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급요정 '선운각'터에서 궁궐흔적 발견"

단독 "고급요정 '선운각'터에서 궁궐흔적 발견"

2006.02.14.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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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잃어버린 조선말기의 궁궐 '안동별궁'에 이어 조선왕실의 건물로 추정되는 또 다른 고건물이 저희 YTN 취재진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이 건물은 60~70년대 정재계 거물들만 드나들던 요정인 '선운각' 터에서 발견돼 당시 어떤 경위로 이런 문화재급 건물이 뜯어 옮겨졌는지 문화재 당국의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승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우이동 북한산 자락을 올라가다 보면 여러 채의 한옥으로 이뤄진 웅장한 건물이 나타납니다.



현재 종교단체 소유인 이 건물은 얼핏 봐도 상당한 역사가 깃들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기자]

이곳은 1960년대 '선운각'이라는 요정이었습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유력 정치인들이 즐겨 찾았던 것으로 일반인들은 출입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취재팀은 이들 한옥의 기와에서 조선말 왕실 것으로 보이는 독특한 문양들을 찾았습니다.



우선 고대의 상서로운 새라는 봉황 문양.



날개를 활짝 편 채 거꾸로 선 봉황 문양의 기와가 건물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임금에 비유되는 용 문양도 여러 곳에서 나타났습니다.



뭔가를 움켜쥘 듯 날카로운 발톱 모양이 인상적입니다.



조선말 기와 제작법의 흔적인 어골 즉 물고기 뼈 무늬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황평우, 문화재 전문위원]

"봉황문양과 용 문양은 궁궐에서 사용하던 것이었습니다. 기와를 확인해보면 조선말기 궁궐에서 사용한 막새 기와가 확실합니다."



조선말 궁궐의 것으로 보이는 기와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60년대 '선운각' 건축을 목격한 한 주민은 어디선가 한옥 몇 채를 통째로 옮겨온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건물 관리인으로부터 서울 안국동의 고궁 건물을 가져왔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습니다.



[인터뷰:이승칠, 우이동유원지 상조회장]

"안국동 쪽에서만 한옥촌에서 많이 철거가 되는 바람에 거기 것을 갖다가 짓는다. 고궁을 갖다가 짓는다고 했습니다."



선운각 건물에는 현재 편액이나 현판이 전혀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기도 골프장과 우이동 유력인사의 별장터에 방치돼 있던 안동별궁 처럼 선운각의 일부 건물도 당초에는 문화재급 고건물이었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왜 이런 문화재급 건물들이 3공화국 당시 정재계 거물들이 관련된 자리에서 발견되는지 문화재 당국의 정밀조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YTN 김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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