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질책에 경찰 '당혹'

대통령 질책에 경찰 '당혹'

2007.10.20. 오전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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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생일날이나 마찬가지인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질책성 발언을 들은 경찰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내부적으로 크게 술렁였지만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했습니다.

이종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62주년을 맞은 경찰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기념식장.

노무현 대통령이 경찰 내부 문제를 강하게 질책 하자 간부들의 표정은 굳어졌습니다.

[녹취:노무현, 대통령]
"출신의 연고에 따라 내부집단이 형성되고, 특정 집단의 독주체제가 조성되는 것은 경찰의 장래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후 대통령의 치사가 끝날 때를 제외하곤 박수 소리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경찰의 당혹감은 컸습니다.

특히, 경찰대 출신 간부들이 예민하게 반응 했습니다.

노 대통령이 지적한 '경찰 내 특정 집단의 독주 체제'가 바로 자신들을 겨냥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총경급 이상의 경찰 고위 간부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20%지만, 동질성이 강해 종종 집단적인 의사 표시를 해왔습니다.

김승연 회장 폭행 수사로 경찰 수뇌부가 비난을 받던 지난 5월, 경찰대 출신의 한 총경은 대놓고 경찰청장의 사퇴까지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경찰대 출신 고위 간부]
"경찰의 날 기념식 연설문 하나로 흔들려서도 안되고, 흔들리는 조직도 아닙니다."

일부 경찰관들은 수사권 조정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도 쉽게 수긍하지 못했습니다.

청와대 측이 검찰과 경찰에 중재안을 제시한 건 사실이지만, 검찰 입장만을 반영해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그러나 자칫 대통령 지적에 반발하는 모습으로 비칠까 우려하며 조심하는 모습입니다.

YTN 이종구[jongku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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