림을 바르고 오늘 이뤄질 작전상황을 전달받습니다.

25kg 완전군장에 묵직한 총까지.

행군 전 장병들의 표정엔 비장함이 엿보입니다.

육군 2군단 특공대대의 천리 행군 4일차.

밤에 걷고 낮에 자며 8박9일간 인간 한계를 시험합니다.

그저 앞 전우의 뒷모습을 보고 묵묵히 걸을 뿐입니다.

해가 지고 어둑해 질 무렵 시작된 병사들의 행군은 새벽녘 해가 다시 떠서야 끝나게 됩니다.

전체 행군 일정의 절반인 4일간 이동한 거리만 200km.

하루 50km씩 산길을 걸었습니다.

저녁식사를 겸한 잠깐의 휴식시간.

풀발에 몸을 맡기자 저절로 눈이 감깁니다.

밥과 반찬이 한데 섞여나오는 전투식량이지만 지친 이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훌륭한 한끼 식사입니다.

천리행군을 통해 병사들은 물론 지휘관도 느낀 게 많습니다.

[인터뷰:홍근소, 2군단 특공연대 상병]
"천리행군 중에 뜻하지 않게 봤던 아름다운 풍경은 제 인생의 추억이 되는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정권웅, 2군단 특공연대 대대장 중령]
"우리 신세대 병사들이 기존에 느꼈던 것과 달리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라는 거. 역경에 과감히 대처하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누구 못지 않은..."

16년 만에 부활한 천리행군.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은 더욱 강인해집니다.

YTN 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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